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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 2023년 미래 경쟁력은 생물 다양성에서… “이대로면 결과는 뻔하다”

생물 다양성은 이제 인류 생존의 전제조건

 

올해는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 정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전 세계가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전력투구를 할 채비를 갖추는 건 ‘생물 다양성’이 이제 ‘국가 경쟁력’을 대체하는 단어나 다름없게 됐기 때문이다.

 

WRITER 이승엽

 

 

6번째 대멸종 진행 중?
지금까지 전 지구적인 생물 다양성 역사와 현대 생물 다양성의 기원에 대한 해석은 화석 기록에 주로 의존해 왔다. 이를 통해 지구 생명체가 지난 5억 년 동안 적어도 5번의 대멸종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페름기 말에 일어난 사상 최대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때는 해양 생물 종의 96%가 멸종했고, 지구 생태계는 붕괴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억5천만 년이 지난 현재 바다 생물 다양성은 지구 역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이 자연에 과도한 영향을 주면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엔에 따르면 최근 100년간 1만 년 안에 멸종될 만큼 많은 종이 사라졌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생물 종의 25%가 오늘날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고, 브리스톨대학 마이크 벤튼 교수는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예상되는 생물 다양성 손실을 회복하는 데 수백만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후·환경 등에 관한 많은 전문가의 가설들이 현실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 역시 멸종이라는 단어를 상상하기엔 이르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면서도 멸종에 준할 만큼 험난한 지구의 위기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가정에는 공감한다.

 

 

코로나19도 생물 다양성 문제?
필자는 코로나19를 생물 다양성의 문제에 관련지어 접근해 보았다. 모든 지구상의 생물은 각자 자기들의 영역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변화에 적응하며 스스로 변화 내지는 진화를 거듭한다. 거기에 생물들은 각자를 지켜내기 위한 여러 유익균과 세균들을 보유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는 격변하는 지구의 기후나 환경, 생태계의 먹이 사슬에 적응하면서 나름대로들 보유하고 있던 유익균이나 바이러스들이 성장, 진화, 또는 비정상적인 변화를 겪으며 변이된 것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가설이 사실이라면, 이상 기후나 지구의 환경변화는 앞으로도 무수한 바이러스의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건 자명하다. 우리 인류는 우리로 인해 발생할 기후와 환경의 변화로 발생할 바이러스의 무수한 변이를 감당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바이러스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토착화되는 것을 막아내고 우리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물 개체군 평균 69% 감소
‘지구 생명 보고서 2022(Living Planet Report 2022)’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 다양성 감소위기를 알리고, 생물 다양성 상태와 생태계의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지구 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LPI)를 통해 실제 생물종 변화를 수치화한 내용이 담겼다.

 

전 세계 5,230종의 생물 종을 대표하는 3만1,821개 개체군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지구 생명지수’를 분석한 결과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69% 감소했다. 특히열대 지역에서 관찰된 야생 척추동물 개체군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아마존 등 열대지역으로 구분되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은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94% 감소했다. WWF는 “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인 열대 지역의 감소세는 자연 생태계가 처한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발표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WWF 사무총장은 “지구 생명보고서는 기후위기, 생물 다양성 위기라는 상호 연결된 위기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충격적인 수치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며 “자연의 손실 추세를 회복으로 전환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구현하려면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금융기관, 환경문제 대응 나섰다
세계자연기금(WWF)을 비롯한 전 세계 90개 환경단체와 싱크탱크 등이 각국 금융기관에 환경문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WWF 한국본부는 15일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파괴를 ‘복합위기’로 인식하고, 이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막기 위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WWF 주도하에 전 세계 관련 기관이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관에 보내는 공동성명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현재 규모의 환경 파괴가 지속하면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2조7천억 달러(약 3,765조 원)의 경제 손실을 보게 된다. 지구 평균 온도가 2.5℃ 상승할 경우 최대 24조 달러(약 3경 3,500조 원) 가치의 자산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성명서는 중앙은행과 금융감독기구에 다음을 요구했다.
❶ 2030년까지 생물 다양성 손실에서 회복으로의 전환,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1.5℃ 이내 제한, 탄소 중립 실현을 금융감독당국의 핵심 임무로 다룰 것

❷ 활용 가능한 모든 금융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유도할 것
❸ 감독 대상금융기관들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상세한 대출.투자.인수 계획을 수립하도록 관리.감독할 것
❹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제활동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이와 관련된 담보 체계를 수정할 것

 

생태계 서비스, 돈으로 환산하면 ‘1인당 151만 원’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우리나라 산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를 평가한 결과, 수자원 함양 서비스 18조5천억 원, 정수 서비스 6조2천억 원, 토사 유출방지 서비스 13조5천억 원, 토사붕괴방지 서비스 4조7천억 원, 대기 정화 서비스 16조8천억 원, 산림휴양 11조7천억 원, 야생동물보호 1조8천 억원 등 모두 73조2천억 원으로 산림 생산물 총액의 18배에 달하는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총생산액의 7%에 상당하는 가치로 국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151만 원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좀 더 다양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하여 인공 새집에 사는 박새의 해충구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인공 새집 한 개가 연간 약 48만 원어치의 효과가 있고, 제주도의 제비 10만 마리는 약 20억 원의 해충구제효과를 올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삼성에버랜드에서는 펭귄 사육비용을 계산한 결과 1마리당 222만 4,500원이 들지만, 경
제적 효과는 737만 5,000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생물 다양성은 곧 ‘국가 경쟁력’
“생물다양성협약은 생물 다양성의 보전, 생물 다양성 구성 요소의 지속 가능한 이용, 유전자원 이용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목표로 한다. 이는 자원 및 기술에 대한 모든 권리를 고려하고, 적절한 자금을 이용하며, 유전자원에 대한 적절한 접근과 유관 지식의 적절한 이전을 포함하여 이뤄진다.”


