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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주 하고 싶은 거 다 해버려” 욕심쟁이 박희주 프로

연중 인터뷰 〈미디어프로를 만나다〉⑦

‘미디어프로’는 기존에 티칭프로.투어프로로만 나뉘던 골프 전문가 그룹에 새로 생긴 직업군이다. 미디어프로는 요컨대 골프를 전문적으로 익힌 엔터테이너들이다. 투어를 병행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레슨부터 기업 행사나 방송 활동,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 광고 모델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디어프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수요와도 맞아떨어진다. 물론 미디어프로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전향해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 미디어프로들을 골프가이드가 만나본다.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2022년을 돌아보며 박희주 프로는 “희노애락이 가장 많았던 한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사업’에 눈을 뜨고 있다는 그는 ‘미디어 프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딘가에 출연하고 어떤 캐릭터를 잡는 쪽보다는 사업가의 면모를 물씬 풍긴다. 박희주는 따로 ‘롤 모델’이 없다. 자기가 상상하는 ‘5년 후의 내 모습’을 롤 모델로 삼고 싶다고 말한다. 문득 궁금해졌다. 박희주의 꿈은 뭘까.

 

제28회 한국골프선수권 우승
SBS golf 박카스배 우승
SBS golf 박카스배 단체전 우승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골프선수권 우승
서울특별시 협회장배 우승
서울특별시 협회장배 단체전 우승
서울특별시장배 우승
KESGA 녹색드림배 우승

 

어느 날 ‘딸 천재’가 된 아버지
“아빠 바라기였던 게 계기랄까요.”
박희주 프로가 처음 골프에 입문한 건 아버지의 ‘소홀함’을 느낀 게 시작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에 덥석 “아빠!”라고 외쳐서 어머니의 질투를 유발했을지도 모를 아빠 바라기였다고.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잘 놀아주던 아빠는 갑자기 ‘딸 천재’가 됐다.


“어릴 때 아빠를 정말 많이 따르고 좋아했는데, 어느 날부터 아버지가 퇴근하시고, 여가시간을 저랑 안 보내주는 거예요. 저녁 식사만 얼른 하시고 다시 외출하시는 날들이 많아졌어요.”


어린 박희주는 궁금했다. 그렇게 아버지를 졸라 따라나섰다가 도착한 곳이 골프연습장이었다.

우연히 아버지를 따라갔다가 입문한 박희주는 11살이 되던 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자연스레 프로의 길로 접어들다 보니 업이 됐다.


골프가 좋은 건 반성의 스포츠라서
“골프는 오로지 나와의 소통으로 나 자신과 싸우는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만들어줘요. 그런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성장’으로 연결되는 면이 참 매력적이죠.”

 

골프의 매력은 골퍼마다 가지각색이지만, 꽤 많은 프로가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라는 답변을 한다. 사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도 비슷한 답을 하는 이들을 꽤 종종 만나곤 한다. 물론 ‘골프가 미울 때는?’이라는 질문에도 답은 비슷하게 나온다.


“욕심내는 순간, 또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 그 결과가 너무나도 크게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점요(웃음).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장이 아주 넓어서 답답한 도시 생활을 하다가 필드를 나가게 되면 속이 뻥 뚫리는 묘미가 있죠. 대신 항상 마인드컨트롤을 잘 해야 하며, 방심과 욕심을 잘 다스려야 하는 스포츠잖아요. 그래서 가끔 너무 미워요.”

 


나는 욕심쟁이, 뜨거웠던 2022년
박희주는 스스로 ‘욕심쟁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란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욕심이 정말 많았다고. 우승 경력이 많은 것도 그 덕분은 아니었을지.

 

“골프라는 주제를 가지고 해보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아요. 골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입혀서 해볼 수 있는 모든 일을 벌여보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들어 ‘사업’에 눈을 뜨고 있다는 박희주 프로는 ‘미디어 프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어딘가에 출연하고 어떤 캐릭터를 잡기보다는 사업가의 면모를 물씬 풍긴다.

 

“시즌이 끝나서 스윙을 다듬기 위해 찾아주시는 회원님들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레슨을 주로 하고 있고 또 올해 들어 ‘사업’에 관심이 커졌어요.”

 

그는 미디어 프로로서 ‘새로운 경험’에 목마르다. 동시에 작게나마 스스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든다는 목표가 생겨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미 박희주의 2022년은 스케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시간을 보내야 했을 만큼 뜨거웠다.

 

2022년을 돌아보며 그는 “희노애락이 가장 많았던 한해”라고 말했다.


