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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 감독 선거일을 앞두고, "왜 감독이 되려고 하는지"

"왜 그 ‘직(職)’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있어야"
10월 12일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
칼럼 박기성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박기성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및 감독 선거일이 오는 10월 12일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감리교회는 전국 팔도를 11개 연회로 나눠지는데 각 연회별로 목사 중에서 감독을 선출해 그 연회를 관리 감독하는 감독을 선출한다. 임기는 2년으로 어느 연회는 단일후보로 추대되어 무투표로 당선되는가 하면, 어느곳은 감독후보자가 경쟁을 벌이며 감독자리를 차지하려 애쓰고 있다.

이에 박기성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가 감독 및 감독회장 후보자들에게 "감독이 되려는 사람은 감독이 되기 전에 '왜 감독이 되려고 하는지, 자신이 감독이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물어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기성 목사는 "어떤 역할과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권력을 얻기 원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냉철히 살펴봐야 한다"라며 "자신이 왜 그 ‘직(職)’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칼럼 전문]

매일 아침마다 선거 홍보 관련 문자가 날아옵니다. 감리교회의 감독?감독회장의 선거일이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꼼꼼히 읽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간과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이해하는 감독?감독회장(이하 모두 감독으로 표함)의 역할과 그 직(職)은 상반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성직(聖職)’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그냥 ‘행정직(行政職)’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주장이 맞든 감독은 주어진 특정 기간에 많은 역할과 권한을 위임받습니다. 그런 면에서 감독은 당사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권력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리더 이야기≫에서 “권력이 없으면 역할도 없다”라고 말한 까닭도 거기에 있습니다.

역할을 감당하려면 그 역할을 수행할 만한 공인된 힘이 필요하며, 또한 힘이 있는 사람에게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힘이든 권력이든 그것을 행사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칼을 쥔 사람에 따라 요리를 위한 칼이 될 수도 있고, 살인을 위한 칼이 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어떤 역할과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권력을 얻기 원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냉철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왜 그 ‘직(職)’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집을 철학하다’라는 책의 추천사에서 건축가 이일훈은 “집짓기 전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이 건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으려는 그 집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이 순서상 먼저라는 말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감독이 되려는 사람은 감독이 되기 전에, 먼저 어떻게 감독직을 수행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왜 감독이 되려고 하는지, 자신이 감독이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후에 감독이 되면 그것이 감독직 수행의 ‘나침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이면서 강연가로 잘 알려진 공병호는 ≪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에서 리더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자주 던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감독직에 출마하려는 분들 모두가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찾으셨겠지만,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가 당선되든 감독직을 수행하는 동안 선거 전에 자신이 던진 질문과 그것에 대해 스스로 내린 답을 잊지 마시기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감독 후보자님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