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장위15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조합원 명부 문제와 서울시 실태조사 충돌을 지나 이제 의사결정 구조와 갈등 처리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쟁점이 제기될 때마다 설명과 자료 공개보다 법적 대응이 먼저 등장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재개발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4월 17일 보도 요지…내부고발이 던진 질문
지난해 4월 17일자 보도는 장위15구역 조합 내부에서 제기된 문제 제기를 중심으로 조합 운영 전반의 절차 적정성과 의사결정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된 과정을 다뤘다.
보도의 핵심은 단순한 외부 주장이나 추측이 아니라 조합 내부 인물에 의해 작성된 편지 형식의 문제 제기가 존재했고, 그 내용이 조합 운영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절차, 사업 추진 과정의 공정성,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 등을 둘러싼 구체적 의혹 제기로 이어졌다는 점이었다.
이는 재개발 분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내부 정보에 근거한 검증 요구라는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통상적인 재개발 갈등 관리 구조라면 이후 단계는 사실관계 확인과 자료 공개, 그리고 조합원 대상 설명 절차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의혹 대신 ‘공모 주장’…고소로 이어진 대응
그러나 이후 전개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종원 조합장은 해당 내부고발 편지와 관련해 본지 기자와 조합원 서호정 씨가 공모해 작성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며 형사 고소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 제기의 내용 검증보다 문서 작성 경위와 유통 과정을 형사 분쟁으로 전환한 셈이다. 이로 인해 갈등의 초점은 조합 운영 의혹의 실체가 아니라 문제 제기 행위 자체의 정당성 공방으로 이동하게 됐다.
■ 밴드 운영자 무혐의…남은 것은 무엇인가
해당 편지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밴드 운영자 역시 고소 대상이 됐지만, 수사기관은 무혐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소한 게시 행위 자체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남는 질문은 분명하다. 연속된 고소가 의혹의 실체 규명에 기여했는가, 아니면 비판 제기 자체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남겼는가.
■ 조합원 체감 변화…“말하기 어려운 구조”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 운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행위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의 질문과 문제 제기는 사업 추진의 장애가 아니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기본 절차로 평가된다. 그 과정이 위축될 경우 조합 운영은 설명과 동의 구조가 아닌 침묵과 회피 구조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전문가 진단…“고소가 소통을 대체하는 순간”
도시정비 분야 전문가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설명과 공개 대신 법적 대응이 반복되면 조합원들은 참여보다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재개발 거버넌스의 근간을 흔드는 신호다.”고 말했다.
재개발 사건을 다뤄온 나도연 변호사도 “고소 자체는 권리지만 무혐의가 반복될수록 남는 것은 실체 규명이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 논란이다.”고 지적했다.
■ 결론…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구조의 위험
장위15구역 갈등이 던지는 핵심은 개별 사건의 진위를 넘어선다. 내부 문제 제기는 왜 검증으로 이어지지 못했는가, 설명 대신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과정에서 조합원 참여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재개발 거버넌스의 신뢰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조합원 참여 위에서만 유지된다.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분쟁은 사건이 아니라 구조가 된다. 그리고 구조가 된 분쟁은 사업 전체의 정당성을 흔드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된다.
※ 다음 편 예고
[재개발 비리 추적 | 장위15구역④] “조합원은 배제, 시공사는 동석”…협상단 비밀유지 서약서가 드러낸 정보 통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