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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경제칼럼] 살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

민경기 경제학 박사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보다 상위에 있는 국가 벤치마킹과 우리의 발목을 잡는 감점 요인들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야 해"

□ 살기 좋은 나라 `20년 17위 
우리나라가 미국 사회발전조사기구가 발표한 ‘2020 사회발전지수(SPI: Social Progress Index)’조사에서 전체 163개국 가운데 17위로 발표되었다. 

정부는 이를 ‘살기 좋은 나라 17위의 성적표’라고 해석하였다. 또한, `14년 이후 최고 순위이며, 코로나19 장기화와 재확산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한 걸음 한 걸음 보다 더 살기 좋은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발전지수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경제적 요소를 제외하고 ▶기본 욕구 ▶웰빙 기반 ▶기회 등 3개 부문 12개 항목으로 산출된 점수를 종합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본 욕구 부문 중 개인안전 5위 ▶웰빙 부문 중 정보통신 접근성 1위, 건강·복지 5위 ▶기회 부문의 고등교육 접근성(3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9년 23위에서 6단계 상승했다.

살기 좋은 나라 17위라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기업을 경영하기에는 얼마나 좋은 나라일까?’ 또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외기관의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찾아보고자 한다. 

2020 사회발전지수.

□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20년 25위
먼저,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보장 정도와 관련하여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를 꼽을 수 있다. 경제자유지수는 미국의 보수주의 성향 Think Tank인 헤리티지재단이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제자유지수는 각 국가의 경제활동 자유도를 ▶법치주의(Rule of Law) ▶정부 규모(Government Size) ▶규제 효율성(Regulatory Efficiency) ▶시장 자유도(Open Market) 이상 4개 부문으로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자유도를 종합하여 Free(자유), Mostly free(대체로 자유), Moderately Free(중간 자유), Mostly Unfree(대체로 부자유), Repressed(억압)의 5단계의 그룹으로 구분하여 평가한다. 

지난 3월에 발표된 `2020 경제자유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5위(74.0점)로 영국(7위), 미국(17위), 독일(27위), 일본(30위) 등의 국가와 함께 경제 자유도에 있어서‘대체로 자유로운(Mostly Free) 국가’그룹에 위치하였다. `19년 29위로 밀려났던 순위는 `20년 4계단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재정 건전성과 재산권, 기업의 자유도, 무역 자유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세금부담, 정부 청렴도, 노동 자유도 등에서는 비교적 낮게 평가되었다. 

□ 글로벌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 `20년 10위
다음으로 기업경영의 지속적인 변화 등 혁신성과 관련한 지표로 ‘글로벌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가 있다. 글로벌혁신지수는 경제 분야의 혁신을 주로 측정하는데 혁신역량 및 결과 측면에서 순위를 평가한다. 글로벌혁신지수는 Cornell University, INSEAD(프랑스 경영대학원) 및 WIPO(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서 매년 2월경 발표한다. 

글로벌혁신지수는 국가 혁신 활동을 촉진 시키는 5대 투입(input)요소와 2대 산출(output)요소로 평가된다. 혁신을 자극하여 경제에 기여 하는 투입요소로는 연구기관, 인적자원, 인프라, 시장 고도화, 비즈니스 고도화가 있으며, 혁신 활동의 결과물인 산출요소로는 ▶지식·기술적 산출물 ▶창의적·창조적 산출물이 있다. 

`20년 우리나라는 글로벌혁신지수는 전체 10위로, `20년 혁신 글로벌 리더 국가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지식노동자)이 풍부하여 특허 및 R&D 관련 우수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 활용 분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 국가경쟁력평가(World Competitiveness Ranking) `20년 23위
경쟁력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수 中 하나인 ‘국제경쟁력평가(World Competitiveness Ranking)’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5월경 ‘세계경쟁력연감(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을 통해 발표하고 있다. 

IMD의 국제경쟁력평가는 ▶경제성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이상 4대 분야에, 20개 부문, 337개의 세부항목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지난 5월 발표된 `20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63개 전체 조사 대상국 중 `19년보다 5단계 상향조정된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인구 2천만 명 이상인 국가(총 29개국)만을 놓고 보면 8위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그간 꾸준한 정책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여겨진다. 또한, IMD는 금번 결과에 코로나19 영향도 일부 고려된 것이라고 밝히며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자국 경제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20년 우리나라의 순위 상승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보여준 성공적인 대응이 경쟁력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 세계경쟁력지수(Global Competitiveness Index) `19년 13위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권위 있는 지표로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14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하는 ‘세계 경쟁력 보고서(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빼놓을 수 없다. 

WEF의 세계경쟁력지수는 ▶기반 환경(Enabling Environment) ▶시장(Markets) ▶인적자원(Human Capital) ▶혁신생태계(Innovation Ecosystem)의 4대 분야를 중심으로 평가된다. 

`19년 WEF의 세계경쟁력지수 평가 결과, 우리나라의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141개국 중 13위로 `18년 대비 2단계 상승했다. 

거시경제의 안정성, ICT 보급, 인프라, 보건 등 기본환경과 4차산업혁명 등에 대비한 혁신역량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공공부채의 지속가능성 등 거시경제의 안정성과 ICT 보급은 2년 연속 1위로 평가되었으며 인프라(6위), 보건(8위), 혁신역량(6위)도 10위권 이내를 달성하며 최상위권 수준을 인정받았다. 반면, 생산물시장의 경쟁구조,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은 전체 순위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세계경쟁력지수는 매년 10월경에 발표된다. `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받았을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대목이다. 

□ 기업하기 좋은 국가(Best Countries For Business) `19년 16위
아예, 비즈니스 환경이 좋은 국가, 즉‘기업하기 좋은 국가’를 평가하는 지표도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Forbes가 선정하는 ‘기업하기 좋은 국가’는 재산권, 혁신성, 세금, 기술력, 부패도, 인프라, 시장규모, 정치적 위험도, 삶의 질, 인력, 자유도(개인의 자유도 및 기업 자유도), 투자자 보호, 관료주의 등의 항목에 동등한 가중치를 두어 점수와 순위를 결정한다. 

`18년 12월, 포브스는 우리나라를 `19년 기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18년 순위보다 3계단 상승한 16위로 발표하였다. 우리나라는 기술(Technology), 혁신(Innovation)과 불필요한 행정절차(Red Tape)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부패(Corruption)와 세금부담(Tax Burden) 등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 지표가 모든 것을 말해 줄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나열한 주요 지표를 하나의 그래프로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살기 좋은 나라 17위의 위상에 걸맞게 꽤 맞은 경영 관련 지표가 비교적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으며 대부분 상승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지표가 실물경제와 더불어 모든 것을 대변해 줄 수는 없다. 그러나 각각의 지표가 산출되고 순위가 정해지는 과정에는 명확한 근거와 의미가 있으며, 각 지수의 평가 결과를 폄하해서도 안된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보다 상위에 있는 국가를 벤치마킹하며, 우리의 발목을 잡는 감점 요인들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해가 바뀔 때마다 위에서 나열한 지표들도 점수와 순위를 발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