• 맑음동두천 7.8℃
  • 맑음강릉 12.7℃
  • 맑음서울 10.1℃
  • 연무대전 10.0℃
  • 맑음대구 11.1℃
  • 구름많음울산 11.3℃
  • 연무광주 11.5℃
  • 구름많음부산 13.1℃
  • 맑음고창 11.8℃
  • 구름조금제주 15.4℃
  • 맑음강화 8.8℃
  • 맑음보은 9.0℃
  • 맑음금산 7.2℃
  • 맑음강진군 13.0℃
  • 구름많음경주시 11.3℃
  • 구름조금거제 11.5℃
기상청 제공

대한축구협회, '맛'을 아는 대구, 우승까지는 한 발

URL복사

 

G.ECONOMY(지이코노미) 최태문 기자 | 이병근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28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 CUP 준결승전에서 강원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4분 라마스의 득점을 지켜낸 대구는 3년 만에 다시 FA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최근 K리그1은 정규리그를 마쳤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상위권 그룹A와 하위권 그룹B로 나뉘었다. 3위 대구는 그룹A에, 10위 강원은 그룹B에 위치하게 됐다. 순위 차이는 크지만 승부를 예측하긴 쉽지 않았다. 강원은 직전 경기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이전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반면 대구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을 거두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올 시즌 전적 역시 강원이 2승 1패로 우세다. 언뜻 보면 강원에 승기가 기울어진 듯했다.


하지만 대구는 리그에서의 부진을 깔끔히 털어낸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강원 역시 만만치 않은 경기력으로 대구에 맞섰으나 단 한 골이 승부를 갈랐다.


함께 품은 결승행 열망, 하지만 함께 웃을 순 없다


리그에서는 사뭇 다른 위치에 놓여있는 두 팀이지만 FA컵 결승행 티켓을 향한 열망은 같았다. 강원의 김병수 감독과 대구의 이병근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감독들의 의지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그대로 투영됐다. 경기 초반부터 흘러나가는 공을 끝까지 따라가 살려놓기도 했고, 위험 상황에서는 온몸을 던져 수비하기도 하며 승리에 대한 집념을 플레이로 보여줬다. 양 팀 모두 팀이 가진 강점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총력을 펼쳤다.


김병수 감독은 ‘병수볼’의 핵심이라 불리는 한국영을 비롯한 이정협, 김대원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초반부터 패스 횟수를 많이 가져가며 상대의 균열을 유도했고, 반대 전환 공격을 통해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전개해갔다.


외국인 선수 4인방이 모두 선발로 나선 대구는 강원의 강한 압박에서 적절히 빠져나오며 빠른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갔다. 분위기를 먼저 가져간 것은 대구였다. 전반 14분 세징야의 슈팅과 이후 골문을 직접 노린 프리킥이 모두 골문을 넘기며 강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강원 역시 여러 차례 기회를 맞이했으나 득점까지 연결되진 못했다. 전반 19분 공격 상황에서 연달은 세 번의 슈팅이 모두 수비에게 막혔고, 전반 29분 김대원의 중거리 슈팅 역시 골대를 넘겼다.


후반 들어 양 팀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팽팽했던 균형은 대구에 의해 깨졌다. 후반 14분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가 걷어낸 공을 이근호가 페널티박스 뒤편에 있던 라마스에게 패스했고, 라마스의 빠른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은 후반 18분 대구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는 듯했지만 이범수 골키퍼에 의해 막히며 오히려 강원에게 분위기가 돌아갔다. 평일 저녁 강원의 결승행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선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희망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강원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대구의 골문을 향해 위협적인 공격을 퍼부었으나 동점골은 끝끝내 터지지 않았다. 선제골을 지켜낸 대구는 3년 만에 다시 FA컵 결승 무대로 향하게 됐다.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고 온 이병근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뱉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 사실 그동안 수비에서 실수가 종종 있었다. 한 골 정도는 먹힐 테니 두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단 한 골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선수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근 감독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라마스에게 장난기 섞인 고마움의 말도 전했다. 그는 “훈련에서는 슈팅이나 킥이 굉장히 좋은데 경기에서는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해서 애가 많이 탔다. 이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못 넣어준 건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대구로 합류하게 된 라마스는 리그에서 12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한 골도 득점하지 못하며 대구를 응원하는 모든 이에게 아쉬움을 갖게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는 득점을 만들어냈고, FA컵 결승행을 이끈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병근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라마스는 “지금까지 감독님과 코치진이 모두 믿음을 주셨다. 매우 감사드린다. 감독님께 나도 슈팅 세게 할 수 있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공수 밸런스가 잘 맞춰진 플레이로 결승행 티켓을 따낸 대구지만 불과 3일 전 리그 경기에서는 0-2 패배를 당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좋지 않은 분위기가 계속될 수도 있었지만 그 여파가 FA컵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라마스는 “감독님이 항상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그 경기는 라커룸에 버려두고 다음 경기에 초점을 맞추자고 하신다. 게다가 이번 경기를 이긴다면 FA컵 결승에 갈 수 있었다. 이보다 더 큰 동기부여는 없었을 거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경기를 했고, 그게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병근 감독 역시 라마스가 언급한 ‘특별한 에너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ACL과 FA컵 우승 등을 경험하며 큰 무대의 ‘맛’을 알았다는 것이다. 이병근 감독은 “이제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가 있으면 그 맛을 아는 것 같다. 더 집중하려고 하고, 스스로 더 잘해보고자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개인으로는 더 열심히 뛰려고 하고, 팀으로서는 더 응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대구는 결승으로 향한다. 상대는 전남드래곤즈다. K리그2 팀이지만 울산현대를 꺾고 올라온 만큼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이병근 감독은 “우승에 가까이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전남과 연습게임을 한 적이 있는데 수비적으로 강하고 조직적으로 잘 정비된 팀이었다. FA컵은 오늘처럼 한 골 차 싸움이 많기 때문에 안이한 태도로 나서면 당할 수도 있다. 잘 정비하면서 선수들에게도 되새기게 하도록 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뉴스출처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