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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시대 키워드는 ‘직결’ “소비자와 직결되지 못하면 도태” 시더스그룹 이상은 회장

"만들어만 놓는다고 소비되는 시대는 끝.
4차 산업 시대, 상생으로 지속가능 만들어야 살아남는다"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을 주창했을 때, 이상은 회장은 충격과 함께 묘한 설렘을 느꼈다. 4차 산업혁명.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이 가장 잘하는 ‘기술’과 ‘소프트파워’로 치고 나갈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한반도는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에서 뒤처진 대가가 무엇인지 뼈아프게 겪었다. 네 번째 산업혁명 시대, 위기와 비극이 반복되는 역사를 뒤집을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조급함마저 들었다. 3년간의 구상끝에 이상은 회장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은 시점이 아닌 ‘흐름’
2016년은 이상은 회장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있던 해다.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이 그것.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기야말로 대한민국이 전 세계를 주름잡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아니 확신이 들었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데 별 체감을 못 한다지만, 산업혁명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A.토인비가 처음으로 사용한 ‘산업혁명’이란 특정한 사건이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약 100여 년간 점진적이고 꾸준하게 변화한 인류의 산업활동 전반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오늘부터 4차 산업 1일 차’처럼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즉, 이제 막 태동기를 겪는 시대이기에 개인의 체감도는 낮지만, 이면에서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찍어내고, 전기와 내연기관이 일상을 바꿨던 것과 같은 기술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4차 산업,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
4차 산업혁명은 빅 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무인 항공기, 3D 프린팅, 나노 기술 등 6대 분야의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 회장의 확신이란 ‘4차 산업이야말로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였다.


“역사적으로 신문물을 받아들여 산업혁명을 만드는 건 국운이 달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일례로 산업화 시대에 기계와 공업 문명을 받아들이는 게 늦어졌죠. 그 때문에 많은 역사적 위기와 비극을 겪었고, 분단의 아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주창된 2016년은 K-팝의 태동이 있던 해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시간은 다소 걸릴지라도 콘텐츠라면 한국도 세계에서도 통하는 걸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중요했고, 사용자들이 들어와 즐길 수 있는 생태계 즉,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필수였다.

 

 

  이상은 회장과의Q&A  

Q 시더스그룹은?
농 . 축 . 수산물 중심의 플랫폼 회사다. 단순하게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결하는 플랫폼이지만, 먹거리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4차 산업의 모든 기술과의 연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4차산업은 한마디로 융합과 공유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유통을 만들어 절약한 비용을 공유하는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향후 우리의 ‘솔루션’ 즉 이 공유 플랫폼 자체를 보급할 계획이다. 2023년에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20개국에 진출하게 된다.

 

 

Q 동남아 지역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필리핀에는 F&B의 체인 사업이 진출하는데 11개 분점을 낼 계획이다. 한국사업자가 사업코드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에는 5대 기업인 방송국을 2개 소유한 AT방글라데시가 시더스와 협력해 4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소개하기로 계약했다. 법률가와 국제 변호사와 함께 문제가 없도록 조율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Q 네덜란드 프린스 그룹, 프리마 그룹 등과도 MOU를 맺었다.
6~70년여에 달하는 스마트팜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그룹이다. 우리 플랫폼의 기반인 먹거리 안정화를 위해 재배 과정은 물론 종자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을 전반적인 부분들을 정리해서 국내 각지에 필요한 품목을 선정하고, 테스트베드를 만들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제공할 예정이다.

 

Q 미국 롱제비티 제품의 전 세계 판권도 획득했다. 롱제비티는 어떤 회사인지.
롱제비티는 라스베이거스를 기반으로 한국인인 짐 송 회장이 30여 년 전 천문학적인 자본을 들여 만든 회사다. 회사명 그대로 치매나 다이어트, 항암 등 인류의 장수를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한다.


Q 어떻게 제휴하게 됐는지.
롱제비티에서도 앞으로의 시장 트렌드는 ‘플랫폼’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시더스그룹의 플랫폼 특징을 보고 제휴를 결정했다. 오너의 결정이 아니라 각 분야별 건강기능식품의 권위자들과 임원들의 심사를 통해 내린 결정이다. 롱제비티는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고, 시더스그룹이 판매한다.

 

판권만이 아니라, 양 사가 합작해 라이베이거스에 컨벤션 센터를 짓는다. 한국 문화와 태권도를 소개하고, 사업적으로는 미국의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태권도시범문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Q 시더스그룹의 솔루션이 가진 차별점이 있다면.
‘지속 가능’한 상생형 공유 플랫폼이라는 점.


과거에는 모든 사업이 ‘경쟁’을 기본으로 했다. 그러니 남이 잘되면 안 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남이 잘 안 돼야 내가 잘 되는 구조다. 그런데 4차 산업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생태계다. 남이 잘되면 나도 잘 되는 구조라는 얘기다. 시더스그룹의 철학과 솔루션의 방향과 같다.

 

우리는 수요가 일어나 가치가 높아지고, 높아진 가치로 분배할 수 있고, 분배된 자원은 소비로 이어지며, 이것이 다시 생산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공급 과잉 시대가 될 4차산업 시대에 우리가 직접 수요를 만들어가기 때문이고, 수요를 끌어당길 수 있다면 분배도 할 수 있게 된다.

