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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2017 골프계 결산 上

호사다마(好事多魔) 로리 맥길로이

 

지난 4월 로리 맥길로이는 에리카와 화촉을 올렸다. 그리고 안정적인 가정 생활을 바탕으로 그의 골프 인생에 또 다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 골프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그러나 그 후부터 로리 맥길로이는 논란과 부상을 입으며 2017년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 먼저 지난 6월 시즌 두 번재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로리 맥길로이는 컷탈락을 당한다. 이에 PGA 투어의 베테랑인 스티브 엘킹턴은 로리 맥길로이는 골프를 지루해하는 것 같다며 투어에 임하는 맥길로이의 자세를 비판했다. 맥길로이는 이에 발끈해 사회연결망을 통해 엘킹턴과 설전을 벌였다. 이 설전은 곧바로 골프팬들에게 알려지며, 맥길로이는 비판의 중심에 휩싸였다. 맥길로이의 사과와 사회연결망 계정의 폐쇄로 이어지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그 후 맥길로이는 PGA투어와 유러피언 투어를 병행하며 투어에 참가한다. 그러나 맥길로이는 지난 2008년 이후 9년 만에 우승 없이 시즌을 종료했다. 지난 해 PGA 투어 2승, 유럽 투어 1승 등 3승을 거둔 것과는 대비되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물론 맥길로이가 지난 1월에 시작된 갈비뼈 통증으로 1년 내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고, 2월과 5월에는 늑골 부상으로 투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기에 충분한 변명거리는 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를 이을 차기 황제라고까지 불렸던 맥길로이같은 선수에게는 예기치 못한 부상과 컨디션 조절 실패에 대한 비판 또한 묵묵히 감수해야 할 자신의 몫일 것이다.

 

국사무쌍 저스틴 토마스

 

저스틴 토마스와 조던 스피스는 오랜 지우(知友)이자 라이벌이다. 토마스와 스피스 중 먼저 이름을 알린 쪽은 조던 스피스다. 스피스는 지난 2년 동안 PGA에서 많은 승수를 쌓으며 차세대 골프 황제에 이름을 올렸다. 토마스는 스피스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을 옆에서 축하해줄 뿐이었다. 저스틴 토마스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심 조던 스피스와 같이 메이저 트로피 및 페덱스컵에서 우승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천만 달러의 주인공으로 우뚝서며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총 5승을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저스틴 토마스. 내년에도 지우인 토마스와 스피스의 불꽃튀는 라이벌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실지교비(失之交臂) 조던 스피스

 

올 시즌 조던 스피스의 가장 큰 목표는 타이거 우즈가 기록한 최연소 그랜드슬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었다. 지난 7월 디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 기록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작년에는 너무 빠르게 시즌을 시작한 것에 후회가 된다고 말했던 스피스는 올 시즌 슬로우 스타터로서 천천히,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드러낸다. 그리고 디 오픈 이후 PGA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그러나 PGA 챔피언십의 벽은 높았다. 조던 스피스는 1라운드부터 흔들리면서 우승권과는 멀어진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도 딱히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채 PGA 챔피언십을 마친 조던 스피스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한 것과 우즈의 기록을 깨지 못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낸다. 지난 2015년 US오픈과 마스터스를 우승했을 때만해도 2년 안에 스피스는 분명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보다 빠르게 우승할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피스는 이제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번 PGA 챔피언십 우승자가 자신의 지우인 저스틴 토마스라는 것일까.(물론 그렇기에 스피스 입장에서는 더 입맛이 쓸수도 있겠다.) 나아가 페덱스컵에서도 토마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천만 달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여러모로 스피스에게는 기억에 남을만한 한 해다.

 

 방제일 기자 reijiro@naver.com 사진 PGA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