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프로 골프선수를 꿈꾸던 한 청년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선수의 길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골프를 떠나지 않았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해 현장을 지켰고, 마침내 파크골프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선수로 다시 출발했다.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KPPGA) 프로 1기 김강현의 이야기다.
김강현 프로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2세 때 집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족과 함께 광주광역시로 이주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였지만 그는 이를 좌절이 아닌 새로운 출발로 받아들였다. 낯선 도시였던 광주는 시간이 지나며 그에게 또 하나의 고향이 되었고, 이후 그의 삶과 스포츠 활동의 중심지가 됐다.
골프와의 만남, 사고 이후 선택한 길
골프와의 인연은 16세에 시작됐다. 다른 선수들보다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성장 속도는 남달랐다. 체육특기생으로 살레시오고등학교 골프부에 선발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빠르게 실력을 끌어올렸다. 태국 전지훈련 중 우연히 출전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주변에서도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당시만 해도 그의 미래는 프로 골프선수로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그의 진로를 바꿨다.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와 어깨를 크게 다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꿈이 한순간에 멈춰 선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선수가 될 수 없다면 선수를 만드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으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그는 골프 레슨 방식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단순히 스윙 자세를 반복적으로 교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의 체형과 신체 조건, 근육 사용과 밸런스 흐름을 분석하는 맞춤형 레슨 시스템을 고민했다.
이러한 접근은 실내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에서 많은 골퍼들의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고, 지도자로서의 경험도 차곡차곡 쌓여 갔다.

파크골프, 새로운 무대에 서다
파크골프와의 인연은 2024년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파크골프는 중장년층의 생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김강현 프로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 보였다. 아직 젊은 세대의 참여가 많지 않은 분야라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2024년 2월 파크골프에 입문한 그는 골프 선수와 지도자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력을 끌어올렸다. 1년 만인 2025년 대한파크골프협회 2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같은 해 세종 금강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시험에서 58타의 성적으로 1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하며 지도자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함께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부모와 아들이 함께 파크골프 지도자 자격을 갖춘 ‘파크골프 지도자 가족’이 탄생한 것이다. 이 기록은 지역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그는 광주광역시 최연소 파크골프 1급 지도자가 됐다.

세계 최초 파크골프 프로 1기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가 세계 최초로 실시한 파크골프 프로 테스트 소식을 듣고 곧바로 도전을 결심했다. 시험이 열린 경기도 포천까지 광주에서 6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했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시험 당일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독감으로 고열이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경기에 집중한 결과 상위 30%만 선발되는 관문을 통과하며 합격했다. 그렇게 그는 세계 최초 파크골프 프로 1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파크골프의 미래를 향한 또 다른 도전
현재 김강현 프로는 광주 케이파크로 파크골프채 생산공장 내 아카데미에서 초보자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1대1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하고 있다. 체형별 신체 조건에 맞춘 스윙 분석, 상황별 샷 메커니즘 연구, 과학적인 어프로치와 퍼팅 시스템 구축 등 보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파크골프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튜브 강의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파크골프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는 2026년 6월에는 세계 최초로 열릴 프로 파크골프 리그에 투어 프로로 출전할 예정이다. 김 프로는 선수로서의 도전과 지도자로서의 연구를 동시에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파크골프는 생활체육 이상의 전문 스포츠로 발전할 겁니다. 젊은 세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변화시키고, 누구나 쉽게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러모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K-파크로의 성장과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보내고 싶습니다.”
사고로 멈춘 꿈은 다른 길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김강현 프로는 파크골프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또 다른 스윙을 준비하고 있다.

INFO | 김강현 프로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KPPGA) 프로 1기
대한파크골프협회 파크골프 1급 지도자
케이파크로 파크골프 아카데미 레슨 프로
체형별 스윙 분석 기반 파크골프 레슨
블로그·유튜브 파크골프 교육 콘텐츠 준비
대학 평생교육원 파크골프 교육 참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