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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골프]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FLC 하롱베이 VS 투안차우

골프가이드 주관 베트남 골프 투어 코스 리뷰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해외 골프투어를 맞아 2022년 골프가이드가 두 번째로 주관한 ‘제23회 카이도골프배 아마추어 골프대회’ 일정은 대회를 포함해 총 108홀이었다. 숙소가 있는 FLC 하롱베이에서는 도착일인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4일간 매일 오전 라운드를 가졌다.
2·3일 차(12월 1일~2일) 오후에는 인근의 투안차우CC에서 식사 후 라운드를 가졌다. 아침에는 산을 타고, 오후에는 바다 곁에 펼쳐진 평지에서 티샷을 날리니 ‘36홀이 버겁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어느새 사라지고, ‘나인 홀 추가요!’라고 외치고 싶을 지경이었다.

 

사진 FLC Halong Golf Club · Tuan Chau CC

 

 

   산이 좋아? FLC 하롱베이 CC   

 

산악 코스의 전형 FLC 하롱베이
FLC 하롱베이는 듣던 대로 산악지형에 자리 잡은 코스의 전형을 보였다. 고저 차가 상당한 홀들이 많은데, 원온 트라이가 허용되는 파4 홀도 있다. 국내 코스에서는 무전기를 들고 있음에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잘라가라는 얘기를 듣는 게 당연한데, 캐디들의 판단하에 원온 시도를 해도 좋다는 사인이 반가웠다.

 


 

골퍼의 제1 덕목, 호연지기
산악 코스라고는 해도 ‘만(灣)’ 지형이라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홀에 가까워질수록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하롱베이가 시선 아래로 펼쳐졌다.

 

우리가 거대한 자연경관을 보러 일부러 세계 곳곳을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런 경관을 보고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호연지기’ 아닐까. 맹자조차도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 호연지기는, 그러나 골퍼라면 가장 가지고 싶은 덕목이다.

 

평안하고도 장대한 경관
총 18홀 중 약 9개 홀에서 하롱베이가 내려다보이고, 이 중 4개 홀에서는 하롱베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샷을 날릴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에 시달리며 조급증이 생길 때쯤 눈앞에 하롱베이의 그 평안하고도 장대한 경관이 펼쳐진다.

 

섬 사이를 누비듯 끼어있는 안개 사이로 하롱베이의 무수한 섬들이 실루엣을 드러내고, 발아래 깔린 듯한 구름은 ‘한숨 돌리라’ 말하는듯했다. 특히 티샷보다는 그린으로 이동하면서 서서히 펼쳐지는 하롱베이의 모습이 실로 장관이다.

 

 

야드? 미터? 확인은 필수
그렇다고 경관에 눈에 팔렸다가는 타수를 잃기 딱 좋다. 블라인드 홀이 많다. 특히 화이트·블루 티를 사용한다면 더욱 그렇다. 기본적인 영어 소통이 가능한 캐디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캐디도 많아 보디랭귀지로 소통하며 코스를 공략하려면 정신이 없다.

 

캐디가 불러주는 거리가 내 생각보다 다르다 싶으면 야드로 부르고 있을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베트남에서는 기본적으로 야드를 쓴다는 한 캐디의 말을 들었지만, 한국인에게는 미터로 거리를 불러주는 ‘센스’있는 캐디도 많으니 미리 협의하는 게 좋다.

 


 

베트남에서 만난 ‘베’달의 민족
많은 골퍼가 전반 9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돌아와 한숨 돌리며 들이키는 맥주나 막걸리 맛을 잊지 못한다. 마치 등산 후 마시는 동동주가 꿀맛이듯, 전반 9홀을 마친 후 마시는 알코올 한 잔도 골프장의 즐거움 중 하나다.

 

물론 베트남에서도 그런 곳이 있지만, FLC 하롱베이와 투안차우CC는 다소 부실한 그늘집은 있어도 9홀이 끝나고 가지는 휴식 타임 같은 건 없다. 배가 고프면 어떻게 할까? 카트에 부착된 메뉴판이 있다.

 

햄버거, 핫도그, 샌드위치, 쌀국수 같은 간편한 테이크아웃 메뉴들이 적혀있는데, 캐디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3~4홀 정도 지나 마샬이 친절하게 직접 내가 있는 곳까지 음식을 배달해준다(!).

