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태 칼럼] 가을 라운드 땐 뱀 조심하자
[이원태 칼럼] 가을 라운드 땐 뱀 조심하자
  • 김대진
  • 승인 2020.09.1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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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카트길, 그늘집까지 뱀 출현
사진은 칼럼 내용 중 특정 부분과 전혀 관련 없음(사진:G-ECONOMY)

가을 라운드 땐 뱀에 조심하자
-골프장 카트길, 그늘집까지 뱀 출현


연중 골프 라운드 최고의 계절 가을이다. 가을 단풍을 즐기면서 동반자와 함께 하는 라운드는 신선놀음과 다름이 없다.

가을 운동은 생리적으로도 혈관이 확장되면서 모든 생활 습관병의 예방과 함께 주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골프장은 숲과 잔디, 러프(Rough)로 우거진 환경은 골퍼들이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등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 이제 산과 들, 골프장에서 뱀과 마주칠 기회도 더 많아졌다. 국내에서는 연간 400여 명이 뱀에 물려 응급치료를 받는다. 

경기도 여주의 A 골프장에서 라운드 도중 분실된 골프공을 찾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간 동반자가 뱀에 물렸다는 큰소리와 함께 카트길로 나온 ㄱ 씨(58세)가 쓰러졌다. 기절 상태에서 결국 심정지 상태에 빠졌지만, 동반자의 빠른 응급처치와 출동한 구급대원의 포기 없는 심폐소생술(CPR)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최초 발견한 동반자의 침착한 응급처치와 골프장의 신속한 연락, 구조대원의 끈기 있는 구조 활동으로 골퍼의 생명을 살렸다. 출동한 구급대원은 "가을철 뱀 물림과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한 만큼 특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골프장의 환경도 바뀌고 있다.

경기도 소재 B 골프장은 최근 전문적으로 뱀을 잡는 '땅꾼'을 고용하였다. 뱀을 함부로 포획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최근 뱀들이 수풀이 우거진 러프 구역뿐 아니라 페어웨이와 골프 카트가 다니는 길, 그린까지 기어 나와 질겁했다는 골프들의 항의가 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골프장은 뱀 기피제를 뿌리고 뱀 퇴치기까지 설치하면서 뱀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골퍼의 주의가 요망된다..

올해는 유독 폭염으로 인한 고온다습한 기후와 함께 유난히 긴 장마가 지나고 난 이후도 뱀 출몰이 잦아지면서 이제는 사람이 많이 활동하는 골프장까지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장마 기간엔 습해진 뱀굴에서 나와 습도가 낮은 민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장마가 길고 예년보다 강수량도 많아서 뱀 출몰이 잦아졌다. 이렇게 뱀이 번식하는 또 다른 이유는 뱀 포획을 법으로 금지해 뱀 식용이 줄어들면서 뱀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멸종 위기종에 해당하는 뱀을 포획하거나, 불법으로 포획한 뱀을 사용해 만든 음식과 가공품을 취득하고 보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과거엔 '땅꾼'들이 뱀을 잡아 건강원에 팔고 이를 이용해 만든 뱀탕이 남성 정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찾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땅꾼도 줄어들었고 정력제로 뱀탕을 먹는 이도 거의 없어졌다. 최근에는 비아그라 같은 약이 보편화하면서 식용 뱀을 찾는 수요가 거의 없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해마다 전 세계에서 8만1천∼13만8천 명이 뱀에 물려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매일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5만7000~10만 명이 사망한다. 5분마다 각지에서 50명이 뱀에 물리는데 이 중 절반인 25명이 뱀독으로 이 중 4명이 영구 불구가 되고 1명이 사망한다. 1년에 40만 명이 뱀에 물려 불구가 된다는 계산이다.

뱀에 물리는 사고를 '숨어있는 세계 보건 위기'라고 하면서 각국 정부 및 행정 조직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골퍼들은 뱀에 물리는 일을 평생 겪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도시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은 동물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동물이라 하지만 도시 주변의 들과 산, 골프장에서 뱀을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연히 뱀에 물려 응급실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뱀에 물리면 얼마나 위험한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외된 질환 목록에 뱀에 물린 것(snake bite)을 등록”하였다. 독사의 독은 조직을 파괴하는 독성도 가지면서 출혈을 유도하기도 하고, 혈액 응고를 방해할 뿐 아니라 때로는 마비 등을 유도하기도 한다. 독소만 문제가 아니라 세균들도 몸속에 들어와 피해를 가중하고 있다. 

