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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는 없다. 기회가 있다면 계속 도전할 것이다. 투어 프로는 나의 꿈이다.”...한국골프대학교 3학년생 박하늘

 


박하늘

 

[취재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박하늘 제공] 한국여자골프는 현재 세계 최강이다. 세계 랭킹 1~3위엔 고진영, 김세영, 박인비 등 한국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지난 달 열린 최고 권위의 ‘제75회 US여자오픈’에선 국내파 김아림이 깜짝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1주일 뒤 최대 상금이 걸린 LPGA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선 고진영과 김세영이 나란히 우승과 공동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LPGA 상금왕은 고진영, 올해의 선수상은 김세영이 받았다. 그만큼 한국여자골프는 강하고 인기도 많다.
박세리와 박인비, 신지애 등 걸출한 골프 스타들을 보며 프로 골프의 꿈을 키우는 인재들이 우리나라엔 수없이 많다. 그러나 투어 프로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프로가 되려면 협회가 주관하는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한다. 준회원과 정회원, 그리고 투어 프로까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더구나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투어 프로는 100명이 조금 넘는다.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격이다.
박하늘(21)은 그 험한 길을 선택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동안 네 차례 KLPGA 준회원 선발전에 응시했지만 아깝게 실패했다. 그러나 박하늘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꿈이 있기 때문이다. 투어 프로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골프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박하늘은 오늘도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2019년 7월 두 번째 응시한 준회원 선발전에선 35명을 뽑는 데 아깝게 36위로 탈락했다. 그것도 35위와 동타를 쳤으나 백카운트 방식으로 순위가 뒤져 떨어졌다. 

 

“저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도전할 겁니다. 절대 늦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친구들은 투어를 뛰고 있고 저는 레슨을 하고 있지만 이론적인 부분으로는 많이 배우고 있는 중이예요.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꼭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박하늘의 결의가 드러난다.
그는 KLPGA 준회원 테스트에 네 번이나 응시했지만 실패했다.
한 번은 예선 탈락, 세 번은 본선 탈락이었다.
특히 2019년 7월 두 번째 응시한 테스트에선 35명을 선발하는 데 아깝게 36위로 탈락했다. 그것도 35위와 동타를 쳤으나 백카운트 방식(후반 9홀의 총타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순위가 뒤져 떨어졌다. 불운인 셈이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CC에서다. 
작년 7월 네 번째 응시한 테스트에선 예선 4위로 본선에 진출해 경기를 잘 풀어갔다. 그러나 막판에 문제가 발생했다. 사흘간 18홀 3라운드로 치러지는 본선 마지막 날 17, 18번 홀에서 더블 보기와 트리플 보기로 무너졌다.
“17번 홀에서 티샷을 했는데 훅(Hook)이 나 공이 카트도로 옆 OB라인에 걸쳐 있어 OB가 났어요. 결국 더블 보기를 하고 말았죠. 그 다음 18번 홀에서도 티샷을 했는데 공이 러프로 가버렸는데 찾지를 못했어요. 하루 전날 비가 와서 그랬는지 공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로스트 볼로 처리하고 트리플 보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두 홀에서 망가졌죠.”
박하늘은 자신의 도전을 실패로 여기지 않는다. 다만 부족한 부분이 있어 아쉽게 놓쳤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는 긍정적이다.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하기 보다는 심리적인 부분과 코스를 활용하는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느꼈죠. 그리고 소속팀이 없어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나갈 기회가 부족해 많이 아쉬울 뿐입니다.”

 


 

박하늘은 지난해 학업과 캐디, 골프 키즈 인스트럭터 활동을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결코 투어 프로를 향한 꿈을 버린 적이 없다.

