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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일본 3대 골프장 퍼시픽블루 골프 앤 리조트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골프장에서 라운드 한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골퍼라면 꼭 가봐야 할 환상적인 코스

1980년대 후반,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일본의 남서쪽 큐슈의 오이타 공항에 내렸다. 차로 20분여를 달려 다다른 구니사키 반도를 둘러본 그는 만족스럽게 웃음 지었다.

 

빗발치는 코스 설계 제의에도 입지가 좋지 않으면 설계를 거부했던 그는 곧바로 골프장 설계에 들어갔다.골프 사상 ‘창의성이 가장 뛰어났던 선수’로 칭송받은 세베는 코스 설계에도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입혔다.

 

그렇게 1991년, 퍼시픽블루 골프 앤 리조트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


EDITOR 박준영   PHOTO 퍼시픽블루 

 

 

 

‘퍼시픽블루 골프 앤 리조트(Pacific Blue Golf & Resort)’는 일본 규슈 오이타현 구니사키 반도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다. 후쿠오카(福岡)시나 우리나라 제주시와 거의 같은 위도다.

 

18홀의 코스를 품은 부지 전체 면적은 208만4,545㎡(63만575평)로 아주 넓다. 파 72, 전장 7085야드로 전장이 긴데다 페어웨이가 넓은 퍼시픽블루는 골프의 영원한 명제인 드라이버 샷을 ‘멀리’ 날려볼 수 있는 장타의 희열을 최고조로 끌어 올려주는 코스다.

 

바다와 접한 산악지형에 골프장을 지어 18개 홀 가운데 16개 홀에서 바다가 보이는데, 바닷가 평지에 조성된 링크스 코스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스페인 출신의 골프 천재, 세베 바예스트로스가 자신의 천재성을 골프 코스에 그대로 담아 설계했다. 아주 쉬운 듯하면서도 쉽지 않은 코스.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바닷가 골프장의 아름다움을 최고로 표현한 퍼시픽블루는 1991년 개장 첫해에 골프다이제스트와 골프매거진이 세계 100대, 일본 3대 골프장에 선정한 명품 코스다.

 

안 그래도 일출과 일몰로 유명한 구니사키 반도에 있는 바닷가 골프장이면서도 산지형 골프장인 덕분에 천혜의 오션뷰가 만들어낸 일출과 일몰 경관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인상적인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골프장의 얼굴이다. 골퍼들이 코스에 나가기 전 가장 먼저 들르는 곳도 클럽하우스다. 그래서 클럽하우스가 특이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페럼클럽(여주)이나 아난티코드(가평)도 클럽하우스가 독특한데, 퍼시픽블루도 뒤처지지 않는다. 규모부터 남다르다. 세계 최장 골프 클럽하우스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클럽하우스는 길이만 145m다.

 

직접 보지 않고선 규모를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렬로 늘어선 키 큰 야자수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인·아웃 코스 각 9개 홀이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V’자 형태를 그리며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간다.

 

클럽하우스 쪽이 고지대, 바닷가 쪽이 저지대라 태평양의 내해가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클럽하우스 안에는 흔치 않은 영화관, 노래방, 당구장, 탁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춰졌지만, 백미는 식당이다.

 

아침과 점심, 저녁을 먹을 때 사용하는 식당이 다 다르다. 페닌슐라(아침 식사용 식당), 백랑(히로마, 아사가유, 나노하나: 일본식 다다미방으로 된 저녁 식사용 식당) 등이다.

 

퍼시픽블루 골프장을 설계한 세베 바예스트로스는 스페인 출신의 골프 천재다.

1957년 태어나 2011년 5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유러피언 투어 50승, 일본 투어 6승을 포함 통산 87승으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1979년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을 비롯해 디 오픈 3승과 마스터스 2승 등 메이저 5승을 기록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세계 골프계에서 절대적인 인기와 실력을 자랑했다.

 

 

 

아늑하고 편안한 티잉 구역

18홀 코스 전장은 7,085야드다. 티잉 구역에 서면 그 어떤 골프장보다 아늑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데, 1번 홀 티잉 구역은 홀 좌우 양쪽에 다 있어 번갈아 사용하는 점이 독특하다.

 

백 티(블랙)에서 레이디 티(레드)까지는 대부분 100야드 안팎이다. 파 4홀 10개 중 7개 홀 전장은 모두 400야드를 넘고, 파 5홀 4개는 모두 500야드 이상(516~550야드)이다. 파 3홀은 197~207야드가 3개, 157야드가 1개다.

