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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난청] 수능 금지곡, ‘귀 벌레 증후군’ 극복하는 법

WRITER 정순옥 | ‘수능 금지곡’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평소 좋아하던 곡이 아닌데도
무심코 흥얼거린 순간부터 그 곡이나 소절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일상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게 하는 곡들을 말하는 신조어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듣지 말아야 할 곡들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저 재밌는 농담 같지만, 이런 증상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는 사례들이 실제로 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상상 음악
어느 날 무심코 흥얼거린 노래가 온종일 귓가에 맴돌고,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도 아닌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증상을 ‘귀 벌레 증후군’ 또는 ‘귀 벌레 현상’이라고 부른다. 생소한 용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증상인데, 온종일 같은 소절을 반복해서 흥얼거리다 보면 일단 한 가지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심하면 옆에 있는 사람까지 짜증을 유발하거나, 그 사람에게마저 ‘전염’되고 만다.

 

이처럼 마치 귀에 벌레가 있는 것처럼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통제가 안 된다’고 해서 심리학에서는 ‘상상 음악’ 또는 ‘비자발적 음악의 형상화’라고 할 만큼 흔한 현상이기도 하다.


실제로 얼마 전 고3 수험생이 귀 벌레 증후군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다. 수능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귀에서 떠나지 않는 멜로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청각적 문제나 환청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현재는 이런 증상이 사라졌지만, 꽤나 곤욕을 치렀다.

 

수능 금지곡?
수능 전에 절대 듣지 말아야 할 노래 중 일명 ‘수능 금지곡’으로 지정(?)된 곡들이 있다. 샤이니의 ‘링딩동’이 대표적이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메인테마송인 ‘픽 미’도 추가됐다.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끈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나 가수 비와 태진아가 함께 부른 ‘라 송’도 그중 하나다.

 

CM송도 있다. 새우깡이나 여명 808, 오로나민C의 광고 음악도 한번 걸려들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수능 금지곡이고, 군대 기상나팔 멜로디나 경례 시에 군악대가 연주하는 곡 등도 위험(?)하다.

 

공통적으로 빠른 템포의 반복적인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곡인데, 멜로디만이 아니라 특정 가사가 귀 벌레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꽤 많다. 익숙한 음악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뇌의 듣기 영역은 물론, 말하기 영역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98%가 겪는 귀 벌레 증후군
미국 심리학회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귀 벌레 현상을 유발하는 곡으로는 느린 노래보다는 빠른 템포이며, 흔한 멜로디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곡이다. 실제로 이 증후군을 겪는 경우 곡의 특정한 일부가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사례가 많고, 곡 전체를 되뇌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전 세계 인구 중에서 98%가 귀 벌레를 경험하고 있으며, 90% 이상의 사람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귀 벌레 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또한, 4명 중 1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경험하기도 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음악 업계 종사자가 이런 현상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스트레스 완화 위한 방어기제?
‘귓속 벌레 증후군’이 나타나는 원인은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다. 기억력과 기분, 스트레스, 지루함, 감정 등이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뇌가 스트레스 상태에서 긴장하고 있으면 이 증상을 완화하려는 작용으로 귀 벌레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게 되면 몸속에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뇌에서는 한곳에 쏠린 관심사를 분산시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줌으로써 긴장된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다.


귀 벌레 증후군 극복하는 방법
잉글랜드 레딩 대학의 연구팀이 귀 벌레 증상이 있을 때 껌을 씹게 했더니 증상이 크게 완화됐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느린 템포의 다른 노래를 듣거나 ▲해당 곡을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도 효과가 있으며 ▲자연의 소리나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같은 백색소음을 적당한 강도로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곡들에 노출되지 않고, 음악을 듣더라도 일부러 특정 부분을 자꾸 흥얼거리지 않는 것이겠다.


집착 대신 스트레스 관리하자
집중력을 발휘하는 인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반대로 말하면 집중력을 잃은 사람은 중요한 것들을 잃을 수 있다.


평소에 귀와 청력에 특별한 질환이 없고, 단지 귀 벌레 현상이 발생해 지속된다면 그 곡을 잊으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를 되돌아보는 게 좋다. 뇌가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고 가정하고 평소보다 조금 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