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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가성비, 진화한 가심비' 스릭슨이 칼을 갈았다, ZX 마크2 드라이버

슈팅&스핀 프리미어 데이 리뷰
확 달라진 타감, 세련된 디자인 ZX 마크2
'그' 손맛, '그' 소리에 줄어든 백스핀까지 돋보여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스릭슨이 칼을 갈고 나왔다.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여전한 가성비에 끄덕이고, 진화한 가심비에 놀랐던 스릭슨·클리브랜드의 신제품 론칭 기념 체험 행사 ‘슈팅&스핀 프리미어 데이(판교 백야드)’에 다녀왔다.

 

 

슈팅&스핀 프리미어 데이

판교에 위치한 실내 연습장 ‘백야드’는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봐야지’ 별렀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월 7일, 이곳에서 스릭슨과 클리브랜드의 2023년 신제품 체험 행사가 열렸다.

 

단순 시타를 넘어서 클럽과 볼 피팅, 어프로치, 퍼트까지 스릭슨과 클리브랜드의 신제품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이벤트로 사전 예약을 받아 3일간 진행됐다.

 

행사장에 들어서니 이름을 확인하고, 외투를 맡기라는 안내를 받았다. 사실 정확히 어떤 식으로 행사가 진행될지 잘 모른 채 간 탓에, 사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깔끔하게 정리된 행사장 한구석에는 가져간 짐과 옷가지가 겹겹이 쌓여갔다.

 

 

이게 ZX 라고?!

홀린 듯 이끌려 간 첫 코스는 QED가 설치된 시타석이었다. 줄무늬 니트를 맞춰 입은 던롭 소속 ‘클럽 닥터’들이 반겼(?)다.

 

스릭슨 ZX 시리즈 중 특히 ZX5·7 드라이버는 장비에 관심이 좀 있다는 골퍼들에게는 익숙한 모델이다. “샤프트를 사면 헤드를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벤투스, 텐세이 등 최근 가장 핫한 특주 샤프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오랫동안 ‘가성비’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였을까. 그런 ZX 드라이버의 후속작 MK Ⅱ(마크2)에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스릭슨 마크2 드라이버를 건네 받았다.

 

딱 세 번이었다. 세 번 휘두르고 든 생각이 ‘이게 ZX라고?’였다.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행사장임을 알면서도 담당 피터에게 “얼마라고요?”라고 물을 뻔했다. 물론 가격은 대략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가성비 좋았던 건 알고 있었지만

거의 모든 메이저 제조사에서 일제히 2023년형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시점에 시장도 뜨겁다. 문제는 가격이다. 어지간한 드라이버는 100만 원을 호가한다. 코로나19 이후 골프용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것을 감안해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 와중에 스릭슨과 클리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그에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강조하며, 가성비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런 덕에 ‘장비병’이 있는 골퍼치고 스릭슨과 클리브랜드 제품 한번 안 써본 이는 없다.

 

전작인 스릭슨 ZX시리즈는 특히 다양한 샤프트를 특주해도 가격대가 저렴해 여러 스펙을 경험하기 좋아하는 골퍼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더욱이 최근 애프터마켓 샤프트 중 가장 관심도가 높았던 프리미엄 제품인 벤투스와 텐세이를 특주해도 부담없는 가격이 골퍼들의 지갑을 열었다. 사실 헤드 이상으로 퍼포먼스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샤프트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수 없는 조건이었다.

 

 

디자인부터 확 달라졌다

성능을 평하기 전에 디자인부터가 완전히 달라졌다. 같은 ZX 라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실 전작의 레드, 블루, 그린의 3가지 컬러는, 물론 각각 브레이브(레드), 스마트(블루), 다이내믹(그린)이라는 컨셉이 존재했지만, 날로 고급화하는 드라이버 헤드 디자인 트렌드에는 다소 역행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었던 반면, 마크2 드라이버의 외관은 말 그대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했다.

 

유광 카본 패턴을 채택한 전작도 무난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번 마크2에 적용된 올 티타늄에 매트 블랙은 확실히 최근 골퍼들의 선호도를 제대로 저격했다.

 

 

‘그’ 손맛, ‘그’소리가 난다

확 바뀐 디자인보다 더 인상적인건 타감이었다. 아무리 예쁜 채도 타감과 타구음이 받쳐주지 못하면 손이 가지 않는 법이다.

 

전작보다 조금 낮아진 피치의 타구음이 시원하고 견고하다. 두 가지 헤드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ZX7이 좀 더 라운드 형태를, ZX5가 미세하게 길쭉한 형태를 보인다. 그래선지 ZX5 마크2에서 조금 더 풍부한 관용성과 ‘묻어나가는’ 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각종 골프 커뮤니티는 물론, 지난 10월부터 신제품을 받아 쓰고 있는 투어 프로들 사이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본지 레슨에 참여하고 있는 이종수 프로도 지난 10월부터 마크2를 사용하고 있다. 이 프로는 “개선된 타구감과 세련된 디자인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마크2는 특히 스릭슨 고유의 ‘색깔’을 확실히 제시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어? 백스핀을 연습장에 두고 왔나?

시타를 진행해준 김정혁, 오지현 클럽 닥터는 “(스릭슨 퍼포먼스 센터)현장에서도 피드백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마크2 드라이버 시타 현장에서 수치상 가장 눈에 띄게 바뀐 건 백스핀 양이었다.

