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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끝에서 새로운 유현주가 탄생한다"...‘캐리커처의 대부’로 이름난 인물화가 문악보 화백

 

[인터뷰

"그의 손끝에서 새로운 유현주가 탄생한다"

 

‘캐리커처의 대부’로 이름난 인물화가 문악보 화백

 

문악보(59) 화백. 그는 35년 안팎 그림을 그려왔다. 처음엔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캐리커처를 거쳐 지금은 유화 인물화에 몰두하고 있다. 캐리커처는 20년을 해왔다. 그는 주말이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캐리커처를 그린다. 지금까지 그가 그린 캐리커처만 수만 장이다. 또 캐리커처 강의도 많이 했고 제자들도 많이 길렀다. 그가 ‘캐리커처의 대부’로 불리는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그가 요즘은 유명 골프선수의 스윙 동작에 필이 꽂혀 있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아래 있는 그의 작업실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서부터 필 미켈슨, 로리 맥길로이, 브라이슨 디샘보, 박인비, 전인지, 폴라 크리머 등 여러 선수들의 그림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그린 선수가 KLPGA 프로 유현주다. 유현주는 키도 크고 늘씬해 건강미가 넘친다. 그림의 소재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다. 유현주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많다. 문 화백이 그린 유현주 선수의 스윙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멋지다. 사진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손끝에서 새로운 유현주가 탄생한 것이다.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그는 인물화에서 인물과 배경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린다. 골퍼를 그릴 땐 골프 스윙에서 완벽한 메커니즘을 구현하려고 애를 쓴다. 그림이 완성되면 곧바로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려 팬들의 반응을 체크한다.


“유현주 프로는 건강미가 압권입니다. 체형도 좋고 골프룩도 끝내주죠. 특히 다리를 보면 프로페셔널한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드러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현주 프로의 그림을 보면 아주 좋아합니다. 저도 유현주 프로의 그림을 그릴 때면 기분이 아주 업돼죠.”
문악보 화백의 얘기다.
그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인물화 작업을 한다.
“인물과 배경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립니다. 때문에 동영상이나 사진에 나온 배경은 무시합니다.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겁니다. 인물을 완성하고 나면 배경은 그 후에 인물에 맞게 생각해서 채워넣어요. 몇 번이고 수정작업을 통해 만족할만한 배경을 찾는 겁니다.”
그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그대로 복사하듯 그리지는 않는다. 그림에 포인트를 넣는다. 그건 순전히 그의 판단이다. 그건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그만의 방법이기도 하다. 예컨대 역동적인 모습은 더 역동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은 더 아름답게 사진 이상의 감동을 작가의 또다른 감성으로 담는 식이다.

 


“저는 골프 스윙에서 완벽한 메커니즘을 구현하려고 애를 씁니다. 여느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자세가 흐트러지면 그림을 보는 분들이 바로 지적합니다. 제 그림에서 게으른 표현이나 실수로 뭘 놓치게 되면 정확하게 바로 지적합니다. 예컨대 발 위치나 자세 하나라도 잘못되면 곧바로 지적합니다. 심지어 퍼터 헤드의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SNS로 하는 거죠.”

그는 골프 선수의 스윙 자세 등을 그리면 곧바로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린다. 그 그림을 보고 그의 팬들이 잘 됐다, 혹은 잘못됐다거나 어느 부분이 정확하지 못하다는 평을 하는 것이다.

 

 


그가 그린 수많은 골프 선수 중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로리 맥길로이 등 세계적인 유명 선수가 많다. 인물은 사진을 복사하듯 그리지 않고 포인트를 준다. 색감도 밝게 해 트렌드에 맞춘다. 


