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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 칼럼] “이거 대체 뭐죠?” 귀 옆에 난 작은 구멍, 이루공

 

마스크나 보청기를 착용하고 계시는 분 중, 귓바퀴 앞쪽에 작은 구멍이 있는 분들이 있다. 이분들은 귀걸이형 보청기를 착용하게 되면, 일주일 정도 지나 염증이나 통증 때문에 아주 힘들어 하는데, 원인은 바로 그 작은 구멍, 이루공 때문이다.


WRITER 정순옥

 

귓바퀴 앞쪽, 바늘구멍보다 작게 패인 구멍이 있는 사람이 있다. ‘이루공’이다. 구멍이 너무 작아 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속이 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귀속은 아주 예민한 부위기 때문에 조그마한 상처가 생겨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위이기에 이 이루공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귀 앞부분에 난 ‘이루공’이라는 이 구멍은 옹저(癰疽)의 하나로 뾰루지를 이르는 말이다. ‘선천성 이루공 또는 전이개누공’이라고도 하며, 여드름처럼 생기기도 한 이 구멍의 정식 명칭은 ‘이절’이라는 질환이다.

 

이루공을 여드름으로 오인하여 조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뾰루지가 귓구멍을 막아 청력저하나 전음성 난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잦은 염증으로 인해 액체가 흘러나와 냄새가 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자.

 

 

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질환
뱃속에서 태아의 귀가 형성될 때 6개의 덩이가 융합되어 완전한 귀 모양을 갖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융합에 이상이 생기면, 귓바퀴 틈새로 이루공이라는 구멍이 생긴다. 따라서 이는 아주 가벼운 선천성 기형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백인보다는 흑인이나 아시아인에서 많이 발생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100명 중 약 2~3명 정도로 나타난다. 세계적으로는 약 2% 정도가 ‘이루공’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루공은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유전인 경우가 많고, 왼쪽 귀 보다는 오른쪽 귓바퀴 앞쪽에 주로 발견된다. 대개 한쪽 귀에 생기지만, 양쪽 모두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모양과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며, 당연히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염증 생기면 통증 심하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통증과 함께 욱신거리고 빨갛게 부어오른다. 이때 모공에서 악취를 동반한 불쾌한 냄새가 나고 손으로 짜보면 여드름과 같은 하얀 진물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땀이 나거나 세수할 때 엄지손가락이 구멍과 닿는 부위에 비누나 세균이 들어가면, 곪아서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이럴 때는 집에서 자가로 소독하고 치료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한 경우 염증 반응으로 인해 귀를 살짝만 만져도 귀 전체가 퉁퉁 붓고 외이도염으로 진행돼 귀 전체가 가렵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두통과 치통을 동반하는데, 극심한 통증으로 수면장애까지 생긴다.


증상 있다면 초기에 적극 치료해야
사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치료나 수술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구멍에서 악취를 동반한 액체가 흘러나오거나, 염증으로 인해 손으로 만졌을 때 아프거나, 세균에 감염되어 고름이 나온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초기에 항생제 복용과 연고, 적외선 치료와 온열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은 이비인후과 또는 성형외과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다. 수술을 받는다면 누공 안쪽 주머니를 포함하여 피부절개 및 함몰부 전체를 제거한다. 만약 염증이 생겼다면 염증 치료를 마친 다음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은 마취 후, 도구를 이용하여 이루공의 길이를 측정한 후 잉크를 주입하여 이루공의 끝부분을 표시한 다음, 주머니 모양의 이루공을 들어낸 후 꿰맨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 겁내지는 말자
이루공은 사실 간단한 시술에 가깝다. 병원마다 비용은 다르며, 전신 마취와 부분마취로 진행된다. 부분마취라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전신 마취는 대학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입원 후 금식 등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어린 아동일 경우 부분마취가 어렵기 때문에 전신 마취를 시행하는 대학병원에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이루공은 선천성 질환이기 때문에 각 보험사 약관에 따라 실비보험을 통해 치료비와 입원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 코드에도 등재된 질환이다. 수술 후 진통제와 항생제, 위장약 등을 처방받게 되며, 실밥 제거는 약 일주일 후 가능하다.

 

당연히 사우나나 찜질방 이용은 불가하며, 머리 감을 때 빼고는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식사도 평소처럼 할 수 있지만, 음주는 염증 재발 우려가 있기에 금주하는 편이 좋다.


위생이 곧 예방이다
평소에는 큰 문제 없는 이루공이지만 이처럼 한번 문제가 생기면 일이 복잡해진다.이를 예방하려면 샤워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비닐 캡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이루공 구멍에 물이 들어갔을 경우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내기보다는 자연건조나, 선풍기 드라이기로 귀 주변을 말리는 편이 좋다. 귀에 자극을 주는 행동이나 오염된 손으로 귀 주변을 만지게 되면 각종 세균에 감염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청결하지 않은 손으로 귀를 만지는 행위는 삼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