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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다시 비상하는 KPGA 코리안 투어 하(下)


  
역대 최다 관중, 최다 우승상금, 그리고 뛰어난 기량의 투어 선수들
일본 유럽 등 해외 뛰던 선수들 국내로 리턴
‘카이도 시리즈’와 함께 날갯짓을 준비하는 KPGA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KPGA 코리안 투어가 살아남고 있다. 대회 수, 상금 규모,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들 면면부터 지난해와 차이를 보인다. 한국 남자골프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지난해 대비 대회 수와 상금 총액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골프 강국으로서 한국은 그동안 세계 무대를 호령해 왔다. 특히 KPGA에서 분리돼 나온 KLPGA는 유수의 세계적 스타들을 배출하며 현재 세계 여자 골프계의 이끌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정도다. 반면 KPGA는 KLPGA의 부상과 반비례해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국 남자골프의 추락을 목도하며 팬이자 골프 기자로서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2월 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2017 KPGA 코리안투어 - 카이도 시리즈’를 발표를 보며 어렴풋이 KPGA가 부활의 날개를 펼칠 것 같은 기대감은 설핏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풀 꺾인 날개가 다시 한번 날개를 펼 수 있을까란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투어가 끝난 현시점에서 KPGA와 카이도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매우 고무적이다. 선수들과 스폰서, 한국남자골프협회가 맞물려 정확하게 비상을 위한 준비를 차분하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시점에서 다시 날갯짓을 펼친 KPGA 코리안 투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번 조명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KPGA 부활의 날갯짓 여섯, 명승부와 역대급 기록의 향연

총 17명의 챔피언을 배출해낸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2명의 다승자가 배출됐다. 김승혁(31), 장이근(24)이다. 김승혁은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와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했고, 장이근은 코오롱 한국오픈과 티업ㆍ지스윙 메가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 5번의 연장 혈투도 눈길을 끌었다. 5차례의 연장전은 2008년 시즌 함께 가장 많은 연장전이 진행된 해다. 특히 역대 최초로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드림 오픈부터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V1 오픈까지 4주 연속 연장 접전을 펼쳐져 골프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역시 최초로 같은 2명(김승혁ㆍ이정환)의 선수가 2주 연속 연장전에서 만나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두 선수 사이좋게 한 대회 씩 우승컵을 가져갔다. 카이도골프코리아는 올 시즌 8개 대회를 개최하면서 ‘카이도시리즈’를 출범했다. 단독 주최로 4개, 타 스폰서와 공동 주최로 4개 대회를 치르면서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의 중흥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경기력과 함께 다양한 기록이 양산된 것은 대회 수 증가에 기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최진호(33ㆍ현대제철)가 올해에도 제네시스 대상에 오르며 2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2년 연속 대상에 오른 것은 2002년과 2003년 잇달아 대상을 수상한 최경주 이후 14년 만이다. 최진호는 다음 시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제네시스에서 제공하는 차량과 보너스 1억원을 받게 됐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총상금 15억 원을 내걸며 역대 KPGA 코리안 투어가 단독 주관한 대회 중 최고 상금 규모로 치러졌다. 참가 선수 전원에게 숙소를 지원해줬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대회 시작 전날 국내 유일의 플레이어스 디너를 마련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10위 이내 선수들에게는 대회 공식 차량을 제공했고 선수들의 가족을 위해 패밀리 라운지와 유아 돌봄 서비스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 한해 KPGA 코리안 투어에서는 무려 20개의 홀인원이 나왔다. 대회당 1개꼴로 홀인원이 나온 셈인데 이는 2013년 13개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역대 한 시즌 최다 홀인원 기록이다. 한 대회에서 3개의 홀인원이 나온 것도 두 차례 있었다. 제60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와 티업ㆍ지스윙 메가 오픈 presented by 드림파크CC에서였다.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장이근은 티업ㆍ지스윙 메가 오픈 presented by 드림파크CC에서 4라운드 합계 28언더파 260타를 적어내며 KPGA 코리안투어 역대 72홀 최다 언더파와 최저타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명승부도 많았다. 특히 지난 6월에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와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서는 김승혁과 이정환이 각각 코리안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2주 연속 연장전 승부를 펼치며 화제가 됐다. 결국 매치플레이에서는 이정환이 추격했지만 끝내 역전에 실패했고,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서는 반대로 김승혁이 막판 추격했으나 좌절해 두 선수가 1승씩을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도 장이근은 제60회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의 새로운 얼굴이 될 가능성을 알렸다. 
