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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정선미의 생생한 분석] “갈등과 오해가 싫다면 팩트를 체크하라”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코로나 이후 식당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도 뉴욕시에서는 쥐 떼가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서울에서 쥐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거기에 크나큰 공로를 세운 것은 고양이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길고양이들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에 한 동물보호단체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가 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쟁하기 시작했다.

 


쟁점이 된 두가지 주장은 길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먼저 할 것인가? 길고양이 먹이 제공을 먼저 할 것인가? 이었는데 각각이 주장하는 정보에서 공통적인 팩트를 체크하지 않고 두 집단이 주장만 내세우다가 그 단체가 둘로 쪼개지고 말았다. 사실, 이 두가지 주장은 동물보호단체가 우선순위를 정해서 모두 해야 하는 활동이었다. 그랬다면 이 동물보호단체는 시민들의 지지와 후원에 힘입어 더 성장했을지도 모르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 사례처럼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정보에서 팩트를 체크해야 하는데, 팩트 체크를 하지 않으면 더 많은 갈등과 오해가 생기게 된다. 몇 년 전, 왕따 피해자라고 SNS에 글을 남기고 자해를 시도했던 한 여학생이 있었다. 이 일에 연관된 친구들을 따로따로 만나서 팩트를 체크하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여학생이 오히려 다른 친구들을 왕따 시키고 일진 선배의 도움을 받아서 괴롭혔던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따돌림 문제도 피해를 주장하는 내용에서 모두에게 사실이 되는 팩트를 체크해야 한다. 왕따 피해자의 주장과 가해자의 주장, 그리고 제3자의 의견을 따로따로 확인하다 보면 모두에게 사실이 되는 팩트와 보는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그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와 각자의 의견으로 분리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모두에게 사실이 되는 팩트를 확인한 다음, 각자 알고 있는 정보가 서로 다르다 보니 생길 수 있는 오해를 확인하면 서로에 대해 오해한 부분을 풀 실마리가 드러난다. 누군가를 오해해서 자신이 말과 행동으로 그 친구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을 인지하면 먼저 사과하려는 친구가 나타난다.  자신이 피해를 준 친구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기 시작하면서 집단의 갈등이 멈출 수 있게 된다.


최근 유명 아이돌 걸그룹에서도 멤버간 왕따 논란이 발생했다. 아이돌 그룹의 왕따 문제는 멤버 각자의 주장을 듣고 모두에게 사실이 되는 팩트를 확인하여 갈등의 요소를 다루어 줘야 한다. 사소해 보이는 갈등을 초기에 다루지 않으면 멤버들 간의 갈등으로 끝나지 않는다. 팬들 간의 갈등, 소속사와의 갈등, 활동에 타격을 주는 진실 공방전이 언론 보도로 확대될 수도 있다. 그러면 광고나 방송에서 퇴출당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거나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청소년 팬들을 많이 확보한 그룹이라면 청소년들의 왕따 사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정보에서 팩트를 파악하면서 오해한 부분을 푸는 화해의 과정은 정말 중요하다. 진정성 있게 서로 사과하고 화해한 후에 팀이 더욱 더 단합해서 활동하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룹으로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팩트를 체크하는 습관은 일상의 경험을 팩트와 정보와 의견으로 나누고 육하원칙을 활용해서 질문하면서 키울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초등학생에서부터 성인까지 팩트와 정보와 의견을 구분하지 않은 말들 때문에 혼란스럽다. 평소에 육하원칙을 글로만 배우고 말할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도 혼란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그러다 보니 일상의 경험도 재빠르게 까먹는 망각의 늪에 전국민이 빠지게 되었다. 


국민들을 대신해 일하겠다고 뽑은 훌륭한 국회의원들도 자기 주장은 큰소리로 말하면서 언제, 어디서, 누구랑, 그런 일을 어떻게, 왜 했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다음에 해야 할 일을 기억하고 실천할 수는 있을까? 치매나 기억상실이 아니고서야 특정한 사건만 순식간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신공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입법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참 의문스럽다.


모두와 대화하거나 토론을 하면서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정보에서 모두에게 사실이 되는 팩트를 찾고, 자신의 의견을 더해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육하원칙을 활용해서 질문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육하원칙 활용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