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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칼럼] 해빙기 골프 안전사고 예방, 골퍼 스스로 안전 진단하자

해빙기 골프, 도처에 위험요소

안전사고 예방은 스스로 진단하고 지켜야

 

지난겨울, 철원이 영하 16.4℃, 서울은 영하 15℃, 강원도 설악산은 영하 26.3℃까지 떨어져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20℃를 밑돌았다. 이는 중위도까지 내려온 북극 한기가 중국 북부와 일본에 기록적인 한파와 눈 폭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 한파의 절정을 지나고 예년보다 추운 날씨인데도 올봄 기상청 날씨누리 예보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따뜻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한낮의 기온이 큰 폭(영상 15℃)으로 오르면서 설이 지난 2월은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 2.4.)과 우수(雨水, 2.19.)의 절기를 지나는 2월 하순부터 해빙기에 접어든다. 해빙기에는 겨우내 얼었던 땅속 수분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져서 낙석이나 지반침하의 위험이 커진다. 골프장에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골퍼 스스로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에 관심을 가질 시기다.

 

WRITER 이원태

 

해빙기 안전사고 ‘배부름 현상’ 때문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환절기에는 지반이 동결과 융해를 반복하면서 겨우내 언 땅이 봄기운에 녹기 시작한다.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이 얼어붙으며 토양이 평균 9.8%가량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골프장에 있는 좁은 경사지나 축대와 옹벽은 해빙기가 되면 벽체가 떨어져 나가거나 지반은 약해진다. 이 배부름 현상으로 인한 지반침하 시기에는 워터 해저드 익사 사고나 카트 추락 등으로 낙상의 위험도 있다.

 

 

해빙기 골프장 익사 사고 사례
종종 보도되는 해빙기 골프장 익사 사고는 많은 골프인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월 인천의 모 골프장에서 50대 A 씨는 연못에 빠진 골프공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얼음이 깨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동반 라운드를 하던 다른 골퍼와 캐디가 구조하려 했으나 손쓰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급히 도착한 119구조대가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수년 전 3월 경북 청도 모 골프장에서 50대 B 씨도 골프공을 주우려고 연못에 들어갔다가 익사 사고로 숨졌다. 해빙기에 녹은 언 땅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물에 빠진 사고였다. 연못의 깊이는 2.5m에 불과했지만, 연못 안에 설치한 방수포가 워낙 미끄러워 수영을 잘하는 골퍼들도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한 곳이었다. 


대개, 골퍼들은 워터 해저드를 그저 작은 연못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워터 해저드에 설치된 방수포는 매우 미끄러워서 한번 빠지면 스스로 탈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특히 해빙기에는 바닥이 미끄러워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어서 해빙기에는 절대 워터 해저드에 내려가서는 안 된다.

 

특히 골프장 해저드는 겨우내 얼어 있다가 조금씩 해빙이 되면서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칫 볼을 찾겠다고 잘못 들어갔다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손잡이 안 잡았다가… 카트 추락 사고
신년 연초 첫 주말 경기도 여주의 한 골프장에서 60대 C 씨가 카트를 타고 이동 중에 급경사의 비탈길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바람막이 상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가 커브 길에서 카트 도로로 굴러떨어졌다.


경기 진행요원과 동반자들이 신속히 현장 응급조치(머리 손상으로 인한 경추 부상)를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서 치료하였지만, 아직도 뇌 손상 후유증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지만 않았어도 이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동차 사고 대부분이 경추 손상으로 이어지는데 라운딩 중에 경사진 비탈길을 이동하는 카트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인한 신체 손상도 자동차 사고로 인한 신체 손상의 정도와 비슷하다. 지난 일이지만 경기도 가평의 모 골프장에서는 급커브길을 돌던 카트에서 떨어진 골퍼가 계곡으로 추락해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의 모 골프장에서는 카트에 탑승한 채 내기에서 딴 돈을 세던 플레이어가 카트가 급커브를 트는 바람에 추락해 뇌진탕으로 인한 뇌사 상태로 있다가 결국은 사망했다. 경기도 포천의 모 골프장에서는 아마추어 골퍼가 카트를 몰고 가다가 운전 부주의로 2.5m 깊이의 연못에 빠져 익사한 사고도 있었다. 

 

 

피해자 과실, 40%까지 나와
지난해 겨울 혹한의 날씨에 용인 모 골프장에서 한 골퍼가 파 5홀의 티샷이 왼쪽으로 심하게 훅이 나자, 동반자의 티샷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골프공을 찾기 위해 재빠르게 페어웨이 사면의 경사진 길을 뛰어 내려가다 15m의 심한 경사지에서 추락했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한 손은 아이언 골프채를 잡고 있다가 미끄러졌고, 전치 6개월의 머리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곳에는 위험 고지 표지도 없었고, 경기 도우미(캐디)가 위험을 알릴 시간도 없었다. 이 사고로 골퍼와 골프장은 책임 소재를 놓고 아직도 지루한 분쟁을 하고 있다. 


이 골퍼는 골프장을 상대로 안전 주의 표지 의무 불이행과 캐디의 주의사항 고지 의무 불이행을 근거로 변상을 요구하고, 골프장 측은 상당 부분의 본인 과실을 주장하며 최소한의 보험처리만을 고수하고 있다. 


카트 사고의 경우는 카트를 자동차로 보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자살행위 등으로 면책이 되지 않는 한, 골프장 운영자의 과실로 운전자인 경기 도우미(캐디)에게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겨울철 카트 사고의 대부분인 골퍼가 카트의 손잡이를 잡지 않은 ‘안전 주의의무 위반’의 경우는 피해자 과실이 40% 인정돼 골프장 운영자 책임이 줄어들 수는 있다. 카트 사고가 카트 도로의 관리나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면 골프장 운영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골퍼가 카트의 손잡이를 잡지 않아 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40% 피해자 과실 책임이 있다.