“한 줄 요약한다면 ‘열심히’ 지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았고, 즐거웠던 일만큼이나 힘들었던 일도 많았어요. 대신 인생에서 제일 많이 배우고 성장했던 한 해였던 것 같아서 후회는 없어요.”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에 ‘잠깐 쉬고 싶어요’라고도 할 법한데 그의 2023년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 2월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세분화 된 가이드를 짜고 레슨 영상 제작에 많은 시간을 써 볼 계획”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벌써부터 봄의 생기가 가득하다.

 


“투어 생활엔 미련 없어요”
〈미디어프로를 만나다〉 코너의 공통 질문 중 하나가 ‘투어에 대한 미련’을 묻는 질문이다. 실제 선수 시절 성적을 떠나 “미련이 없어질 때까지 해봤다”는 프로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박희주도 “워낙 어렸을 때부터 투어 생활을 해서 그런지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아쉬웠던 경기가 있느냐는질문에도 “항상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기억에 크게 남는 아쉬웠던 경기는 딱히 없다”면서 “대신 가장 기억에 남는, 좋았던 경기라면 첫 우승을 하던 경기”를 꼽았다. 선수 시절 힘들었을 때는 없었을까.


“유독 숏 퍼트가 남았을 때만 마치 입스에 걸린 듯 몸이 굳고, 실제로 결과도 매번 나빴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조금 좌절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제 프로님께서 솔루션을 주셨죠. 제가 많이 존경하던 분이에요.”

 

숏 퍼트 입스는 프로, 아마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다. 그 솔루션이라는 게 궁금했다.

 

“어드레스할 때 시야에 홀컵이 들어오게 하지 말고, 볼이 굴러갈 방향에 작은 점 하나를 찍고, 그 점만을 주시하면서 볼을 굴리라는 팁이었어요.”


당시에도 숏 퍼트가 눈에 띄게 개선된 조언이었지만, 지금도 박희주가 중요한 숏 퍼트를 앞두면 떠올리는 방법이다.

 

최나연의 ‘말잇못’ 지금은 이해해요
“16~17살 때쯤으로 기억해요. 그 시절 가장 선망하던 최나연 프로님과 함께 라운드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어요. 어린 마음에 함께 라운드하며 최나연 프로님께 ‘프로님은 골프가 재미있으시냐’고 여쭤봤어요(웃음). 프로님께서는 약간 당황해하시며 웃기만 하셨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웃기만 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조금 씁쓸하기도 하지만 모든 일이 업으로 삼게 되면 즐길 수만은 없는 것 같고 높은 위치에 계셨던 만큼 유지를 하기 위해서 많은 힘듦이 있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박희주가 골프를 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여러 가지 중 한 장면이다. 특히 요새 그때의 기억이 종종 떠오른다.

 

 

눈이 펑펑 오던 날의 레슨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은 다 같을 거예요. 믿어주시고 열심히 따라와 주시는 회원님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죠.”


박희주가 레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서툰 부분이 많았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박희주는 당시 그를 100% 믿고 정말 열심히 따라오려고 노력했던 한 회원을 떠올렸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나오던 회원이었다. 항상 레슨 시간 30분 전에 도착해 미리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말이다.

 

“당시에는 인도어에서 레슨하던 때인데 한겨울 눈이 펑펑 오는 날에도 함께 레슨을 진행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춥다, 힘들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이 컸죠. 아직도 가끔 생각이 나서 안부 연락을 하곤 해요.”

 


드라마에도 데뷔한 미디어프로?
지난해 6월,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에서 짧게나마 드라마 촬영을 경험했다.

 

“우선 처음 경험해보는 일이라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촬영했어요. 모든 스탭분들과 감독님께서도 첫 드라마 촬영인걸 감안하시고, 친절히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주시고 도와주셔서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당시엔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됐다는 박희주 프로는 촬영을 마치고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마저 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생각보다는 드라마 촬영이 체질(?)에 맞는 느낌이기도 했다”며 웃었다.

 

“막 리허설을 끝내고 본 촬영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촬영이 잠시 중단이 됐는데, 아무래도 비가 오면 스탭분들의 고생이 커지잖아요. 촬영이 지연되다보니 ‘한 번에 씬을 마무리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촬영 씬은 필드에서의 실제 드라이버 샷이었다. 스윙도 스윙이지만, 볼이 날아가는 장면까지 화면에 담겨야 했다. 미스샷이 나거나 구질이 나쁘면 NG였다. 다행히 한 번 만에 “너무 좋은 굿샷”이 나왔다.

 

“촬영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팀장님과 ‘그래도 프로로서의 모습은 확실히 보여준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며 서로 뿌듯해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끝이 좋았으면 다 좋은 거죠, 뭐(웃음).”

