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윤형 기자 | 간통죄 폐지 이후, 외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를 단죄할 수 있는 법적 소송은 상간자위자료청구소송이라고 할 수 있다. 상간자 소송은 민사상 손해배상으로 가정파탄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아내는 것이다.
다만 민사소송이므로 시효가 있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다면 바로 소송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배우자와 상간자의 외도를 인지하게 된 날로부터 3년, 외도 사실이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상간자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위자료 액수는 달라지지만 통상적으로는 1000만 원에서 최대로 받게 된다면 5000만 원까지 받기도 한다.
박병건 전주 이혼변호사는 “상간자소송 진행은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배우자와 이혼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배우자 및 상간자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사정이나 자녀들을 위해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면 제3자인 상간자에 대해서만 위자료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 다만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진행할 때에는 좀 더 법적으로 명확한 증거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혼을 하지 않고 위자료 청구만 진행할 때에는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법원이 판단해서 위자료 책정액이 이혼을 했을 때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을 볼 때 이혼하지 않고 전주상간자소송을 진행한다면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단지 배우자에게 악의적 감정을 가지고 이혼을 미루면서 먼저 상간자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라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상간녀나 상간남을 상대로 하는 위자료 청구 소송의 핵심은 유책 배우자와 만나는 동안 상대가 결혼했다는 걸 알고도 관계를 지속해왔다는 증거를 잡는 것이다. 이때 증거 수집은 가급적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증거수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증거수집부터 소송까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 증거가 부족하면 외도를 했다고 해도 소송에서 패할 수 있으므로 사건 진행 초기부터 증거 수집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거로는 배우자와 상간자의 은밀한 대화 내용이 담겨 있는 문자 메시지, 블랙박스 영상, 이메일, 숙박업소에서 결제한 카드 내역, 배우자가 외도를 인정한 각서, 대화 내용 녹음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승소를 위해 필요한 증거를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내가 모은 증거들로 충분한 것인지 잘 몰라 불안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믿을만한 이혼변호사에게 자세한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박병건 변호사는 “증거가 많다고 무조건 유리하거나 증거가 적다고 무조건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몇 달간의 SNS 대화 내용이나 문자메시지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문자 몇 개 캡처한 내용만으로도 소송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리하게 흥신소를 고용하거나 미행을 통해 무조건적으로 증거를 모으려는 것보다는 중거수집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어떤 증거를 어떻게 수집하는 것이 좋은지, 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증거가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지, 얼마만큼의 증명력이 있는지 검토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불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개인정보 침해 등으로 형사 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상간자소송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재판도 오래 걸리므로 가급적 이혼전문변호사를 선임해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소를 제기한 원고가 본인이 주장하는 사실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런 걸 고려한다면 더더욱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적으로 유용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박병건 변호사는 “상간자위자료소송에서 증거를 수집할 때에는 유책배우자와 상간자의 관계를 입증하는 직접적인 증거들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변호사와 법률상담을 통해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