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6.6℃
  • 구름조금강릉 28.7℃
  • 맑음서울 27.5℃
  • 맑음대전 27.1℃
  • 맑음대구 28.5℃
  • 맑음울산 29.6℃
  • 맑음광주 27.6℃
  • 맑음부산 30.0℃
  • 맑음고창 27.1℃
  • 맑음제주 25.4℃
  • 맑음강화 24.8℃
  • 맑음보은 24.6℃
  • 구름조금금산 26.5℃
  • 맑음강진군 27.9℃
  • 맑음경주시 30.8℃
  • 맑음거제 27.4℃
기상청 제공

<창간 28주년 특별기획> 호황 속에 숨겨진 위기, 골프장 산업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본격적으로 해외 출국 인구가 급감한 가운데,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급격히 증가하면서 2021년에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골프장 매출액 규모 및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이 가운데, 불황으로 수많은 골프장이 폐장을 고려했던 10년 전과 달리 현재 골프장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가 있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은 2023년, 골프장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EDITOR 방제일

 

10년 전 교훈을 잊은 골프장 산업

불과 10년 전, 에디터가 처음 골프와 관련된 일을 했을 시기, 항상 나오던 ‘주제’가 있었다. 바로 ‘골프장 산업의 위기’였다. 지난 2015년 한국 골프장은 400여 개를 넘어섰다. 당시 국내 골프장 숫자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가 골프를 즐기는 인구에 비해 골프장이 많다고 지적했었다. 실제로 몇몇 골프장이 적자로 폐장하기도 했고, 적자로 인한 경영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아니면 존버(끈질기게 버틴다는 은어)의 승리일까. 코로나19로 인해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국내 골프장 산업은 일시적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호황을 맞았다. 이에 일각에선 벌써 김칫국을 넘어 축배까지 마시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10년 전 교훈을 잊고 골프장을 더 지어야 한다고 골프 산업계 종사자들은 주장한다. 물론 ‘부킹 전쟁’을 겪어본 이라면 국내 골프장이 적다고 한탄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10년 전을 반추해 본다면 오히려 위기를 자초하는 꼴일 수 있다.

 

유난히 비싼 국내 골프장 이용료, 대안은 공공 골프장 확충?

체육시설업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수는 2019년 511곳 에서 2023년 534곳으로 4년간 23곳이 늘었다. 골프장을 조성하려면 높은 초기투자비와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며, 대부분 빚을 내서 골프장을 짓는다. 공공 골프장의 경우, 수많은 세금이 투입돼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골프 산업계 종사자들이 골프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친다. 혹자는 현 재 국내에 수요 대비 골프장 공급이 부족해서 골프장 이용료가 지나치게 높고, 신규 골프인구 이탈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지난 5월 발간한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비회원제 골프장의 1인당 주중 평균 이용료가 2019년 12만9,000원에서 2022년 17만4,000원까지 뛰었다. 이는 미국(4만7,400원)과 일본(5만5,400원)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한국레저연구소는 공공 골프장 확충이 이용료 정상화를 위한 대안이라 레저백서에서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레저연구소의 주장처럼 분명 공공 골프장 확충은 골프장 이용료를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미봉책일 뿐이며, 또 다른 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도 있다.

 

레저백서에 따르면, 2010년 전체 골프장의 매출액은 3.2조 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5.7조 원으로 상승했다. 10년간 2.7조 원의 매출액이 상승한 것이다. 물론, 매출액인 만 큼 10년간 물가가 상승한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 그 매출액만큼 골프장의 영업이익도 분명히 늘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한 지난 2020년 골프장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골프장 전체 영업이익률은 31.8%로 폭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골프장을 찾는 방문객의 수요가 예상외로 증가하자, 골프장은 지속해서 골프장 이용료를 올리는 일종의 ‘담합’을 보이기도했다.

 

그러나 ‘권불십년’이라고 했던가.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호황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찾아왔다.

 

가장 먼저 직격탄 맞은 제주 골프장, “나 지금 떨고 있니?”

가장 먼저 위기를 맞은 것은 코로나19 당시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제주 지역 골프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도는 해외 여행이 제한됐을 때 가장 큰 수요를 누린 지역이다. 당시 수많은 여행객이 제주도를 찾았고, 이 중에는 골프 여행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골퍼들도 있었다. 위기는 해외여행이 완전히 풀린 2023년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지난 9월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제주 지역은 올해 상반기 내장객이 20% 가까이 감소하며 전국 6개 권역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액은 9억 2,100만 원이다. 이 적자의 원인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 골프비용이 제주도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골퍼들이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빠져나간 것에 기인한다. 비단 제주도뿐 아니다. 다른 권역도 올해 대부분 내장객 수가 줄어들었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다.

 

골프장 측도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국내 내장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명히 예측했을 것이다. 지역 골프장들은 그동안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호황을 누렸다.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골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 골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저렴하게 골프를 칠 수 있는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골퍼가 늘면서 국내 골프장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불과 10년 전의 골프장 위기로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각종 골프 산업 관련 백서에선 골프장 산업 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부정적 지표를 바탕으로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