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 전국대회의 상당수는 지방자치단체와 체육회, 중앙 부처가 관여하는 ‘공공 대회’다. 그럼에도 참가 자격은 (사)대한파크골프협회 회원으로 제한되고, 사용 가능한 용구 역시 협회 공인 제품으로 한정되는 구조가 관행이다. 생활체육 종목단체의 회원 활성화와 안전 확보 등의 현실적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다만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전국대회까지 제한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공공성 회복과 산업 경쟁력까지 고려한 ‘개방형 모델’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국 파크골프장은 이미 생활체육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평일 오전이면 시니어 동호인들이, 주말이면 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코스를 찾는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파크골프장의 위탁 주체가 특정 협회에서 시설관리공단 등 공공기관으로 넘어가면서 파크골프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장배, 도지사배 등의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전국대회는 여전히 폐쇄적이다. 생활체육 전문가들은 “이제는 ‘관리와 배제’의 관점이 아니라, 안전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모색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공 재원 투입되는 전국대회 참여권 제한
“운동은 열려 있지만, 대회는 닫혀 있다”
올해 전국파크골프대회는 화천 시즌오픈을 시작으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다. 결선 기준으로 화순적벽배, 양산시장배, 밀양시장배로 이어지며, 모두 우승상금이 1,000만 원이다. 이 대회들은 지자체가 주최하거나 재원을 지원하는데,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원에 한해 참가 가능’이라는 조항을 두고 있다. 접수 단계에서 회원번호 입력을 의무화하거나, 협회 등록 여부 확인 절차를 거친다. 결과적으로 평소 같은 코스를 이용하던 동호인이라도 회원이 아니라면 출전할 수 없다. 대한파크골프협회 회원은 20만 여명이고, 전체 동호인 수는 50만 명을 넘어선 거로 추산된다.
이 같은 구조가 형성된 배경에는 행정적 효율성과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 회원 데이터가 확보돼 있으면 사고 발생 시 대응이 용이하고, 규칙 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하기도 수월하다. 전국 규모 대회의 경우 일정 수준의 통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관리’와 ‘참가 자격 제한’이 동일시되는 지점이다. 생활체육의 본질은 참여 확대에 있다. 공공 예산이 투입되고 지자체 명의로 개최되는 대회라면, 최소한 회원 여부 외의 대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부 지자체는 비회원 참가를 허용하는 오픈형 대회를 시도했지만, 참가 인원 제한, 별도 보험 가입 의무, 협회 인증 용구 사용 조건 등 추가 요건이 부과되면서 실질적 참여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 대회라면 ‘회원 여부’가 아닌 ‘보험 가입·규칙 준수·안전 교육 이수’라는 기능적 기준으로 참가 자격을 설계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회원제 운영, 관리와 강제는 다르다
협회의 역할은 통제가 아닌 지원이어야
대한파크골프협회는 회원제를 통해 경기 질서 유지와 사고 대응을 체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전국대회를 운영하기 위해 중앙 단위의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현실이다.
다만 다른 생활체육 종목을 살펴보면, 협회의 역할은 ‘참가 통제’보다는 ‘규칙 관리·심판 파견·교육·랭킹 운영’에 집중되어 있다. 예컨대 마라톤 대회의 경우 협회 등록 선수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참가비 납부와 보험 가입을 통해 출전할 수 있다. 탁구와 배드민턴 또한 비등록 동호인의 참가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회원제 자체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회원 혜택 구조’로 전환했다. 협회 회원은 랭킹 포인트, 대표 선발전 출전 자격, 교육 우선권 등의 이점을 얻는다. 대신 공공 대회 참가 자체를 회원으로만 한정하지는 않는다.
파크골프 역시 유사한 구조 전환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전국대회에 비회원도 보험 가입 후 참가를 허용하고, 협회 회원은 랭킹·대표 선발·전문 교육 등에서 우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협회는 안전·심판·교육 지원 기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라고 제안한다.