 

박하늘은 지난해 한때 학업과 캐디, 골프 키즈 인스트럭터 활동을 병행해 왔다.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어머니가 뒷바라지를 해왔지만 언제까지나 어머니에게 기댈 수만 없는 형편이다. 
“학교 근처 알프스대영CC에서 캐디를 하면서 코스를 활용하는 부분과 그린 읽는 법 등을 많이 익혔습니다. 그리고 캐디를 하며 여러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대인관계도 자신이 생겼어요. 손님들을 상대하고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좋아졌습니다. 여러모로 성숙해 졌다고 생각해요.”
그는 주말 골프 키즈 인스트럭터를 하면서도 배운 게 많다.
“아이들과 소통하며 일반 레슨과는 많은 차이를 느꼈죠. 아이들은 습득력이 빠르고 유연해서 스윙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휘두르는 법을 알려주는 게 우선입니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많이 본받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도전을 무서워하지 않고 항상 열정적이며, 어떤 문제에서든 저에게 질문하고 알아가려 하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해 보였죠.  이런 부분은 아이들에게 늘 본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가 하고 싶은 투어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일찍이 공자는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고 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박하늘이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리치면서 오히려 그들의 탐구심과 용기, 열정, 끈기를 본받고 자 한 것은 공자의 말씀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마당에 아이들에게 골프르 가르치니 더 없이 좋았다. 
“아이들과 아주 빨리 친해졌어요. 제가 좋아하는 골프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게 저에겐 가장 큰 행복이죠.”
그의 얼굴이 어느새 환해졌다. 

 


 

박하늘은 ‘박세리의 내일은 영웅 꿈을 향해 스윙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박세리로부터 ‘아직은 젊고 꾸준히 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는 얘기를 듣고 더욱 용기를 얻었다.

 

박하늘은 지난 달 초 LG유플러스 ‘the Life’채널과 유튜브에서 진행하고 있는 ‘박세리의 내일은 영웅 꿈을 향해 스윙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해 예선을 통과하고 1회 촬영을 마쳤다.
골프 영웅 박세리가 대한민국의 차세대 골프를 이끌어갈 유망주를 발굴하는 콘셉트로 2, 30대 여자 골퍼들을 선발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젝트다. 여자 프로와 아마추어 50명 안팎이 예선을 통과해 내년 상반기 중에 우승자가 가려질 예정이라고 한다. 우승자에게는 5천만 원의 상금과 차량 지원이 확정돼 있다. 또 박세리재단에서 후원과 올해 KLPGA 투어 대회 출전 여부도 검토한다고 한다. 
“박세리 프로님이 저한테 ‘아직은 젊고 꾸준히 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얘기해 주셔서 크게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에겐 이런 기회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에겐 큰 자극제이자 용기가 됐다.
박하늘은 올해 다시 준회원 테스트에 응시할 생각이다. 
“제가 계속 투어를 도전하려고 하는데 레슨을 하면서 금전적인 부분과 골프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학부 과정을 다 마치게 되면 투어를 목표로 전념하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투어를 포기하게 된다면 석사, 박사 과정을 취득하고 교수를 하고 싶어요. 스포츠 심리와 스포츠 재활을 겸비한 지도자로서 투어 선수를 준비하는 중고등 학생부터 투어프로 까지 부족하고 도전하지 못하는 것들을 도와가며 훌륭하게 지도하고 싶습니다.”

 


 

박하늘은 중학교 때부터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고등학교는 골프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고등학교 땐 정말 열심히 공만 쳤다. 그는 지금 한국골프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4년제 대학 편입을 준비 중이다.    

 

