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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2021년 생존 전략으로 ESG경영·디지털 전환 박차...지배구조는 미흡

국내 금융지주들이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을 핵심 화두로 2021년 준비에 나선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맞춰 그간 점진적 변화의 밑그림을 그려 왔다면,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금융 혁신을 더욱 가속화 했다.

 

각 금융사들은 ESG와 DT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전담 조직을 회장 혹은 행장 직속으로 신설하거나, 각 계열사에 뿔뿔이 흩어졌던 기능들을 중앙으로 모아 역량을 집중한다. CEO 급의 주요 경영진이 해당 조직의 수장을 담당한다.

 

이같은 변화는 기존 금융권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이자수익이나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면서 새로운 수익처를 발굴하지 못하면 생존마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ESG는 금융권 뿐만 아니라 최근 기업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경영 원칙이다. 사회적책임(CSR)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환경, 사회적 가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말한다. 기업의 목적이 기업활동을 통한 이윤창출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이윤창출을 위해서는 ESG 역량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다만 최근 금융지주 CEO들의 잇따른 셀프 연임 논란 및 노동이사제 도입 불발 등은 거버넌스 측면에서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DT 역시 생존과 변화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금융권의 경우 ICT 기술력을 앞세운 핀테크 업체가 편리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로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며 IT 기술과 금융의 결합은 더욱 중요해 졌다.

 

■ 신설/강화되는 금융권 ESG 조직

 

KB금융은 올해 초 브랜드·ESG전략그룹 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으며 김진영 KB국민은행 브랜드 ESG상무가 총괄한다.

 

신한금융은 조직개편으로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아래에 'ESG기획팀'을 신설했으며 이는 박성현 신임 부사장이 이끈다.

 

농협금융은 내년에 사업전략부 내 ESG전담 조직인 ‘ESG추진팀’을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농협은행도 내년 사내에 전담 조직인 ESG추진위원회를 만든다.

 

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기획&지원그룹’ 내 ‘ESG기획 섹션’을 신설했다.

 

우리금융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 ‘ESG경영부’를 신설했고 우리은행은 홍보브랜드그룹을 ‘브랜드ESG그룹’으로 개편했다. 지주의 ESG경영부장이 은행의 ESG기획부장까지 겸직한다.

 

■ 금융권의 저탄소ㆍ사회적가치ㆍ지배구조 개선 전략

 

금융지주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부문을 살펴보면 금융지주들은 그린뉴딜과 연계해 녹색 금융에 대한 지원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뉴딜금융지원위원회를 열고 기후변화 위기대응을 위한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탈석탄 금융’을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신규 석탄 발전 PF는 중단하고 기존에 투자된 관련 자산도 파이낸싱 시점에는 가능한 한 회수할 계획이다.

 

KB금융도 그룹 탄소배출량을 25% 감축하기로 했으며 신한금융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로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지주와 은행 본점에 도입한 환경경영시스텝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감축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촌 태양광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친환경 스마트팜 대출 확대 등 그린 뉴딜 분야에 금융지원을 한다.

 

사회적 책임에 경우 금융지주들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금융지원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신한 네오(N.E.O.) 프로젝트’와 전국 단위의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사업인 ‘신한 트리플(Triple) K 프로젝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 등으로 그룹의 혁신성장 생태계 육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KB금융은 ‘KB금융캠퍼스 S.I.N.G 프로젝트, 하나금융은 벤처캐피탈 ‘하나벤처스’, 우리금융은 ‘디노랩’, 농협금융은 ‘NH디지털 챌린지 플러스’ 등이며 이들은 데모데이를 개최해 스타트업의 사업성장, 투자지원을 가속화 하며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부문에 있어서는 후진적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노조의 숙원인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연이어 무산돼 여전히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회장을 포함해 대부분 회장이 선택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셀프연임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개선되지 않은 이전의 지배구조여서 비판을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달 3연임에 성공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 중이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중이다.

 

손병환 NH농협금융 지주 회장은 은행장을 거처 이번에 회장으로 선임됐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지배를 받고 있어서 선출 당시 내부 인선으로 중앙회장의 사람이란 논란이 있었다.

 

■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 ‘디지털 전환(DT)’

 

금융지주들이 빅테크의 등장으로 기존 금융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가장 먼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익을 냈다. 성공적인 DT를 위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전담할 ‘디지로그(Digilog)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 10월 조 회장 직속으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룬샷’ 조직을 만들었고, 지난 4월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맡아 그룹 차원의 기술별 협업 사업을 발굴하는 ‘디지털 기술 후견인 제도’를 도입했다.

 

KB금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한 그룹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발표했다.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변경했다. 디지털플랫폼 내 고객경험 개선과 품질보증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비대면 고객상담서비스를 제공할 ‘미래형 컨택센터’로의 변화를 총괄하는 ‘스마트고객총괄’ 직제를 신설했으며, 그룹 내 AI 관련 추진전략 수립 및 계열사간 협업을 지원하는 ‘AI혁신센터’를 신설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고객중심 플랫폼 혁신 가속화 및 AI 사업 추진 조직 강화 등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솔루션 통합 브랜드 ‘1Q ON(원큐온)’을 출시했다. 원큐온은 금융 IT솔루션, 오픈API,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 기반 솔루션이 포함돼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과 겸직으로 디지털 혁신을 활성화하며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통해 디지털 퍼스트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하고 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은 이번에 선출된 손병환 회장이 디지털 전문가로 불리고 있어서 농협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손 회장은 디지털금융부장을 지내며 당시 국내 최초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농협금융은 마이데이터와 더불어 고객 맞춤형 ‘디지털 플랫폼’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