 

물론 클럽하우스에도 실로 다양한 메뉴가 있다. 가격도 합리적인 편. 라운드 전에 들러 텀블러에 얼음을 채워달라고 하면 물도 채워준다. 물 한 병도 사마셔야 하는 이곳에서 이 정도 서비스는 감지덕지.

 

 

지역 내 유일한 5성급 호텔
FLC 하롱베이 그랜드 호텔은 꽝닌 지역 유일한 5성급 호텔이다. 649개의 객실과 넓은 야외 수영장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골프장 뷰와 하롱베이 뷰 2종류의 객실 어느 쪽이든 창문 밖으로 그림 같은 비경이 일품이다.

 

객실은 깔끔하고, 침구나 욕실도 깨끗하다. TV에서는 ‘Welcome ○○○’과 같은 식으로 투숙객의 이름이 떠 있다. 별 건 아니라도 대접받는 듯한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다.

 

호텔 조식은 훌륭한 편. 베트남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가 마련되는 뷔페형 조식이다. 큰 기대 없이 집어 든 크로아상과 국내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한 즉석 쌀국수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도 미각에 각인이 됐다.

 

저녁이면 21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여유롭게 칵테일이나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다소 가격대가 있지만, 시가를 주문하면 음악과 함께 하롱베이 야경을 내려다보며 한껏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거의 매일 각종 테마에 따른 공연팀과 디제잉이 펼쳐진다.

 

우리가 갔던 첫날은 레이디 데이로 3인조 밴드 공연과 이후 디제잉이, 다음 날에는 또다른 컨셉의 공연과 디제잉이 이어졌다.

 

호텔에서 골프장까지는 걸어서 약 2~3분 거리지만, 프론트나 도어맨에게 요청하면 다인승 카트로 픽드랍을 받을 수도 있다. ‘카트 투 골프 클럽’이라고 해도 알아듣지만, ‘버기’라고 하면 좀 더 빨리 이해한다.


   바다가 좋아? 투안차우 CC   

 

바닷가를 끼고 펼쳐진 평야, 투안차우CC
투안차우CC는 FLC 하롱베이와는 사뭇 다른 맛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골프를 치며 고개를 들면 어디서나 하롱의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점. 각 홀을 따라 서 있는 야자수 사이로 각양각색의 벙커가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평지형 해안코스인데 코스 레이아웃은 평탄하지 않다. 블라인드 홀은 거의 없지만 눈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해저드를 가로질러야 하는 홀이 몇 있다. 주변에 병풍처럼 두른 산이 없어 탁 트인 개방감이 일품이다. 어디서 본듯하다 싶었더니 해남 솔라시도CC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베트남에서 가장 긴 골프코스로도 유명한 이곳 역시 국제 토너먼트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신규 코스인 만큼 로커와 카트, 클럽하우스 등의 시설이 한층 깔끔하다. 이곳의 클럽하우스 식사는 꽤나 정갈하다. 우리는 2번의 점심식사를 이곳에서 했는데 두 번 다 만족스러웠다. (다만 음식의 양은 다소 적다. 베트남 사람들이 소식한다더니 60~70대 골퍼들도 여기저기서 추가 주문을 했다)

 


 

산이든 바다든 뭣이 중헌디?
실제로 FLC 하롱베이와 투안차우CC는 하이퐁 지역 골프투어의 대표 구장 2곳이다. FLC에서 묵으면서 투안차우를 한 번씩 다녀오는 경우가 많은데, 오전에 FLC 하롱베이에서 산을 타고, 오후에는 투안차우에서 광활한 평야(?) 지대에서의 시원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서로 ‘사맛디아니한’ 두 코스를 번갈아 즐기면 “이게 바로 골프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롱베이 섬 투어나 선착장 인근에 위치한 동남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를 다 가지는 못하더라도 리조트 내 수영장 시설만이라도 잘 이용하면 골프 일정만 빡빡하게 잡는 것보다 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특히 돌아오는 날 체크 아웃 후 심야 항공편이 예정됐다면 하롱베이 섬 투어도 좋지만, 한가롭게 마사지를 받고,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