가을 라운드 때 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0월부터 겨울잠을 준비하기 위한 뱀들의 이동이 활발해지기에 절대 주의하여야 한다. 뱀이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뱀을 만나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만약 뱀에 물렸을 경우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지 않도록 한다. 뱀에 물렸을 경우 이빨 자국이 독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뱀을 잡는 행위(다시 물릴 가능성 있으므로 절대 금물). 물린 부위를 이른 시간에 십자 형태로 절개하여 피를 빠는 행위(입속에 2차 감염 발생 우려). 물린 부위에서 혈류를 통해 독이 펴지지 않도록 지혈대로 단단히 매는 행위(혈액순환 곤란으로 근육 괴사 가능성 큼) 위와 같은 방법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뱀에 물리면 응급처치는 

WHO에서도 독사에 물렸을 때 가장 우선할 행동으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을 강조하고 있다. 뱀은 가을 번식기에는 다른 계절보다 예민하면서 독성도 훨씬 강하다. 추석 이후에 독사에 물리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뱀 중 독을 가지고 있는 독사(전체의 약 10% 정도)는 살모사(혹은 살무사), 까치살무사(칠점사), 불도그사 3종과 유혈목이 1종 등 총 4종이 혈액독소를 가진 독사이다. 
라운드 도중 독사에게 물려 급사를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처치와 치료를 받는 경우 생존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현장 처치가 부적절했거나 치료가 늦은 경우, 나이 많은 골퍼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독사는 말발굽 형태의 물린 자국 앞쪽에 두 개의 뚜렷한 이빨 자국이 있는 것이 구별 점이다. 상처의 형태와 모양, 증상으로 독사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굳이 물린 뱀의 종류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뱀에 물리면 물린 부위의 통증, 부종, 수포 형성과 조직의 괴사 등이 나타난다.

뱀독이 몸에 퍼졌을 때는 구역, 구토, 복시 및 시야 혼탁, 호흡곤란, 발열 그리고 어지러운 증상 또는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독사에 물려 흥분하여 움직이면 독이 혈액 안에서 더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환자의 약 1%에서는 혈액 응고 장애, 폐부종 등의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일단 물린 장소를 벗어난 후 동반자는 즉시 응급처치를 한다. 

현장 응급처치는 물린 곳에서 5~10㎝ 정도 심장에 가까운 쪽을 넓은 끈이나 고무줄,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더 퍼지지 않도록 한다. 혈액순환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세게 묶어 저리면 2차 손상이 의심되기 때문에 손가락 2개 정도 여유가 있도록 묶어준다. 물린 위치를 심장보다 아래쪽에 두면 심장으로 독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물린 부위가 더 부어오를 수도 있다. 반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면 부기가 덜할 수 있지만, 독이 더 빨리 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물린 부위의 수평을 유지하면서 즉시 경기 도우미(캐디)를 통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선이다.

빠른 이송을 통해 적절하게 치료된 환자는 물린 부위의 상처 외에 대부분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독사에 물린 후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 치명적인 질환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뇌졸중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뱀에 물리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뱀은 독사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꽃뱀 또는 회사라고 알려진 유혈목이는 독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독사와 달리 어금니 쪽에 독니가 있어 깊이 물리는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뱀이나 벌에 쏘이면 과민 반응(anaphylaxis; 아나필락시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벌에 쏘여 인체가 과민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과민 반응이 나타난 환자에게 적절한 현장 처치를 하지 않으면 수분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과민 반응의 증상으로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며 15~30분 정도 일어나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가슴이 답답하며 목 안이 부어오른다. 입과 입술 주위가 파랗게 변하면서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과민 반응 응급처치로 동반자들은 먼저 환자를 안정시키고 골프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에피네프린 자동조사기가 있다면 즉시 119와 상담을 통해 사용한 후에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한다. 가장 손쉬운 응급처치는 얼음주머니를 물린 부위에 놓으면 부종이 줄어들고 독액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뱀과 함께 벌도 조심해야 한다. 벌 또한 비록 작은 것이라 버려두면 나중에 큰 피해를 준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본다는 사자성어) 분실구로 처리된 아까운 공 하나를 찾기 위해 숲속을 헤매다 보면 결국 독사의 먹잇감이 된다. 라운드 도중 숲속으로 날아간 골프공을 통닭 한 마리 값이라면서 끝까지 찾고야 마는 한국인 특유의 불굴의  골프공 찾기의 의지는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버리자.

골프복도 긴 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모자, 목수건, 장갑, 양말, 골프화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자. 풀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도록 하고 라운드 후에는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까지 하자.
라운드 전후에 반드시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골프 도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할 때도 기침 예절을 지키도록 하자. 라운드 후 손 소독 및 골프복을 모두 세탁하도록 한다. 라운드 후 고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염성 질환 및 코로나 19까지 의심하면서 즉시 병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하도록 한다.

가을은 여름의 폭염을 잘 견디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가을에 거둬들인 것을 갈무리하는 결실의 10월은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공보다 먼 산의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면서 동반자와 함께 굿 샷으로 가을을 마무리하면서 겨울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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