 


Q 꿈이 있다면.
결국,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는 인류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다.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적용하는 기준은 기술적 발전이지만, 기술은 목적이 아닌 도구다.

 

본질적으로 인류가 ‘행복’을 추구해가는 과정에 쓰이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는 극심한 경쟁과 도태를 반복했고, 인류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래서 세계 0.1%에 해당하는 부자를 우리 손으로, 우리의 방식으로 배출하고 싶다는 게 꿈이자 포부다. 그저 돈 많은 자본가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부자를 만들고 싶다. 나는 그들이 세대를 거치면서 인류를 위한 인프라에 부를 재투입하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인류가 서로 공유하고상생하면서 각 개인의 품격이 높아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가야 4차산업 시대를 선도할 수 있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플랫폼 수익, 사용자와 공유해야 지속 가능
“사실 플랫폼 사업이 대세가 된 지는 좀 됐죠. 다만 플랫폼의 수익구조를 보면 결국 자본가에게 몰리기만 합니다.”


플랫폼을 활용해 ‘일’을 하는 건 그곳에서 수요와 공급을 하는 ‘우리’이고, 플랫폼을 키우는 것도 ‘우리’인데, 시가총액은 회사의 주주나 CEO들이 가져가는 구조에서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플랫폼을 활용하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플랫폼의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 이른바 ‘미래 시대의 프로토콜 경제 플랫폼’이다.


‘생각의 부지런함’ 미래로 향하는 고속도로 만들 것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한민국의 최대 강점인 소프트파워를 활용하면 전 세계를 공략할 수 있습니다. 시더스그룹이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 자체의 풍토와 체질이 이런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어쩌면 우리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다. 마침 과거와는 달리 우리가 잘 하는 일을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역량도 마련해뒀다. 4차 산업혁명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향후 100년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적으로도 확실히 매진해야 할 주제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어느 날 갑자기 홱 돌아서는 게 아니죠. 미리 포석을 깔아두고 준비해야 합니다. 그 포석 중 하나가 정부의 정책입니다.”


이 회장의 비유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과정을 밟아나갈 ‘고속도로’가 준비돼있지 않다. 치고 나가야 할 시기에 기업은 발목을 잡히고, 경쟁력이 깎여 나간다. 그가 말하는 ‘고속도로’란 국가 정책이라는 ‘인프라’다.


이 회장에 따르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기업이 5%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내면 95%는 ‘공유’로 해결되도록 시스템을 갖춰놨다. 반면 우리나라는 95%를 기업이 부담한다. 이건 결국 결과물의 차이를 만든다. 선진국에서는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되니 파격과 혁신에 도전하기가 더 좋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조금 직설적으로 말하면…”이라고 운을 떼고는 잠시 뜸을 들였다. 이어진 얘기는 오래된 관습에 의해서만 진행하는 제도와 정책들, 얼마든지 산업을 육성하고 선도할 수 있는 국가가 타성에 젖어가는 데 대한 우려와 아쉬움이었다.

 

“공무원 조직이 ‘생각의 부지런함’을 모토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이들의 생각이 게을러지면 결국 도태될 겁니다.”

 


기술·산업은 행복 추구의 도구일 뿐
“4차 산업을 맞이하며 느낀 게 있어요. 우리는 그동안 ‘기술’이 ‘산업’을 만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 회장은 “기술은 물론 실제로 산업혁명이 만들어지는 데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했지만, 인류의 산업이 발달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 쓰인 도구”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기술과 산업의 목적은 곧 ‘행복’을 만드는 데 쓸 도구다.


“1차(산업)에서 추구한 행복은 ‘생존’이었습니다. 일단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기계 산업이 발달했죠. 2차는 ‘안정’. 안정을 위해 전기 산업이 발전했고, 포드 자동차가 전기 산업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면서 산업 경제를 주도했다고 봅니다.

 

3차는 ‘사회적 욕구’ 단계였습니다. ‘연결’로 행복을 추구했기에 네트워크와 인터넷이 발달했죠. 그리고 4차는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의 욕망’을 추구하는 단계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열린 ‘픽미 시대’
이 회장은 “결과적으로 3차까지는 공급이 폭발적인 수요를 못 따라갔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공급 과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 모든 영역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난 ‘픽미 시대’가 곧 4차 산업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은 ‘내게 필요한 것만 콕 집어 선택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인간은 이제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의 욕망을 추구하게 됐죠. 일례로 음식점에 가서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사진을 찍는 일이라는 겁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가 떠올랐다. ‘정말 맛있지만 플레이팅이 별로인 식당’과 ‘맛은 무난하지만 사진 찍어놓으면 기가 막힌 식당’ 중 고른다면 후자를 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결과였다. 세대가 바뀔수록 이 양상은 두드러졌다.

 


 

 

"만들어만 놓는다고 소비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이들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소비자 니즈와 직결해야 생존할 것
그런 4차 산업 시대에 도전하고자 한 이 회장이 낸 솔루션이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결되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렇지 못한 모든 경제 주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앞으로의 경제는 소비자의 니즈를 직접적으로 받아 생산하는 것이 될 겁니다. 기술 면에서 보면 이제는 ‘좋은 것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만드는 데 치중해야 합니다. 만들어 놨다고 소비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걸 빨리 깨달을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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