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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Nelly win again?

바이런 넬슨이 PGA 역사에서 아직도 깨지지 않은 11연승 기록을 세운 1945년, 그가 5연승을 달성한 후부터 신문의 헤드라인은 언제나 같았다. ‘Can Nelson win again?’ 이다. 넬리 코다도 벌써 5연승째다. 같은 5연승에 공교롭게도 같은 ‘넬’자 돌림이라 라임도 딱 떨어지는 걸 어떻게 참나. 1945년 당시 미국 현지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패러디해봤다.

 

EDITOR 박준영 PHOTO LPGA, KLPGA

 

 

이번 호 표제인 ‘Can Nelly win again?’은 ‘백스토리’ 바이런 넬슨 편을 쓰면서 얻은 아이디어다. 1945년, 존 바이런 넬슨이 5연승을 기록하자 미디어와 골프 팬의 관심은 이제 ‘그의 연승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까’가 됐고, 신문들의 헤드라인은 언제나 같았다고 한다. ‘Can Nelson win again?’이다.


당시 바이런의 폼이 얼마나 좋았는지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됐는데, 이 때문에 그는 처음 경험하는 코스에서 대회가 열리더라도 연습 라운드를 포기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코스가 어떻든 페어웨이 가운데를 보고 스윙하면 볼은 거기에 떨어지는 거였으니까.

 

그래선지 당시 바이런은 골프에 권태를 느낄 지경이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이 권태와 귀차니즘 사이의 마음가짐을 고쳐먹는 대목이 있다. 스포일러(?)가 되니 자세한 내용은 해당 지면에서 확인하도록 하고, 다시 넬리 코다에게 집중해보자.

 

 

‘계속 이기면 어쩌나’
넬리 코다도 5연승이다. 바이런 넬슨과 같은 5연승 말이다. 여자 골프에서 6연승은 아직 기록한 골퍼가 없다. 소렌스탐(2004, 2005)과 낸시 로페스(1978)가 5연승을 기록한 게 전부다. 넬리 코다는 바로 다음 주인 LA 챔피언십에도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그 대회의 개막을 보지 못한 채 골프가이드 5월호는 마감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마감하고 났는데 넬리가 덜컥 연승을 추가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마저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5월호의 ‘임팩트’ 꼭지로 이미 넬리 코다의 4연승을 대서특필할 때만 해도 아무리 폼이 좋기로서니 이 이상 ‘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할 거로 생각했다. 해당 기사에 썼듯 작년까지만 해도 독식 없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의 LPGA투어였고, 올해는 태국과 한국 골퍼들도 약진 중이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래서 온갖 임팩트 있는 문구들을 영끌해 넬리 코다의 기사를 4페이지에 걸쳐 써놨는데, 바로 5연승이라니. 게다가 시의성에 집착하기 어려운 월간지임에도 이 ‘업적’을 다룬 본지의 콘텐츠가 5월 이후에 이 내용을 접할 독자들에게 뒷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작용해 에디터의 심경을 전설적인 기록을 달성하는 대신 여기서 멈춰줬으면 하는 것으로 뒤틀어 놓은 것도 같다.

 

어쨌든 넬리 코다에게 ‘Can Nelly win again?’이라는 표제를 단 건 그래서다. 이제라도 바이런 넬슨이 5연승을 했던 당시의 관심 그대로 넬리에게 그 관심과 기대를 걸어본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Can Nelly win again?

 

 

 

‘3인방’ 중 첫 LPGA 입성, 방신실
비록 ‘커버’스토리지만 이 얘기를 안 쓰자니 아쉬워서 덧붙인다. 표지는 원래 루키 3인방 중 처음으로 LPGA 무대를 밟은 방신실로 생각했었다. 그가 이번 셰브론 챔피언십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다.

 


사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는 방신실을 위해 마감 직전 날까지 비워뒀었다. 셰브론 챔피언십 결과를 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잘 할 것 같아 표제도 ‘DEBUT, Nailed It’이라고 써놨었다. ‘nailed it’이라는 표현은 요즘 밈으로는 ‘찢었다’, ‘지렸다’, ‘폼 미쳤다’ 정도가 되겠다.

 

넬리 코다의 개막 초반 임팩트가 워낙 강했지만, 그의 4연승 기사를 이미 탈고한 이후였던 데다 앞서 언급했듯 ‘설마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5연승이 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마감을 코앞에 둔 4월 넷째 주 월요일, 넬리 코다의 5연승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그것도 올해 첫 메이저 대회에서 상징적이기까지 한 5연승을 달성한 그를 표지로 올리지 않을 수 있나.


방신실은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그에게 좋은 밑거름이 될 대회 경험이었다고 요약해도 넘침은 없겠다. 라이 개선으로 인해 첫날부터 2벌타(5번 홀)를 받은 것도, 충분히 멘탈이 흔들렸을 상황에서 곧바로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것도, 롤러코스터를 탔음에도 컷 통과에 성공한 것도, 지난 겨우내 비거리를 조금 줄이더라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을 했음에도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이 35.7%에 그쳤던 것 모두 포함해서다.

 

귀국하자마자 이번에는 KLPGA 투어의 첫 메이저에 나설 방신실이 과연 미국 무대를 갓 경험하고 돌아온 기억이 아직 생생한 차에 국내 투어에서 맹활약할지도 궁금하다. 출전한 다른 한국 선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세계랭킹 40위 이내 자격(참가 전 38위)으로 KLPGA 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해 의젓하게 대회를 치르고 돌아온 방신실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