이러한 모델은 협회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성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통제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의 전환은 협회의 권위를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를 강화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 경쟁력과 공공 대회의 역할
제도는 시장 생태계와도 연결된다
파크골프는 고령친화 스포츠 산업의 대표 종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용구 제조업, 코스 설계, 교육 콘텐츠, 지역 관광과 연계 산업까지 파급 효과가 확대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 대회 운영 기준은 산업 구조와 직결된다.
현재 전국대회는 협회 공인 용구만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협회는 경기 특성 유지와 과도한 비거리 증가 방지를 이유로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소재 제한이 아닌 성능 기준 관리로도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며 “특정 공인 체계가 사실상 시장 진입 조건으로 작동하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일부 중소 제조업체는 국가 안전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협회 공인이 없다는 이유로 대회 사용이 제한되면서 판매 기회가 줄었다고 호소한다. 기술 개발 투자 역시 제도 예측 가능성에 영향을 받는다. 산업이 생활체육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 영역의 규정이 특정 조직의 내부 기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구 기준, 국가 공인 체계로의 정비 필요성
우드헤드 중심 공인 구조, 기술 발전과의 간극
현재 대한파크골프협회는 우드(목재) 헤드만 공인하고 있으며, 메탈이나 카본 등의 소재 헤드는 공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통성과 경기 특성 유지라는 명분은 분명하다. 파크골프의 본질적 재미와 코스 설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려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소재 자체를 배제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스포츠 산업 전반은 복합 소재와 정밀 가공 기술을 통해 발전해 왔다. 소재가 아니라 ‘성능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국제적 추세다. 골프 클럽의 소재 변화만 봐도 그렇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등 국가 공인 체계를 활용해도 ▲반발계수 상한선 ▲총중량·헤드 크기 규격 ▲구조적 안전성 시험 등 객관적 기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드·메탈·카본 등 소재와 무관하게 안전성과 형평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
특히 경량 소재는 근력이 약한 고령층에게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전면 허용이 부담된다면, 시범 공인 제도나 단계적 도입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법도 있다. 공공 대회의 용구 기준을 특정 단체 공인에서 국가 공인 체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규제의 정교화에 가깝다.
개방은 혼란이 아니라 성장 전략
다른 종목의 경험이 보여주는 가능성
생활체육인 탁구, 배드민턴, 족구, 게이트볼 등은 개방형 대회 운영을 통해 참여 인구를 확대했다. 연령대별·구력별 그룹을 세분화해 공정성을 확보했고, 협회는 교육과 심판 파견에 집중했다.
서울·경기권 일부 생활체육 대회는 초보자 리그, 시니어 리그, 오픈 리그를 병행해 운영하며 참가자 만족도를 높였다. 이는 ‘개방=경기 질 저하’라는 우려가 반드시 현실화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파크골프 역시 연령·구력·지역을 세분화한 구조를 도입하면, 형평성과 참여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전국 단위 공공 대회는 종목의 얼굴이 되는 행사다. 배제보다는 포용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게 장기적으로 파크골프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공공성 강화해야
“공공 대회는 시민과 동호인 모두의 무대다”
생활체육 전문가들은 단계적 개방으로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공공 대회 참가 자격을 보험·규칙 준수 기준으로 전환 ▲용구 기준을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가 공인 체계 중심으로 재정비 ▲협회는 심판·교육·안전 지원 기능 강화 ▲문체부 차원의 생활체육 대회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 개방 대회 운영 후 평가 등이다.
이미 몇몇 지자체는 비회원 참가 허용 대회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협회와의 협력 속에서 충분히 조율이 가능한 영역이다. 참가 자격은 회원 여부가 아니라 안전과 규칙 준수라는 기능적 기준으로 넓히고, 용구 기준은 특정 단체 공인이 아닌 국가 공인 체계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논의를 시작하자.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 스포츠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리의 편의’가 아니라 ‘공공의 원칙’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배제의 구조를 유지하는 안일함이 아니라, 참여를 확장하는 용기다. 시대는 이미 변했다. 파크골프 역시 그 눈높이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