이와 같이 역대 급 이벤트가 많아지면서 억대 연봉자 수도 늘었다. 지난 2016년 21명에 불과했던 억대 연봉자가 올해는 무려 39명에 달했다. 억대 연봉자뿐만 아니라 코리안투어 출전 선수들의 전반적인 상금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상금순위 100위를 차지한 서형석(20, 신한금융그룹)의 상금은 1765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즌 100위를 차지한 강지만(41)은 2519만6286원을 벌어, 지난해 100위 대비 약 800만원 가량의 상금 차를 보였다. 이런 면면만 보자면 분명 올 시즌 코리안 투어는 분명 성공적이었다.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못지않게 풍성한 이야기 거리가 가득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19개 대회에서 17명의 우승자가 나왔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투어의 흥행을 이끌고 갈 스타가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올 시즌 코리안 투어에서 누구든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인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 됐지만, 전반적인 대회 코스 세팅이 너무 무난해 실력을 가릴 만큼의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 것은 내년에는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KPGA 부활의 날갯짓 일곱, 내년에도 계속되는 ‘카이도 시리즈’, 그리고 KPGA의 노력과 숙제


주지하다시피 풍성한 한해를 보낸 KPGA는 지난해보다 대회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11월 5일까지 정확히 19개 대회가 치러졌다. 비록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대회 수는 적지만 상금 규모로 따지면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국내 남자골프 총 상금액은 역대 최고인 139억5000만원에 달했다. KPGA 투어는 1년 내내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 시대의 양상이 이어졌다. 각 대회 마다 다양한 우승자가 탄생했으며 메이저 대회의 경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선수들이 선전을 보이며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올 시즌 코리안 투어는 지난해보다 6개 대회가 늘어나는 등 오랜 침체를 벗어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해로 마감됐다. 물론 30개가 넘는 대회가 열리고 총상금 200억원이 넘는 KLPGA 투어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향후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카이도골프가 기존 대회와 신설대회 등 8개를 카이도시리즈로 묶어 개최하게 되면서 새로운 흥행 및 투어 활성화의 기틀을 만들었다. 상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총상금 139억5000만원은 종전최대 상금 규모였던 2011년 132억원(18개 대회)보다 약 7억 5000만원 늘어난 금액으로 역대 최대 상금 기록을 경신했다. 상금왕을 차지한 김승혁은 6억 3177만9810원으로 상금왕에 올랐다. 이는 총상금 10억원이 걸린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와 15억원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 시즌부터는 코리안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투어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오픈 우승자와 준 우승자에게는 세계 골프대회의 원조인 ‘디 오픈’ 출전권이 주어졌다. 또한 유러피언 투어 출전권도 부여되면서 국내파는 물론이고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까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골퍼들의 눈길 끈 대형 이벤트 성공적이었고 관중 또한 대폭 늘어났다  
한편, ‘맏형’ 최경주(47ㆍSK텔레콤)는 지 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개최했다. 2015년 한해를 건너뛰었지만 올해로 6회째를 맞으며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다. 선수들이 온전히 대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습장 환경부터 식사, 갤러리 이동 동선까지 철저히 파악해 준비한 대회로 평가됐다. 올 시즌에는 모처럼 남자 골프에도 대형 이벤트가 개최되며 골퍼들의 눈과 귀를 모았다. 신설된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PGA투어 대회 더 CJ컵@나인브릿지가 그것이다. 지난 9월 총상금 15억 원 규모로 개최된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4일간 약 2만 7천명의 갤러리가 찾았다. 