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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호수를 가로질러 친다고?...디샘보에 놀라 개막 하루 앞두고 ‘OB’ 구역 만든 PGA 투어

-11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8번 홀에 새로 OB구역 설정 -총상금 1500만 달러, 우승상금만 270만 달러인 최대규모 대회 -김시우, 임성재, 강성훈, 안병훈, 이경훈 등 한국 선수도 출전 

 


 

[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PGA 투어가 11일 밤(이하 한국 시간) 개막하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하루를 앞두고 대회 코스인 미국 폰테 베드라 비치 TPC 소그래스(파72) 18번 홀(파4. 462야드)에 전에 없던 OB구역을 설정했다.
PGA 투어가 이렇게 갑자기 OB구역을 만든 것은 순전히 브라이슨 디샘보(28. 미국)를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번 홀은 파4 홀이지만 페어웨이 왼쪽으로 길게 호수를 끼고 돈다. 이 홀은 티잉구역에서 330야드 떨어진 페어웨이 폭이 35야드 안팎이다. 페어웨이 왼쪽은 호수, 오른쪽은 깊은 러프와 카트 도로, 흙바닥이 뒤섞여 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선수라면 함부로 드라이버를 꺼내 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후반 홀 중 핸디캡 1번 홀이다. 18번 홀과 호수를 끼고 마주 보고 있는 홀은 9번 홀(파5. 583야드)이다. 18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하기 까다로운 점을 감안해 9번 홀로 공을 보내놓고 그곳에서 18번 홀 그린을 공략하겠다는 게 디샘보의 구상이었다. 
디샘보는 대회 전 “호수를 가로질러 왼쪽 건너편의 9번 홀 페어웨이에 드라이버 티 샷으로 공을 떨구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역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한 차례도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이다. 18번 홀 티잉구역에서 350야드 지점의 9번 홀 페어웨이는 폭이 50야드다. 호수를 건너 18번 홀 그린에 공을 보내야 하는 거리는 60~90야드 정도다. 

 


 


지난 주 자신이 우승했던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6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으로 공을 호수를 가로질러 370야드 이상을 두 번이나 날린 디샘보로선 얼마든지 시도해볼만한 시나리오다. 그는 “9번 홀 쪽으로 티샷하는 방안은 자주 생각했던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같은 디샘보의 의도를 파악한 PGA 투어는 10일 “9번 홀의 갤러리 보호를 위해 호수 왼쪽을 ‘OB(아웃 오브 바운즈)’ 구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골프 매체들은 이를 ‘브라이슨 룰’이라고 부르면서 ‘호수샷’을 막고자 부랴부랴 대안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디샘보는 “4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해 18번 홀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고 8번 또는 7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릴 수도 있다”며 생각을 바꿨다.

한편 이번 대회는 총상금 1500만 달러, 우승상금만 270만 달러(약 30억 원)로 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이같은 상금 규모는 아직 올해 상금을 확정 발표하지 않은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US오픈, 디오픈)보다 많은 상금이다.
지난 대회 기준 디오픈 1075만 달러, PGA 챔피언십 1100만 달러, US오픈 1250만 달러, 마스터스 1050만 달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상금만 보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PGA 투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우승상금도 270만 달러로 총상금 700만 달러 안팎의 일반 대회 우승상금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 대회는 2011년 최경주(51), 2017년 김시우(26)가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김시우는 2017년 만 21세 10개월 17일의 나이로 우승, 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다. 김시우는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라운드부터 취소되는 바람에 두 번째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시우는 올해 시즌 2승과 통산 4승 그리고 4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 사냥에 나선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와 함께 임성재(23), 안병훈(30), 강성훈(34), 이경훈(30) 등 5명이 나선다.
한편 이 대회가 열리는 TPC소그래스의 17번 홀(파3. 138야드)은 ‘악마의 홀’로 불린다.
호수 가운데 그린이 섬처럼 있어 티 샷한 공이 자주 물에 빠진다. 비교적 짧은 거리인데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그린을 둘러싼 호수가 압박을 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괴롭힌다.
2019년 대회에선 홀인원이 1개 나왔고 버디는 94개 기록됐다. 그러나 보기 31개에 더블보기 24개, 트리플보기 이상도 5개 나왔을 정도로 높은 평균타수를 기록했다. TPC소그래스에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집계한 17번 홀의 평균타수는 3.11타이고 물에 빠진 공의 개수만 802개다.
라운드마다 홀의 위치가 바뀌는데 크게 5곳으로 나누어 깃대를 꽂는다. 그린 왼쪽 앞부터 시계 방향으로 홀의 위치를 바꾼다. 홀이 그린 가운데 있을 때는 거의 없다.
홀의 위치에 따라 성적도 달라져 왼쪽 앞에 있을 땐 버디율이 2.18%, 오른쪽 앞에 있을 땐 16.1%였다. 반대로 홀이 오른쪽에 있을 때 공을 물에 더 많이 빠뜨렸다. 왼쪽 앞 또는 뒤에 있을 땐 16%와 15.1%였으나 홀이 오른쪽으로 가면 20.3%(앞), 21.2%(뒤)로 높아졌다.


 


4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시우는 “코스에 나무도 많고 해저드와 벙커도 많지만, 나한테 잘 맞는다는 느낌도 들어 올 때마다 자신 있게 경기했다”며 “최근 우승으로 앞으로 닥쳐올 위기나 방해물을 이겨낼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해 아쉬움은 있었지만, 올해도 자신 있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9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해 컷 탈락했던 임성재는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자부심이 커질 것”이라며 “우승 경쟁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한 번은 우승 경쟁을 통해 트로피를 들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70야드가 넘는 괴력의 장타를 선보이며 통산 8승을 올린 브라이슨 디샘보와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2019년 우승자 로리 맥길로이, 저스틴 토머스, 잰더 쇼플리, 조던 스피스,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존 람(스페인) 등 PGA 투어 강자들이 대거 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