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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횡령·배임 사건 선처 없는 처벌 강화… 사안별 법적 대응 달라

 

지이코노미 김용두 기자 | 한 재단법인에서 경리로 일하며 70여 억원을 횡령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한 A씨.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손해액 상당액이 회복되지 않은 점, 수년 간 수백 회에 걸쳐 횡령한 점 등을 항소 기각 이유로 밝혔다.

 

식자재 유통 중 자식 명의의 유령 회사를 통해 부당이익을 챙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B씨. 1심 재판부는 ㄱ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7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ㄱ씨의 동생 ㄴ씨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ㄱ씨와 ㄴ씨는 항소 했고,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ㄱ씨와 ㄴ씨에 무죄를 선고하며, 유령 회사 설립 시기, 운영 과정 등을 확인해봤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 배임에 미필적 고의 여지는 있으나 원재료 조달과 공급을 위해 회사를 설립, 운영한 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배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주 지역에서 횡령, 배임, 사기 등 형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윤한철 형사전문변호사는 “위 사례처럼 회사는 물론 중종, 동호회, 개인 간 거래 등에서 횡령, 배임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실제로 의도를 가진 경우도 있고, 일방의 오해로 빚어진 문제일 수도 있으나 어떤 이유가 됐든 횡령, 배임 등 경제 범죄는 처벌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유념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또한 A씨나 ㄱ씨와 같이 1심에서 같이 징역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항소 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혐의의 경중, 의도 등과 함께 증거, 변론 등 대응에 따라서도 결과는 현저히 달라지는 바. 보다 철저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형법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백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이와 같다. 업무상 임무에 위반하여 횡령, 배임을 저지른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처벌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또한 횡령, 배임사건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일 때에는 가중 처벌 된다. 예컨대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더불어 사기,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는 형사 사건 결과에 따라 민사 사건까지 연결될 수 있는 바. 특히 유의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

 

 

증거와 변론, 법률 근거 및 태도까지 복합적 요인 고려… 끝까지 긴장하고 대응할 것

 

윤한철 변호사는 “횡령, 배임 사건은 사안의 심각성이 중하고, 사건 이후 회사와 주변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처벌 수위가 매우 높은 편이다”며 “즉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이득액 중 최대한 가능한 만큼 반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단, 향후 재판까지 미칠 수 있는 불리한 언행은 가능한 한 삼가고,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자료 없이 합의를 시도하거나 모든 혐의를 시인하는 태도 혹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혐의를 처음부터 전부 부인하는 태도 모두 악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횡령, 배임 등 경제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를 찾아 동행하여 성급한 진술은 삼가고 흐름에 맞는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

 

윤한철 변호사는 “혐의가 명백하게 밝혀진 경우에는 충분히 반성하는 태도로 선처를 호소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반면 본인이 한 행위 이상의 혐의를 받는다면 성급한 진술은 삼가고 자료를 기반으로 억울함을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대응도 이후 처벌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바. 가능한 한 사건 초기에 형사전문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