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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신] 시장과 중앙은행의 괴리 2024년 투자가 생각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

Mr.마켓의 목소리

WRITER 김주신 | 중앙은행과 시장의 괴리는 좀처럼 좁혀들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 분위기와는 달리 조정 국면을 보인 주식시장에 김이 빠진 것도 사실이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기대는 여전히 낙담보다는 낙관 쪽이다. 과연 어떨까.

 

중앙은행과 시장의 괴리는 좀처럼 좁혀들지 않고 있다. 1월 금통위에서 시장이 얻은 소득은 그간 한은이 꾸준히 주장해온 ‘추가 1회 인상 가능성’을 철회한 것이다. 사실상 시장은 이미 ‘추가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인지하고 있었고, 동시에 한은의 고금리 장기화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재는 이와 관련해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공식적으로는 3개월, 총재 사견으로는 ‘적어도 6개월가량은 동결 결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발언을 덧붙였다.

 

한편 금통위는 유동성 조치인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확대했다. PF와 관련이 없다고는 했으나, 중소기업 지원 한도를 기존 6조 원에서 9조 원으로 확대한 것은 고금리 여건에 오래 노출된 한계기업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거시적인 고금리 여건을 좀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한계기업과 가구에 대한 선제적이고 지엽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금통위의 동결 의지는 강하다.

 

금통위 ‘인하? 부작용이 더 클 것’ 기조

금통위 당일 태영건설의 제1차 채권자협의회가 열렸다. 96.1%의 채권단 동의를 통해 워크아웃이 확정됐으며, 향후 3개월간 모든 금융채권은 상환이 유예된다. 소극적인 자구책을 내놓았던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통과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여론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투표 2일 전 SBS를 이용한 자금 조달 방안과 TY홀딩스 및 SBS 지분 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책을 발표했고, 워크아웃이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 및 신세계 등 추가 건설사 부도에 대한 불안과 워크아웃 불발로 인한 법정관리 우려 등이 나타났으나 회사채 발행시장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금통위 기자회견의 질문은 대부분 PF와 연결된 것들이었다. 태영건설 이슈로 인해 한은의 입장이 바뀐 것이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예상대로 금통위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내놓을 뿐이었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PF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맞으나, 아직 진행 중이며 추가 부실기업이 거론되지 않는 상황에서 통화 당국의 언급은 오히려 동요를 일으킬 수 있다.

 

금통위 역시 이를 감안해 기준금리로 대응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금통위는 현시점에서의 인하는 경기 부양 효과 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과 같은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4년 인하는 되겠지만

올해 종국적으로 인하는 시행될 것이다. 경기 연착륙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고 있는 미 연준도 연내 3번의 인하를 이미 공표했다. 인하를 하면 기준금리를 따라 시중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연간으로 보았을 때 인하 자체에도 가중치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금리 레벨은 3월 인하 혹은 중앙은행의 가정보다는 빠른 인하를 반영하고 있기에 시점의 마이크로한 조정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의 금리는 등락을 반복하며 상단을 조금씩 높여나가는 경로가 예상된다.

 

 

금융시장 기대감은 낙담보다 ‘낙관’…과연?

새해 들어 금융시장은 지난 연말 분위기와는 달리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며 김빠진 모습이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연초 양호한 경제지표에 기인한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조짐 등이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올해 금융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낙담보다는 낙관 쪽에 있다.

 

여전히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지난 연말까지 크게 상향 조정한 자산 가격 전망치들은 여전히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 올해 금융시장은 낙관적이기만 할까?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더 높아질 가능성과 투자판단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연말 미국 대선까지 중요한 선거가 연중 포진해 있고, 유럽과 중동의 전쟁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 등 때문이다.

 

경제·통화정책에 대한 모순적인 기대감

하지만 올해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투자판단을 어렵게 하는, 보다 본질적인 요인은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모순적인 기대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다. 지난해보다 미국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미국경제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근까지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는 상향 조정되고 있는 흐름이다. 모순적인 기대가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에 무게를 둔다면 경기에 대한 기대는 낮춰야 할 것이고,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 통화 당국 입장에서 정책의 전환은 수긍할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의 성장률 전망치는 시장보다 높은 1.5~1.6% 수준에 형성되어 있고, 기준금리 전망은 시장기대보다 적은 3회 정도에 낮춰져 있다. 이번 상반기 중 경제성장률에 대한 시장기대는 연준 전망치 또는 이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하반기 이후 시작되고 횟수는 3회 이하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성장 전망의 상향 조정과 금리 인하 기대 하향 조정 중 시장은 무엇을 더 선호할까?

 

 

김주신

• 칼럼니스트
• HRQ컨설팅 전문위원
• 국방전직교육원 <퇴직 후 효율적 자산관리> 전문강사
• 생명보험협회 노후준비 전문위원

   Financial Contents Creator(자산관리 . 은퇴설계 . 금융트렌드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