박하늘은 이모와 외삼촌의 권유로 골프를 배웠다.
처음엔 초등학교 5학년 때 1주일 정도 실내연습장에서 코치로부터 그립 잡는 법과 스윙 용어 등을 몇 가지 듣고 연습했으나 재미가 없었다. 마침 코치가 아주 엄했다. 그래서 곧 그만뒀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말 이모가 골프 방송을 보여주며 골프를 다시 시작해 보라고 했다. 방송을 보니 골프가 아주 멋있게 보였다. 인도어골프연습장에서 3개월간 배우며 연습했다. 그땐 호기심도 꽤 있었다. 지도해줬던 프로와 함께 충북 진천에 있는 아트밸리CC에 머리를 올리러  갔다. 
“너무 재미가 있었어요. 첫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긴 했지만 드라이버가 잘 맞아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 이후 박하늘은 주중에도 현장학습 명목으로 필드에 나갔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땐 말레이시아에 한달 반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선수를 해볼 요량으로 정말 열심히 쳤어요. 베스트 스코어가 79타인데 그때 같이 전지훈련 갔던 친구들 중에 KPGA나 KLPGA 투어 프로가 사람도 있어요.”
그는 건국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에 골프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고등학교 땐 정말 공만 친 것 같아요. 골프를 잘 모르지만 투어 프로가 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했어요. 2학년 1학기까지는 레슨을 받았는데 이후 혼자서 독학을 했죠. 집안 사정도 있고 저를 가리쳐주던 프로와도 관계가 안 좋아졌죠. 그래서 고등학교 실내연습장에서 혼자서 연습을 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정규 수업을 다 마치고 연습했죠. 대회에 출전할 때를 빼고는 정규 수업을 다 들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대학 입학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학교 안에 골프연습장도 있고 쇼트게임장도 있고...수업도 전부 골프 관련이라 미련 때문에 입학하게 됐습니다.”그렇게 그는 원주 횡성에 있는 한국골프대학교에 입학했다. 이제 그는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 학교가 3년제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해 골프를 계속 공부할 생각이다. 인터뷰를 할 즈음에 그는 서울 K대학 골프과학과에 편입 원서를 냈다고 했다.

 


 

박하늘은 비거리는 자신이 있다. 마인드 컨트롤과 코스 공략 부분을 좀 더 보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어떤 걸 실수했는지 되새겨보고 꾸준하게 연습하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습을 한다.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졌죠. 시합을 다니며 시합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먹고 자다보니 몸도 자연스럽게 건강해졌어요. 또 제가 행동이 느린 편인데 골프를 하고 난 뒤 행동이 많이 빨라졌습니다.”
그는 키가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간다. 그래도 지금 동작은 꽤 빠른 편이라고 한다.
체격에 걸맞게 힘도 좋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240~250m다.
“비거리는 자신이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과 코스 공략 부분을 좀 더 보완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자신감이 넘친다.
“첫 라운드를 나갔을 때 그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제 스스로 공을 칠 준비를 하고 티를 꽃고 드라이버 티샷을 했을 때 기분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첫 라운드를 다녀온 이후 혼자 연습을 하고 스스로 더 발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서포트가 절실히 필요한 지금도 제가 노력해가면서 도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합을 나가면서 제가 하는 노력과 얻는 결과물, 성취감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죠. 그래서 시합을 다니면서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힘들고 지치고 매일 울면서 연습을 할때가 있었어도 더 잘하고 싶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항상 골프는 제 친구같습니다.”
그는 매사에 긍정적인 편이다. 
“운동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필드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죠. 연습장에서 하던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죠. 그러나 화를 내기보다는 어떤 걸 실수했는지 되새겨보고 꾸준하게 연습하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연습을 합니다.”
박하늘은 2016년 2월 16일 태국 방콕의 서미트 파인허스트 골프클럽에서 홀인원을 했다. 
“145m 파3홀에서 아이언 6번으로 컨트롤 샷을 했는데 공이 바로 홀로 들어갔어요. 그날따라 공이 제대로 안맞아 속상했는데 반 클럽 길게 잡고 편하게 스윙한 게 적중했죠. 물론 그날 코스 공략도 잘 못했고 베스트 스코어를 치지도 못했지만 홀인원한 기분만큼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G

 

 

박하늘 프로필

-1999년 서울 생 
-서울 리라초, 신구중, 건국대사범대부속고 졸업
-한국골프대학교 재학 중
-키 170㎝, 체중 75㎏, 혈액형 A
-2019 강원도민체육대회 골프 단체전 우승, 개인전 3위
-USGTF(미국골프지도자연맹)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