 

순간의 일상 속에서 행복 느끼기
“주 4회 한 시간 이상 운동하기, 주 2회 3시간씩 독서하기를 꾸준히 이어나가기로 했어요.”
올해도 ‘무진장’ 바쁠 예정인 박희주의 신년 목표다. 작지만 당장 실행할 수 있고 꾸준히 지켜낼 수 있는 목표를 세웠다고.

 

그의 일정표를 봤을 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조용히 응원하기로 했다. 박희주가 생각하는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들었기 때문이다.


“제 기준에서 완벽하게 이뤄낼 자신이 있을 때만 시도를 하는 게 약점이에요. 대신 한번 시작하면 남들보다는 완벽하게 이뤄내는 게 제 강점입니다. 저는 자신 있어요!”

 

박희주는 따로 ‘롤 모델’이 없다. 자기가 상상하는 ‘5년 후의 내 모습’을 롤 모델로 삼고 싶다고 말한다. 문득 궁금해졌다. 박희주의 꿈은 뭘까. 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

 

“글쎄요…‘꿈’이라면 너무 포괄적 일 수 있지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것 그게 제 바람인 것 같아요. 물론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요소가 다르니 쉽진 않겠죠? 매 순간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게 가장 값지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 말대로다. 한때 ‘모든 순간에 이름을 붙이자’는 좌우명으로 살았던 에디터이기에 그 꿈을 온전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소홀했던 좌우명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박희주 프로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응원, 아니 기원하기로 했다. 다 이루어지라고. 박희주 프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KLPGA 프로 박희주입니다. 저는 현재 레슨 활동을 주로 하고, 다양한 방면으로 미디어 프로로도 활동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점점 더 자주,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뵐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지켜봐 주세요!


Q 자신의 MBTI는?
원래 성향은 I에 가까운 것 같은데 레슨 일을 하다 보니 바뀐 것 같아요. 놀 때는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데 직업상 스케줄 근무를 하다 보니 항상 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어서 J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Q 골프 외 다른 취미가 있는지? 혹은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전에 승마를 배웠던 적이 있는데 동물을 아주 사랑하고 또 말을 너무 좋아 해서 조금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하고 싶어요. 다른 하나는 요즘 주변에서 서핑을 많이 추천해주셔서 여름에는 기회를 한번 만들어 서핑에 도전해 보려고요!


Q 올겨울 해외여행을 한다면 가고 싶은 여행지와 이유는?
따뜻한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요. 저는 겨울이 너무 싫어요. 항상 겨울마다 가던 태국도 괜찮을 것 같아요.

 

Q 코로나19 한창일 때 보다는 골프 열기가 다소 식은 것도 같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는지.
확실히 어린 친구들과 입문자분들의 유입이 적어졌다는 걸 느껴요.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한창 골프를 열심히 배웠던 친구들이 이제는 다른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 같아요. 확실히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보다는 골프 인구가 많이 줄어든 것을 체감합니다.


Q 아마추어들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내년 봄 라운드에서 일취월장할 수 있을까. 팁을 준다면?
아무래도 국내에선 추운 날씨 탓에 라운드하기가 어려우니 짧게라도 해외로 나가 한국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실전연습과 숏 게임 향상에 집중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스윙점검을 하며 준비를 한다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실전연습과 숏 게임 연습 환경으로만 봤을 땐 한국과 비교를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Q 최근 입문자들이 많아지면서 한편으로는 ‘매너’ 논란이 이어진다. 프로로서 입문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매너(에티켓)가 있다면?

중요한 매너들이 많지만 저는 필드에서의 플레이 속도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속도가 너무 느리면 앞 팀과 간격이 멀어지고 동반자분들은 물론 골프장 내에서 라운드를 하고 있는 다른 여러 골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머리 올리러 나가시는 회원님들께 첫 라운드에서는 공을 치는 시간보다는 달리기하는 시간이 더 많으실 수도 있다고 미리 말씀드리죠(웃음).


Q ‘명랑 라운드’는 나갈 기회가 좀 있는 편인지? 주로 함께 하는 동반자들은 누구?
시즌 때는 주로 필드 레슨을 많이 다니게 되니 기회가 많이 없어요. 가끔 부모님이나 친척분들께서 초대를 해주시면 맛있는 것도 먹으며 편히 실컷 즐기다 오는 것 같습니다.


Q 딱 한 번 누구든 함께 라운드할 수 있다면 같이 가고 싶은 동반자 3명과 이유는?
빌 게이츠, 타이거 우즈, 서예지 배우님!
빌 게이츠는 제가 존경하는 인물이고, 타이거 우즈는 ‘골프의 신’이니까, 서예지 배우님은 팬으로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심으로(웃음).

(‘드라마 촬영을 경험해본 골프 프로이자 사업가를 꿈꾸는 박희주’ 를 3줄 요약한 것 같은 기분은 나뿐인가, 편집자 주)

 

PHOTO S&A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