생물다양성협약은 3대 ‘리우 협약’ 중 하나로서,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환경개발회의, 일명 ‘지구 서밋’의 결과물이다. 1993년 말 발효되었으며 현재 194개 당사국(193개국 및 유럽연합)이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는154번째 회원국이다. 생물다양성협약의 국제적 실행을 위해 협약의 당사국들은 1994년부터 매년 당사국총회를 개최하여, 협약의 국가별 이행과 국가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 10월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고유생물자원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생물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대한 새로운 국제협약의 이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제기됐다.


우리나라의 ‘국가 생물 다양성 전략·이행계획’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산림청 등 11개 부처 공동으로 마련하여 2009년 6월 2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산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얼마?  
EU의 지원을 받는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의 경제학(TEEB)’이라는 연구 그룹에서는 열대림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식량, 물, 원자재, 유전자원, 의약 자원 등의 자원제공 서비스, 공기 정화, 기후조절, 수자원 조절, 폐기물 처리와 정수, 침식방지 등의 조절 서비스, 휴양과 관광기회를 제공하는 문화 서비스를 평가한 결과 10,000㎡(1ha)당 평균 6,120달러, 최대 16,362달러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해보면 환율에 따라 다르나, 대략 평균 7백만 원, 최고 1,900만 원이다. 한편 우리 산림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1ha당 11,488,210원으로 열대림의 평균보다는 많고 최고치보다는 작게 나타났다.


‘백두대간 시드볼트’ 성과도 있었지만…
앞서 언급한 부처별 추진전략은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계획의 결과 중 하나로 전 세계 단 두 곳만이 존재하는종자보관소인 ‘백두대간 시드볼트’가 만들어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핵전쟁과 같은 대재난, 대재앙에 맞서 식물유전자원을 보전하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대비하기 위해서 건설된 세계 최초의 야생 식물 종자 영구저장시설이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서부터 반입되는 외래종으로부터 토종 생물 종자를 지켜내는 근본적 사태는 막아내지 못해 우리의 생태계는 관리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우리의 종자가 멸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설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우리 국토 전역에 존재하는 생물의 다양성을 지켜내는 일에 더 적극적이어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자들이나 일부 환경단체들의 활동만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모두 인정하는 일이니 정부의 적극 개입과 규정의 단호함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유네스코 인정 람사르지역 24곳, 그러나…
국내에는 24군데의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람사르협약 습지가 존재한다. 물론 대단한 일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람사르 습지가 생겨나길 고대한다.


필자는 수개월 전 두 번째 람사르 습지인 ‘창녕 우포늪’에 대해 본지에서 언급한 바 있다. 멸종 위기종이라고 발표된 많은 생물이 존재하는 곳이다. 현재를 사는, 또는 미래의 우리 후손들을 위해 준비된 곳으로 여길 만큼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모든 람사르 습지가 이렇게 관리가 되고 있을까? 필자가 일일이 지명을 하지 않더라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들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개발과 환경의 대립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조화와 화합만이 우리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물계절의 변화, 식생 이동을 비롯한 분포 범위의 변화, 생물 간 상호작용의 부조화, 먹이 사슬 이상에 기인한 번식 및 생장률 감소, 산호초 백화현상 등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으로 등장하고 있다. 질병의 확산, 식량 생산 감소, 작물 경작지 범위 변화, 어장 및 어업 시기의 변화 등이 인간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물 다양성 복원 못 하면 결과는 뻔하다
한국 인구는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과는 반대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구 감소에 의한 자연의 회복에 발맞추어 급속한 인구 증가 및 경제 성장으로 인해 훼손된 생물 다양성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다. 현대의 대멸종은 매우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이 주요 원인인 점에서 이전의 것과 구분된다. 기후변화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은 이러한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만약 생명체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진화를 통한 적응’, ‘생존 가능한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 등과 같은 생존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들은 절멸할 것이 뻔하다.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생물 다양성은 극도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훼손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변화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적극적이고 심도 있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람사르지역의 확대안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강원도 인제군 대암군 정상 인근에 자리 잡은 용늪을 제1호(1997년 국내 최초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로 하여 창녕우포늪(1998),신안장도산지습지(2005),순천만·보성갯벌(2006),제주물영아리오름습지(2006),울주무제치늪(2007),태안두웅습지(2007),전남무안갯벌(2008),제주물장오리오름습지(2008),오대산국립공원습지(2008),강화매화마름군락지(2008),제주한라산1100고지습지(2009),충남서천갯벌(2009),전북고창·부안갯벌(2010),제주동백동산습지(2011),전북고창운곡습지(2011),전남신안증도갯벌(2011),서울한강밤섬(2012),인천송도갯벌(2014),제주숨은물뱅듸(2015),한반도습지(2015),순천동천하구(2016), 문경 둘리네습지(2017), 고양 장항습지(2021) 등 24군데의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람사르협약 습지가 존재한다. 물론 대단한 일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람사르 습지가 생겨나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