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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민축구단은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G.ECONOMY 이민기 기자 | 강릉시청축구단이 법인화를 통해 강릉시민축구단으로 재창단했다. 단지 이름만 바뀐 것은 아니다.


강릉시민축구단은 1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3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파주시민축구단과 1-1로 비겼다. 강릉시민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가진 첫 경기였다. 강릉시민축구단은 후반 31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3분에 터진 권승리의 동점골에 힘입어 무승부를 거뒀다.


강릉시민축구단은 지난 5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출범한 따끈따끈한 팀이다. 1999년 창단한 강릉시청축구단을 승계해 법인화 과정을 거쳐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KFA의 K3리그 참가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22년간 실업축구의 강호로 자리했던 강릉시청축구단의 뒤를 이을 강릉시민축구단의 새 출발은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강릉시민축구단의 첫 홈경기에는 360여 명의 관중이 모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새 출발의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김남식 강릉시민축구단 초대 이사장의 개회 선언에 이어 김한근 강릉시장과 강희문 강릉시의회 의장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김한근 시장은 “강릉시민축구단이 출범한 후 첫 공식경기를 갖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마침 강릉과 율곡이이 선생으로 연이 있는 자매도시 파주의 파주시민축구단과 경기를 하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내 아나운서 역시 “강릉시민축구단의 역사적인 출발을 함께해 달라”며 관중의 응원을 독려했다.


이날 강릉시민축구단은 승격팀 파주시민축구단의 공세에 고전했으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 획득에 성공했다. 관중들은 큰 환호와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후 만난 오세응 감독은 “첫 홈경기라 이겼으면 했지만 실점을 먼저 내준 후 비겼기 때문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바뀐 이름 그대로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한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 오늘 많은 관중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오세응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성적을 쫓기보다 어느 팀이든 쉽게 보지 못할 팀을 만들고자 한다. 홈경기에서는 선수와 관중이 하나 돼 시너지를 내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원정에서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서 선수단 융합을 이끌어내 후반기로 갈수록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우승권보다는 중상위권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매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강릉시청축구단을 생각하면, 강릉시민축구단의 목표는 한 계단 내려온 셈이다. 지난해 강릉시청축구단은 한상운, 하태균, 김근환, 서정진, 이승현, 김동섭 등 프로 출신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화려한 선수단을 자랑했다. 반면 강릉시민축구단은 젊은 신입 선수들이 대거 영입돼,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다소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오세응 감독은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면서 전보다 예산이 줄어들었다. 전력이 조금 약해졌지만 극복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만큼의 장점도 있다. 그 부분을 잘 살려서 선수와 팀 모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서 K리그2, K리그1으로 갈 수 있게 하는 것도 K3리그 구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시민구단으로의 재창단은 당장의 우승보다 장기적인 목표로 눈을 돌리게 했다. 오세응 감독은 “앞으로 회원제 운영과 마케팅, 유소년 육성 등 지역 밀착에 힘쓰다보면 시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살림살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자세로 선수단 운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강릉시민축구단의 첫 주장은 유청인이 맡았다. 지난해부터 강릉시청축구단에서 뛴 수비형 미드필더다. 지난해까지는 형 유청윤과 동료로 함께 했지만, 유청윤이 김해시청축구단으로 이적하면서 형제가 적으로 만나게 됐다. 오세응 감독의 추천으로 주장을 맡게 된 유청인은 첫 경기를 마친 후 “주장완장이 정말 무겁게 느껴졌다”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유청인은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많이 뛰는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아직 호흡을 맞춰야할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잘 맞춰간다면 오히려 작년보다 더 괜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잘해낼 수 있다”며 새로운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챔피언십에 꼭 진출하고 싶다. 챔피언십에 가면 간절한 팀이 이긴다”며 자신감 있게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