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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조건 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한국 팬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이민지의 비밀노트 야드지북

지이코노미 조도현 기자 | 세계랭킹 7위 이민지(25, 하나금융그룹)가 생애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쳤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돌아가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민지는 3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 예선: 6,480야드, 본선: 6,49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3차 연장 끝에 루키 송가은(23, MG새마을금고)에 우승을 내줬다.

 

비록 우승은 따내지 못했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라는 사실은 증명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승부처 때마다 터진 장거리 퍼팅이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그린을 공략하기 직전 뒷주머니에서 야디지 북을 꺼내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이 특히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민지는 지난 2일 18번홀(파5) 롱퍼트를 앞두고도 야디지 북을 한참 들여다봤다. 세컨드 샷 실수로 홀까지 237야드를 남겨두고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는데, 3번 우드로 강하게 공략해 프린지까지 공을 보냈다. 홀까지 24m를 남겨두고 몇 차례 그린을 오가며 야디지북을 들여다본 이민지는 과감한 스트로크로 버디를 따냈다.

 

최종라운드에서도 11번홀(파4) 11.4m짜리 롱 퍼트를 홀 컵에 떨어뜨리는 등 눈과 자료로 그린을 완벽히 파악하려는 모습이 세계 최고 선수가 된 동력으로 비칠 정도였다.

 

이민지는 “최대한 홀에 가까이 붙여 파 세이브를 하려던 게 버디가 됐다. 행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야디지 북에 경사나 브레이크를 표시해두기 때문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야디지 북에는 어떤 정보가 담겨 있을까? 그는 “별것 없다. 되게 심플하다”며 싱긋 웃었다.

 

양해를 구해 이민지의 야디지 북을 살펴봤더니 정말 심플했다. 야디지 북은 대회 코스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일종의 지도다. 스프링쿨러 위치나 벙커 등 페어웨이 주변 장애물 등이 거리와 함께 표기돼 있다. 이민지는 “페어웨이에 있는 거리는 그린 앞까지”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야디지 북에는 그린을 조금 더 세밀하게 그려 놓았다. 거리와 볼이 흐르는 방향을 표기한 커다란 지도가 하나 있고, 그 아래 브레이크와 그린 스피드 등을 표기한 정밀 지도가 붙어 있다.

 

이민지는 그린 입구에서 핀까지 거리와 브레이크 등을 표시해 두고 그린을 공략할 때와 퍼팅 할 때 참고한다. 페어웨이에서 핀을 공략할 때 간혹 핀 위치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린 뒤 중계타워나 천막 등 구조물을 별도로 그려 두기도 한다.

 

그는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브레이크 등을 표시해 둔다. 페어웨이에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이 페어웨이에 치지 말아야 할 곳 등을 표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참고로 야디지 북은 미터와 야드로 표기된 두 가지 버전이 있다. 호주 교포인 이민지는 미터로 표시된 야디지 북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