그가 지금까지 그린 골프 선수의 그림은 200점이 넘는다.
타이거 우즈의 그림도 서너 점이 된다. 타이거 우즈와 아들 찰리를 함께 그린 작품도 있고 타이거 우즈만 그림 작품도 있다.
최근엔 지난 5월말 미국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운 필 미켈슨의 힘찬 스윙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검은색 골프복을 즐겨입는 미켈슨의 그림을 그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리고 또 수정하고 했지만 쉽게 만족할만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만족할 때까지 그림을 수정한다.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무겁지 않고 밝은 색감을 사용한다. 그래야 그림도 환해지고 보기에도 한층 좋다.
그는 “남성보다 여성 골퍼들의 스윙폼이 더 아름답다. 아마도 그것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선천적으로 유연한 인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게 골프의 스윙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됐고 골프 선수들의 스윙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도 힘이 됐다. 그는 스윙동작이나 퍼트 외에도 영역을 넓혀 골프에서 발생하는 모든 영역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는 타고난 스포츠맨이다. 테니스와 축구, 족구, 당구 등 못하는 게 없다. 물론 골프도 한다. 그 스스로 “운동은 모두 잘한다.”고 할 정도다.
그러니 골프 선수들의 그림을 그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여러 운동을 하면서 ‘힘의 원리’를 이해하게 됐죠. 그게 골프의 스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그림을 그리고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맞아 떨어진 겁니다.”
그의 그림만 보면 그가 골프를 엄청 잘 치는 줄 알지만 사실 필드에는 자주 나가지 못한다. 여유도 없고 그림 그리기도 바쁘다. 
“사람들은 제가 골프를 엄청나게 잘 치는 줄 안다. 그러나 사실은 골프를 잘 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아는 거죠. 골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골프 선수들의 인물화를 그리면서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주문을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단연 유현주죠. 누가 봐도 멋있는 선수잖아요. 저도 제가 그린 유현주 선수의 그림을 보면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는 그가 그린 골프 선수들의 인물화를 ‘찰나의 단상’이라고 했다. 정지돼 있지만 그 순간은 살아있게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저도 정리하지 못하는 말을 제 페북에 누군가 멋진 글을 남겼어요. 제가 읽어보고 무릎을 탁 쳤어요. ‘거칠지만 섬세하다. 투박하지만 세련미가 있다. 멈춰있지만 살아 있는 듯하다. 추상적이지만 사실적이다.’라고요.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저는 감히 이런 표현을 생각하지도 못했어요.”라고 했다.
그는 스윙동작이나 퍼트 외에도 영역을 넓혀 골프에서 발생하는 모든 영역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한다.
“골프장 전경이나 골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골프에서 나올 수 있는 추상적 영역도 하고 싶죠.”
그는 꿈이 많은 사람이다.

 

 

그의 그림 인생은 1막이 애니메이션, 2막이 캐리커처, 3막이 유화 인물화다. 애니메이션과 캐리커처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유화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원래 그림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으로 뛰어들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인체를 연구했다.

그림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15년 이상을 몸 담았고 애니메이션 연출 감독까지 했었다.

그의 그림 인생 1막이다.
그 뒤 그는 캐리커처에 눈을 뜨게 된다. 
“당시 ‘야후’에서 미국과 영국으로 링크를 연결해 놓았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들어가서 미국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보니 정말 오묘한 세상이었어요. 르네상스란 실감이 났죠.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접고 캐리커처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스키장 등 여러 곳을 거쳐 용인 에버랜드로 갔죠. 그곳에서 20년간 캐리커처를 그려왔어요. 주말이면 현장에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그렸죠. 아마 수만장을 그렸을 거예요. 제자들도 많이 키웠어요.”
그는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인물화를 더 연구했다. 골프 캐릭터에 대한 연구도 했다.
“인체나 얼굴 표정, 내면의 심성 표출 등을 표현하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했어요.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만화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죠. 결국 회화적으로 갈 수 밖에 없었어요. 드로잉에 채색 요소가 필요했죠. 그래서 유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유화 인물화를 10년간 갈고 닦았죠. 그러다 2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유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35년 안팎 그림을 그렸지만 인체를 정확하게 표한하기가 정말 어렵다. 만화하는 사람들은 사실감이 떨어지고 회화하는 사람들은 색은 잘 넣지만 운동감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그는 만화와 캐리커처, 회화를 모두 섭렵해 인물화를 그리기가 훨씬 수월하다.


