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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IT 챔피언십 우승한 렉시 톰슨과 논란의 16번 홀


렉시 톰슨이 새로운 ‘이슈 메이커’로 떠오르며 골프팬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그린 위에서 마크를 잘못했다가 4벌타를 받은 경험이 있는 렉시 톰슨은 본래 위치가 아닌 홀 가까운 쪽으로 마크한 것이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골프팬들과 전문가들은 실수가 아닌 고의가 가깝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대회에서 톰슨은 유소연과의 연장전 끝에 역전패를 당했다. 그 후 렉시 톰슨은 한 달여 뒤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렉시 톰슨은 꾸준한 성적을 내며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인디 위민 인테크 (IWIT)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톰슨은 시즌 4번째 선수로 2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우승보다 더 큰 문제에 봉착했다. 렉시 톰슨이 대회 마지막 라운드 16번홀에서 ‘반칙’을 했다는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톰슨은 16번 홀(파4)에서 티샷한 공은 페어웨이 왼쪽에 있는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톰슨은 1벌타를 받고 해저드 옆에 공을 드롭한 뒤에 세 번째 샷을 시도했고,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c. 공이 병행 워터 해저드 경계를 최후로 넘었을 때는 ① 원구가 워터 해저드 경계를 최후로 넘은 지점 또는 ② 구멍으로부터 그 지점과 같은 거리에 있는 워터 해저드 반대 편 경계의 지점으로부터 두 클럽 길이 이내이지만 구멍에 가깝지 않은 해저드 밖에 드롭할 수 있다.
 
앞서 1라운드 같은 홀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 벌타 후 티박스에서 다시 티샷을 한 뒤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고, 2라운드에서 산드라 갈(독일) 역시 티샷을 워터 해저드에 두 번이나 보냈는데, 계속 티 박스에서 티샷을 다시 했다. 결과는 섹스튜플 보기였다. 반면 톰슨은 티 박스에서 티샷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볼을 물에 빠뜨렸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드롭 후 세 번째 샷을 했다. 이 상황에서 원래 드롭해야 하는 곳보다 더 앞에서 드롭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결국 톰슨은 보기로 이 홀을 막아냈고 선두를 지키는데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골프 팬들은 톰슨의 드롭 위치를 문제 삼았다. 해저드 ‘옆’이 아니라 ‘후방’에 드롭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었다. 병행 해저드 말뚝이 있었지만 공이 해저드에 직접 빠졌기에 드롭 장소는 뒤쪽이 돼야 한다는 해석이었다. 당시 방송 중계사도 해당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는 등 톰슨의 드롭 위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톰슨과 함께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을 하던 리디아 고와 캔디 쿵은 드롭 위치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만약 톰슨이 해저드 후방에서 쳤다면 라운드 막판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톰슨은 티잉 그라운드가 아닌 해저드 옆에 드롭을 한 뒤 플레이를 계속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는 ‘사후에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실수가 밝혀지더라도 선수가 합리적인 판단으로 플레이를 했다면 결과를 번복하지 않는다’는 새 조항을 만들었다. 이른바 ‘렉시 톰슨’ 법이다. 그런데, ‘렉시 톰슨’ 법의 첫 번째 수혜자가 ‘렉시 톰슨’이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렉시 톰슨이 아닌 한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렉시 톰슨’은 이러다 팬들에게 영영 반칙의 여왕으로 기억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