 


방심을 불허하는 코스
18홀 곳곳에 배치된 60개의 벙커는 특별히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있어야 할 곳엔 반드시 있다. 벙커 모래가 가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린 관리도 잘 돼 있다. 다만 롱 게임 플레이가 쉬우면 그린이 좁고 반대로 어려우면 그린이 넓게 설계돼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된다. ‘땡그랑’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집중력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경관에 잠시라도 넋을 잃고 있다간 곧바로 위기가 찾아온다. 잔디는 한국 금잔디
와 비슷하지만, 키가 조금 더 작고 잎이 가늘다. 양잔디와는 확실하게 다르고, 금잔디에서 치는 것보다는 플레이가 수월하다.


핸디캡 1번·가장 긴 Par 4, 3번 홀
3번 홀(파4. 442야드)은 18개 홀 중 가장 어렵게 플레이되는 ‘핸디캡 1번 홀’이다. 9번 홀과 더불어 파 4홀 중 전장이 가장 길다.

 

레귤러 티에서도 400야드가 넘는다. 대신 티잉구역에서 그린까지 완만한 내리막을 이루고 있다. 그 덕에 그린 너머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나 있는 카트길 오른쪽으로는 낮은 언덕이 있어 티샷이 조금 슬라이스가 나도 대부분 그 언덕에 있거나 아래로 굴러 내려온다. 언덕엔 잔디가 깨끗하게 깎여 있어 멀리서도 공이 하얗게 잘 보인다.

 

그린에 공을 올렸다 해도 퍼트가 쉽지 않다. 높낮이와 브레이크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 홀에서 파)를 잡으면 실력자다.

 

 

 

잉어 떼가 뛰노는 9번 홀
9번 홀(파4. 442야드)도 핸디캡 5번 홀로 쉽지 않다. 특히 두 번째 샷을 잘 해야 한다. 티샷을 잘해 공을 페어웨이에 멀리 잘 보냈더라도 거리가 많이 남기 때문. 특히 주의할 점은 그린 앞 오른쪽에 배치된 연못이다.

 

1번 홀과의 사이에 이웃해 있는 이 연못은 두 번째 샷 지점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두 번째 샷은 그린 중앙보다 약간 왼쪽으로 보고 치는 게 안전하다. 가능한 한 연못과 마주칠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이 연못엔 팔뚝만 한 잉어가 연못가에 떼로 몰려다닌다.

 


시그니처 17번 홀
18홀 중 전장이 가장 짧은 17번 홀(파3. 157야드)이 바로 이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이다. 티잉 구역에서 그린 쪽으로 보든 그린 뒤편 언덕 어딘가에서 그린과 티잉 구역 쪽을 보든 그린을 둘러싸고 ‘S’자 모양의 물길이 보인다. 설계자 세베가 자신의 이니셜 ‘S’를 디자인해 놓은 것이다.

 

티잉 구역도 독특하다. 3개 중 2개가 타원형 원탁처럼 높이 솟아 있다. 석축을 쌓아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뒤에 있는 건 백 티, 앞은 블루와 화이트 티용이다. 옐로우와 레드 티는 평지성으로 조성돼 있다.

 

티잉 구역에서 그린 쪽을 보면 그린 왼쪽 끝 러프 지역 물가에 키 큰 야자수 두 그루가 앞뒤로 흡사 이정표처럼 서 있다. 또 그린 오른쪽 앞 ‘S’자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부분엔 물길을 건너는 다리가 놓여 있고, 그 옆에 역시 야자수 두 그루가 그림처럼 서 있다.


그 어떤 골프장에서도 이 홀보다 더 아름다운 홀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린 앞뒤 폭은 좁고 좌우로 길다. 따라서 이 홀에선 티샷할 때 방향과 함께 거리 설정을 잘 해야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다. 그린 앞뒤로 다 물이 있어 짧거나 길어도 공이 물에 빠지고 만다.

 

 

 

마무리는 포토존에서, 18번 홀
18번 홀(파5. 555야드). 17번 시그니처 홀에 이어 18번 홀도 환상적인 전경을 선사한다. 티잉 구역 뒤로는 높은 언덕에 선 것처럼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이곳은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큰 소파형 나무 그네가 있어 사진 찍기 좋다.


그린 쪽을 보면 멀리 클럽하우스가 마치 병풍처럼 웅장하게 버티고 있고, 그 뒤로 산 능선이 있다. 이 홀에서 보면 클럽하우스가 얼마나 웅장한지 실감할 수 있다.


홀 전체로 보면 아주 편안하게 느껴진다. 티샷이든 두 번째 샷이든 오른쪽 연못만 피하면 무난하다. 페어웨이도 아주 고르고 넓다. 이 홀에서 파를 목표로 플레이를 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 중간쯤에는 이 골프장에서 가장 큰 연못이 카트길을 따라 쭉 이어지고, 왼편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역시 깨끗하게 잔디가 깎여 있다. 중간중간 나지막한 나무가 몇 그루 있지만, 경기엔 크게 지장이 없다.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오이타 공항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골프장이라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가기가 힘들면 그림의 떡이다.