인물 묘사 역량이 날로 쌓이면서 역동적 소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골퍼였다. 
그는 “절제돼 있지만 엄청난 긴장이, 예술적 리드미컬함이 배어 있다. 일단 여자 선수들의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고 했다.
그는 에버랜드에서 캐리커처를 그리다 짬이 나면 목탄으로 그림 연습을 했다. 특히 스윙 동작과 같은 리드미컬한 모습을 많이 연습했다.
“어떻게 하면 ‘인물’이 좀 더 상상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연구하다 보니 골퍼나 승마하는 사람, 색스폰 부는 사람 등을 많이 그리게 됐다. ‘본인의 분신’을 표현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35년 안팎 그림을 그렸지만 인체를 정확하게 표한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만화하는 사람들은 리얼리티 즉 사실감이 떨어질 수 있죠. 선으로만 그리다보니 색감을 넣기가 어려워요. 반면 회화하는 사람들은 색은 잘 넣지만 운동감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요. 다행히 저는 만화와 캐리커처, 회화를 모두 섭렵해 그림을 그려 훨씬 났죠. 운동도 좋아하고...”
그는 3차원의 그림을 구현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인물에만 신경써선 안돼죠. 인물이 완성되면 배경은 인물이 돋보이도록 무의식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야 인물과 배경이 잘 결합이 됩니다. 배경은 인물과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 느낌이 딱 올 때 배경을 완성합니다. 무의식 속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거죠”

 

 


그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에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그림을 그린다. 인물화는 그리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그래서 그는 인물화에 매달린다. 오는 8월 초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작품전시회도 연다.


문악보 화백은 전남 신안 하의도에서 나고 자랐다. 하의중학교를 졸업하고 도시에서 이후 학업과정을 거쳤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의 예술적인 감성과는 전혀 다른 진로로 성장기를 거쳤지만 다시 그림을 선택했고 결국 전업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감독을 거쳐 캐리커처 작가로 활동해 온 라이브 현장에서의 경험은 그가 살아 있는 인물을 표현해 내는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작가의 주관적인 표현보다는 감상자의 객관적인 시점에 주안점을 둔 그의 화풍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 것이다.

일상에서 취미활동으로 일렉기타 연주 등 음악을 즐기는 삶도 그의 감성이 자연스럽게 그를 이끌어 온 듯하다.

특히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SNS에서의 그의 활발한 소통은 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것을 작품에 반영해감으로써 친근한 대중작가로 남고 싶어한다.

 

 

그는 “앞에 사람을 앉혀놓고 저보다 많은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 있을까요. 사람들과 교감하면 생각이 유연해지죠. 내 몸의 중앙은 캐리커처 영역입니다. 에버랜드 생활이 캐리커처에 많이 이바지했죠. 수많은 제자들도 길렀다.”고 했다.
그는 캐리커처 강의도 많이 했다. 15년 전 아프리카TV가 나오기 전 인터넷 생방송 강의를 통해 캐리커처와 드로잉을 가르쳤다. 최소 1천 명이 이상이 그 강의를 들었다. 그림이나 캐리커처와 관련한 대기업 강의도 많이 했다.
문 화백은 “화가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이 들어야 그림을 산다. 그것은 화가의 삶에 대한 위로일 수도 있고 훌륭한 화가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후원의 마음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에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몇 번이고 그림을 그린다.
“그림 한 장을 1년에 다섯 번을 그려서 보낸 적도 있어요. 그랬더니 고객이 ‘이제 그만하십시오’라며 미안해 했어요. 그건 제 능력의 한계일 수도 있고 인물그림에 대한 생각의 차이일 수도 있죠. 인물화를 그리는 게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인물은 유사성에 승부를 걸어야 하죠. 그러나 성취감만은 정말 큽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인물화에 매달리고 있다. 
문 화백은 올 8월 4~10일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골프 그 찰나에 대한 단상'을 테마로 한 작품 전시회를 갖는다.

 

 


문악보 화백 프로필

 

-1962년 전남 신안 생
-1985년 애니메이션 입문
-1991~2001년 KBS교통캠페인시리즈, 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 등 동화작업과
 국내 창작작품, 디즈니 및 일본 지부리스튜디오 OEM 원화작업 참여
-1995년 미국카툰네트워크사 기획작품 자니브라보 애니메이션 원화연출감독
-2000년 ㈜라온픽처스가 기획하고 MBC가 방영한 쥬라기원시전 기획부분 
 인디케이션 연출감독
-2001년 캐리커처 전업작가로 등단, 에버랜드와 서울랜드 캐리커처 책임감독으로 활동
-2005년 서울 대치동 율갤러리 개인전 등 수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 개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당선 유력후보 전원 캐리커처로 제작해 MBC 개표방송   에  출연.
-2009년 한국캐리커처아티스트협회 설립 및 초대 이사장 역임
 온·오프라인에서 캐리커처와 드로잉 강좌 수백 회, 기업 강좌를 통해 캐리커처 대중화에

 기여.
-현재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작업실에서 인물화 중심의 서양화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