비롯 컷오프되기는 했지만  최경주, 양용은 등의 스타가 참가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골프팬들과 고객들이 다채로운 골프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각종 갤러리 이벤트를 마련해 흥미를 더했다. ‘2017 미쉐린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 맛집들의 요리를 한 자리에 모은 ‘미쉐린 푸드존’을 선보이며 미식가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스내그 골프와 키즈시네마 등 골프 팬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10월 제주에서는 더 CJ컵@나인브릿지가 개최됐다. 총상금925만 달러(약 106억원)에 달하는 메가 이벤트였다. 대회 규모에 걸맞게 올해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와 페덱스컵까지 손에 넣은 저스틴 토마스(미국)와 작년까지 세계랭킹 1위였던 제이슨 데이(호주) 등 톱스타들이 출동했다. 갤러리들은 이들이 보여주는 ‘명품 샷 쇼’에 환호를 보냈다. 제주도에서 개최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매 라운드마다 수천명의 갤러리가 입장하는 등 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총 8개 대회를 이끈 카이도 시리즈의 출범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순위를 후원하면서 KPGA 코리안투어 단독 주관 대회로는 최고 총상금(15억원)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개최한 현대자동차의 노력, 수년간 KPGA 코리안투어를 개최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과 SK telecom, DB손해보험, 데상트코리아, 코오롱, GS칼텍스, 매일경제, 군산컨트리클럽 등 다양한 스폰서와 협찬사가 한국프로골프의 발전을 위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해상, NS홈쇼핑, DGB금융그룹, 유진그룹, 올포유, 동아회원권그룹, 진주저축은행, 마음골프, 화청그룹, 던롭스포츠코리아 등의 스폰서와 대회 개최를 위해 선뜻 골프장을 내준 에이원컨트리클럽, 무안컨트리클럽, 솔모로컨트리클럽을 포함한 많은 골프장이 힘을 실어줬기에 가능했다. 이에 발맞춰 KPGA 코리안투어는 다양한 준비를 하며 팬층 확대를 위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이미 지난해 12월에 올 시즌 투어 일정을 발표하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KPGA 코리안투어는 시즌 시작 전에 팬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처음으로 ‘미디어 데이’ 를 진행했다. 투어를 대표하는 10명의 선수들이 참석해 시즌 각오를 전하고 팬 사인회도 진행하면서 다양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허인회(30.JDX멀티스포츠), 이정환(26.PXG) 등 KPGA 코리안투어 대표 선수를 모델로 그들의 스토리를 풀어나간 KPGA 카툰도 새롭게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는 10대를 비롯한 20대, 30대 팬들에게 골프를 좀 더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이 이어졌다. KPGA 코리안투어의 주관방송사인 JTBC골프와 함께 ‘우리 모두 하이파이브’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 대회 ‘하이파이브 존’을 만들어 팬과의 스킨십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올 시즌 머천다이징 사업의 일환으로 첫 선을 보인 KPGA 스토어(http://www.kpgastore.co.kr)도 온, 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갤러리 성향 조사와 광고 효과 분석을 시행해 스폰서와 골프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며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해외투어와의 다양한 공조도 눈에 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에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주는 협약과 장기적으로 공동 주관 대회 유치를 검토하는 부분 그리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THE CJ CUP @ NINE BRIDGES’ 의 출전권을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도 확대해 선수들의 도전 의식을 고취시키고 동기 부여를 했다는 점에서도 깊은 의미를 지닌다. 어느덧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과 끈기를 온 몸으로 느꼈던 2017 시즌이 막을 내렸다. 올 시즌을 위해 선수들과 협회, 방송사 등 관계자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다가오는 2018 시즌에는 올 시즌 변화를 모색하면서 세심한 부분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사항과 미비했던 점을 잘 보완해야 한다.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펼치는 다이내믹한 경기 그 자체에 골프 팬들이 오롯이 빠져들고 스며들 수 있도록 경기 내외적으로 ‘디테일의 힘’을 발휘한다면 더욱 안정적인 투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방제일 기자 reijiro@naver.com 사진 KPGA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