 

인천공항에서 오이타 공항까지 비행기로 1시간 20분, 오이타 공항에서 퍼시픽블루 골프장까지 차로 20분이면 충분하다. 통상 공항은 한산한 편이다. 국제선 입출국 수속에 시간이 적게 걸려 한국 이용객들이 오히려 더 편하다.


공항에서 골프장까지 해안선을 따라 난 도로는 우리나라의 동해안을 따라 나 있는 7번 국도의 풍광과 흡사한 큰 굴곡이나 고저 차가 없는 평지다. 오른편의 깨끗한 바다, 왼쪽의 아름다운 들판과 산이 잠깐 이동하는 시간마저도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프라이빗과 럭셔리, 독립 숙소
외지에 나가면 역시 잠자리가 편해야 제 컨디션으로 여정을 즐긴다. 퍼시픽블루는 최고급 별장형 콘도미니엄도 갖추고 있다. 로얄빌리지와 가든빌리지다.

 

220명까지 동시에 머무를 수 있는 규모에 와규와 회 등 일본의 진품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숙소는 호텔처럼 한 건물에 몰려 있지 않고 독립된 빌라형으로 돼 있다.


로얄빌리지는 클럽하우스까지 도보로 5분 안팎이면 오갈 수 있다. 총 25개 동으로 2인용(53.23㎡), 4인용(85.73㎡), 8인용(176.51㎡)이 있다. 총 112명이 지낼 수 있다. 2인용은 룸과 욕실, 거실이 각 1개다. 4인용은 침대 2개가 있는 룸이 2개, 욕실 2, 거실 1개이며 8인용은 침대 2개가 있는 룸이 4개, 욕실 4개, 거실이 1개가 있다.

 

모든 동에는 주방과 식탁이 갖춰져 있고 언제든지 취사도 할 수 있게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거실엔 최신 대형 TV와 소파가 있고 욕실엔 비데가 딸린 변기와 욕조, 세면대가 완벽하게 설치돼 있다. 또 룸에는 옷장과 작은 책상, 의자가 겸비돼 있다

 

 

냉난방 시설이 잘 돼 있고 마룻바닥도 버튼만 조작하면 한국의 온돌처럼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 로얄빌리지 일부 동에선 거실문만 열면 1번 홀 페어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상당수 동에선 넓은 테라스가 설치돼 이곳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서 얘기를 나누거나 자연을 감
상하기에도 좋다.


가든빌리지는 총 4개 동 56실로 돼 있다. 단층과 복층으로 돼 있는 2인실로 이뤄졌다. 룸은 크기가 47.88㎡(약 15평)로 모두 같다. 총 112명이 지낼 수 있다.

 

반나절이면 벳푸온천까지 즐긴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벳푸온천이 리조트에서 멀지 않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보통 3박 4일, 4박 5일 일정으로 골프투어를 가게 되면 하루 정도는 일본의 온천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리조트에서 15분 거리의 에비스 다니 온천은 일본 정통 료칸으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유후인 온천 중에서도 이름난 바이엔 료칸은 고급스럽다. 코로나19 전에는 최소 3개월 전에 예약이 필수였던 효탄온천도 인기다.

 

 

 

천혜의 오션뷰도 식후경
골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음식의 종류와 질(質)이다. 아무리 코스가 좋아도 음식이 나쁘면 선뜻 가보기가 꺼려진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일부 골프장이 바로 그런 경우다.

 

그러나 일본의 골프장은 음식이 정갈하고 질이 좋기로 이름나 있다. 퍼시픽블루 골프장의 음식도 대부분의 한국 골퍼들 입맛에 딱 맞는다.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값도 싼 편이다.


식사는 아침과 점심, 저녁이 다 다르다. 아침 식사는 뷔페식, 점심은 주문식이며, 저녁 식사 땐 미리 주문하면 생선회나 와규 샤브샤브도 맛볼 수 있다. 음식은 모두 맛있고 가성비도 뛰어나다.

 

뷔페식 조식은 흰 쌀밥과 볶음밥에 신선한 샐러드와 젓갈, 생선구이, 베이컨, 소시지, 만두, 김, 채소볶음 등 반찬이 여러 가지다. 구운 식빵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어도 좋다.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도 디저트로 나온다.

 

식사 후엔 별도 룸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주문식인 점심 메뉴는 일본식 카레부터 메밀소바, 함박스테이크에 ‘신라면’까지 10가지가 넘는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맛도 좋고 양도 넉넉한 편.

 

최근 수박을 5만 원에도 판매한다는 국내 골프장과는 차원이 다른 가성비를 느낄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식사는 일본식 다다미방에서 한다. 특식으로 싱싱한 회를 미리 주문해서 먹을 수 있고, 가격 대비 푸짐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일본 특산 육우인 와규를 넣어 끓이는 샤브샤브도 별미. 어떤 음식을 먹든 식사는 만족스럽다. 특히 상냥하고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는 새삼 놀라울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