 

 

해빙기 골프장 안전표지 고지  
첫째, 골프장에서는 지반 침하지역이나 골프공 낙하지점에 심한 경사지가 있는 곳에는 ‘추락’ 또는 ‘접근금지’ 표지판이나 안전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 


둘째, 절개지, 옹벽, 암반 등에서 반복된 결빙과 해빙으로 토사가 흘러내려 위험이 예견되는 지역에도 사전에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셋째, 우산을 쓰기가 곤란할 정도의 강풍(순간풍속 10㎧ 이상)이 해빙기에 발생하는 빈도가 32.5%나 되니, 강풍으로 인한 골퍼의 위험지역에도 사전공지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서 2월 23일을 ‘현장점검의 날’로 정해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일제 점검하고 있다. 이를 본보기로, 골프장에서도 해빙기(2~4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골프장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해빙기 골프안전은 각자의 몫
해빙기를 지나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42%, 한국갤럽조사)이다. 골퍼도 본격적으로 골프 시즌을 준비하면서 비거리 향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처럼, 골퍼 스스로가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에도 관심을 갖고 안점 점검을 하는 습관이 있어야 한다.

 

 

첫째, 추위에 따른 개인의 안전사고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빙기는 기상 이변이 많은 시기이기에 날씨가 따뜻하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라운딩을 나섰다가, 갑자기 불어오는 찬 바람에 곤욕을 치른다.

 

바람에 시린 손과 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양손 장갑과 두껍지 않은 모자나 가벼운 목도리가 필요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자칫 컨디션에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거나, 얇은 내의를 입고, 추위를 심하게 타는 골퍼라면, 추가로 휴대용 핫팩을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언 땅이 녹으며 물기를 머금은 잔디밭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손을 포켓에 넣고 이동하는 골퍼에게는 미끄러지는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이동 시에는 양손에 장갑을 끼고 손을 포켓에 넣지 않도록 한다. 또한, 물기를 머금은 미끄러운 계단은 골퍼에게는 또 다른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장소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반드시 앞꿈치로 걸어야 한다. 


잔설이 있는 울퉁불퉁한 지면은 공을 원하는 위치에 제대로 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어드레스를 할 때는 먼저 바닥을 고르게 다져야 한다. 아울러 겨우내 묵혀두었거나, 오랫동안 신지 않은 골프화는 밑창을 미리 손보고 이동 시에 미끄러짐이 없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 안전점검하는 습관이 최고
둘째, 카트 이동 시에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한다.

카트길이나 배수로의 바닥이 지반침하로 인한 이상 징후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이동한다. 우리나라 골프장 대부분은 산악지역으로 좁은 페어 웨이, 경사와 굴곡이 많은 카트 도로와 경사로 인해 카트 추락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해빙기의 늦추위에도 카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손잡이를 꼭 잡도록 한다.


셋째, 심혈관질환 예방 및 골절사고에 주의한다. 해빙기 골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골퍼가 스스로 주의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얼었던 땅이 녹아 봄철에 발생하는 미끄러짐과 낙상으로 인해 손목, 발목, 허리, 팔꿈치 등의 사고에 대비하여 골프와 관련된 상해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환절기에 자주 발생하는 뇌·심혈관 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라운딩 전에는 충분하게 스트레칭을 하도록 한다. 안전한 골프를 구현하기 위해 “골프장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상기하며 매너있는 골퍼가 되도록 하자.


혜민 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제목과 같이 대한민국 골퍼들은 더 안전한 라운드를 위해 비거리 향상에 전력 질주할 때가 아니라, 잠시 멈추어 주위를 돌아보는 안목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진단과 처방을 통해 즐겁고 안전한 골프를 위해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가 존경하는 액티브 시니어 골퍼가 있다. 골프가방에 언제나 여분의 티와 마커. 그린 보수기를 휴대하면서 라운드를 즐긴다. 18홀 내내 재미있고 풍부한 골프 유머로 동반자는 물론 캐디까지 즐겁게 만든다.

 

싱글 골프 수준이지만 전반 9홀에서는 아무리 상대방이 백 돌(100타수)이라도 골프에 대해 조언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단점 대신 장점을 찾아 칭찬한다. 멀리건(mulligan)과 기브(OK 또는 컨시드)를 남발하지 않아도 타수가 평소보다 5타는 줄어든다는 것이 그와 골프를 함께 친 동반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2023년부터는 골프를 대하는 태도로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골프 매너를 갖추도록 하자. 프리미엄 클럽 에이스의 벽면에는 이런 글이 부착되어 있다. “노년엔 로우 핸디캐퍼(핸디캡(handicap)이 10 이내의 골프)보다 매너 골프가 환영받는다”, “매너 골프의 기본은 안전한 골프를 뜻한다”, “해빙기에 골프 3계명을 기억하면서 라운드를 즐기자. 첫째 : 동반자를 배려하면서 안전한 골프를 즐겨라! 둘째 :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골프를 즐겨라! 셋째 : 젊은 골퍼와 소통을 하면서 골프를 즐겨라!”


2023년 계묘(癸卯)년의 토끼를 뜻하는 묘(卯)자의 형상은 두 문을 활짝 열어놓아 상서롭고 평안한 기운이 들어오는 모습이다. 계묘년에 골퍼는 2023년이 주는 이 두 가지 기운을 ‘건강’과 ‘안전한 골프’의 화두로 삼아 즐겁고 안전한 골퍼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