 

ZX5와 7 마크2 모두에서 1천 대 후반에서 2천 대 초반의 평균 백스핀 양이 기록됐다. 평소보다 500~1,000rpm이 적게 나온 셈이다. 백스핀 양이 높을수록 비거리 손실이 일어나니 그 자체로 비거리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신작 마크2가 전작의 리바운드 프레임과 더불어 스타프레임 크라운으로 비거리 향상을 꾀했지만, 그보다 어지간히 연습해도 잘 줄어들지 않던 백스핀 양 감소라는 부분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결과적으로 ZX5 마크2 9.5° 헤드에 벤투스 TR블루 5S 샤프트를 추천받았다. 물론 두 가지 헤드 모두와 텐세이 1K 오렌지(6S, 5S), 벤투스 TR블루·블랙·레드(이상 5S) 까지 시타했다.

 

오지현 클럽 닥터는 “스릭슨 퍼포먼스 센터에서 좀 더 상세한 분석과 정확한 추천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신제품의 구매 포인트가 다양한 만큼 개별 피팅을 통해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해보시라”고 강조했다.

 

 

투어에서만 사용되던 다이아몬드 볼

드라이버 피팅 코스를 마치니 다시 클럽 닥터가 다가왔다. “볼 피팅을 받을 차례”란다. 최근 퍼터와 함께 볼 피팅 전문점이 눈에 띄는 추세라 구미가 당겼다.

 

최근 스릭슨 볼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높여가고 있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디바이드 볼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Z-Star와 Z-Star XV도 중·상급자들 중심으로 사용률이 높아진 걸 체감할 수 있던 차였다.

 

 

이번에 출시된 건 부드러운 지스타와 단단한 XV 사이를 지향한 ‘다이아몬드’다. 브룩스 켑카를 비롯한 프로들이 사용해 출시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던 Z-STAR 다이아몬드는 사실 투어에는 꽤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버전이다.

 

이번에 출시된 올뉴 Z-STAR 시리즈는 블랙 폰트로 프린트된 지스타, 레드 폰트의 XV, 골드 폰트의 다이아몬드다.

 

슈팅&스핀 프리미어 데이에서는 3종류의 볼을 모두 쳐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타감의 볼을 선택하고, 클럽 닥터의 피팅을 통해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었고, 신제품인 다이아몬드 볼을 추천받았다.

 

 

클리브랜드 RTX6 집코어

볼 피팅을 마치고 디바이드 볼 탑 쌓기 챌린지와 무려 실내에 설치된 벙커를 지나 어프로치 존에 도착했다. 천장에 설치된 빔 프로젝트를 통해 점수판이 준비되어 있었다. 신제품 RTX6 집코어 웨지를 사용해 6~12m 거리에 배치된 홀 근처로 어프로치하는 게임형 체험이었다.

 

집코어의 특장점이라면 그루브 사이의 미세한 ‘마이크로 그루브’다. 19개의 얼티집 그루브로 스핀력을 높이고, 그 사이를 채운 마이크로 그루브가 임팩트 시 볼과의 밀착력을 높여 젖은 러프나 벙커 등 필드의 다양한 환경에서도 정교한 스핀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여기서도 물론 평소 어프로치 샷의 미스 타입(토핑·뒤땅)과 플레이 타입을 바탕으로 바운스와 그라인드 조합(FULL, MID, LOW, LOW+)을 추천받아 체험을 진행했다.

 

미천한 실력과 인조잔디임에도 볼이 스핀을 먹는 모습에 우쭐해지기에 앞서 부드러운 터치감에 최근 골프 커뮤니티에서 집코어에 대한 후기가 좋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HB 소프트밀드, 헌팅턴비치 팀킬하나

클리브랜드 헌팅턴비치가 2016년 출시 이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면서 훌륭한 엔트리 모델이자, 세컨 퍼터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 2020년 출시된 HB 소프트밀드 퍼터 라인업은 주조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바디와 페이스에 정밀 밀링 공정 처리를 해 고급스러운 마감을 자랑했다.

 

2023년형 HB 소프트밀드 퍼터도 이를 이어받았다.

 

슈팅&스핀 프리미어 데이의 마지막 코스인 퍼트 존에서는 투어펏의 프로젝션 시스템을 새로운 HB 소프트밀드 퍼터로 경험할 수 있었다.

 

앞선 코스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상담을 통해 최근 사용하고 있는 반달형 말렛과 유사한 10.5 모델을 체험하기로 했고, 예상을 뛰어넘는 부드러운 타구감과 조작감에 구매 리스트를 또 한 번 업데이트하게 됐다.

 

 

여전한 가성비, 달라진 가심비

2023년을 기해 출시된 스릭슨과 클리브랜드의 신제품들이 공통되게 만족도가 높았지만, 역시 전작 대비 가장 크게 차이를 느낀 건 마크2 드라이버였다. 무릎 수술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마크2를 들고 우승을 차지한 브룩스 켑카만이 아니라, 셰인 로리, 마쓰야마 히데키 등의 톱 클래스 선수들의 선택지를 넓힐 만하다는 감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각 제조사에서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점에서 봄 시즌을 앞둔 골퍼들의 고민이 깊어지겠다. 타사의 신제품들도 물론 각종 해외 리뷰와 커뮤니티 등에서 선방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스릭슨도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성비’ 딱지를 붙인 제품들은 늘 다소의 무언가를 포기해야 했지만, 이번 마크2는 ‘가심비’까지 충족할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스릭슨이 칼을 갈고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