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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생이 온다...토마스 김주형, “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김주형은 미국 무대에서 자신의 영어 이름을 톰(Tom)으로 지었다. 톰이라고 지은 이유는 ‘토마스’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토마스는 토마스 더 탱크 엔진(Thomas the Tank Engine)의 주인공을 뜻한다.

 

1984년부터 방영된 영국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2021년 종영한 토마스 더 탱크 엔진은 한국에는 토마스와 친구들(Thomas & Friends)로 유명하다. 자신의 좋아하는 기차 캐릭터 이름처럼 김주형은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이자 탱크 엔진이 돼가고 있다. 그는 이사인프로투어부터 KPGA 코리안 투어, PGA 투어까지 멈추지 않고 질주 중에 있다. 극 중 토마스 늘 말하던 ‘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어’를 실천 중인 것이다.


더 넓은 세상을 활보 중이 ‘토마스’ 김주형, 그의 세상 구경이 2021년 멈춘 토마스 더 탱크 엔진과 달리 이제 막 경적을 울리며 시작하고 있다.
 
EDITOR 방제일 사진 PGA
 

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에서 김주형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인 역대 9번째 PGA 투어 챔피언이자,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 중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한국인 역대 최연소(20세 1개월 18일) 기록도 갈아 치운 김주형은 플레이오프 출전권까지 전리품으로 챙겼다. 이제 김주형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골프 스타들과의 진검 승부를 준비 중이다.
 
‘10대 돌풍’에서 ‘태풍의 눈’이 된 김주형


이번 대회 출전 전 PGA 투어 특별 임시 회원이‘었’던 김주형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곧바로 PGA 투어 회원 자격을 얻었다. 김주형이 얻은 전리품은 PGA 투어 회원 자격만이 아니다. 시즌 마지막 투어 대회인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그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대회에 나갈 자격도 획득했다.


김주형은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혜성같이 등장해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데뷔하는 투어마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사실 김주형의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는 그 바탕에는 노마드'란 키워드가 있다.


김주형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필리핀과 호주, 중국 그리고 태국에서 골프를 익혔다. 다양한 코스와 환경에서 골프를 배운 그는 프로 데뷔도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했다. 아시안프로골프투어는 주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열린다.


언어, 음식, 관습이 다르고 코스와 잔디까지 다른 곳에서 골프를 배운 김주형은 앞선 경험으로 인해 남다른 적응력을 자랑한다. 김주형은 짐을 싸고 풀고, 이동하고, 호텔에서 생활하는 일에 너무나 익숙하다.


김주형이 PGA투어 대회에서 고작 14번 출전해 우승을 차지할 수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이 ‘적응력’을 꼽을 수 있다.


김주형은 PGA 투어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고 위해 청사진을 그리고 차근차근히 한 계단씩 밟아 올랐다. 애초 아시안프로골프투어를 발판으로 PGA 투어에 진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아시안프로골프투어 2부 무대에서 이미 3차례 우승한 그는 2019년 파나소닉 오픈 우승으로 아시안프로골프의 신흥 강자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안프로골프투어가 문을 닫자 김주형은 코리안 투어로 발길을 돌렸다.


김주형은 2020년 KPGA 코리안 투어 데뷔전인 우성종합건설 부산 경남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코리안 투어에 연착륙한 그는 두 번째 대회인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10대 돌풍’을 일으켰다.


2021년에는 SK텔레콤 오픈 우승에 준우승 세 번 등 14개 대회에서 9번이나 톱10에 진입했다. 상금왕과 대상, 평균 타수 1위를 휩쓸었다. 김주형은 국내 무대에 만족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자 재개된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 뛰어든 김주형은 싱가포르오픈 우승 등으로 아시안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올랐다.


아시안프로골프투어 상금왕 타이틀과 부지런히 모은 세계랭킹 포인트 덕분에 PGA 투어 대회 초청장을 받기 시작한 김주형은 지난 7월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3위로 초청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 특별 임시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이어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7위로 다음 시즌 투어 카드까지 손에 넣은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PGA 투어 회원 자격과 플레이오프 출전 자격까지 손에 넣었다.
 
조던 스피스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한 김주형
2002년 6월 21일생으로 만 20세를 갓 넘긴 김주형은 1932년 이후 PGA투어 우승자 중 2번째로 어린 선수로 남게 됐다. 역대 최연소 우승자는 2013년 존 디어 클래식을 제패한 조던 스피스다. 그가 우승할 당시 나이는 19세 11개월 18일이었다.


사실 우승까지의 길은 결과와 달리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 김주형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김주형은 대회 1라운드 1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실수를 범했다. 김주형은 흔들리지 않았다. 천천히 그는 자신의 경기력을 유지했고 끝내 정상에 올랐다.


김주형은 “쿼드러플 보기 당시 안 좋은 샷이 없었는데 경기가 안풀렸다. 이후 남은 홀들을 잘 마무리해서 예선을 통과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성적이 오르며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결과”라고 돌아봤다.
 


김주형은 최종 4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치는 등 최근 몰아치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나도 놀라울 때가 있다. 최근 퍼터에 집중하고 신경을 쓰면서 퍼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퍼터 덕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퍼터의 향상이 최근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인 우승의 뒤에는 김주형과 함게 PGA에서 활약하는 형들이 있었다. 김주형은 대회 전 연습 라운드에서 PGA 경험이 많은 형들과 함께 라운드를 돌며 조언을 들으며 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이번 대회 2위에 오른 임성재는 김주형에게 여러 가지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형은 “그동안 롤 모델로 삼았던 (임)성재 형에게 여러 가지 물어볼 때마다 잘 대답해줬다. 내가 우승을 확정 지은 뒤에도 축하를 해줬다”며 “식사 대접을 한 번 해야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우승 후 김주형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PGA서 이뤄낸 우승이다. 노력해서 앞으로 더 많은 우승 기회를 얻고 싶다”며 “열심히 노력하면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올 줄은 몰랐다. 마지막 라운드 막판에 긴장도 되고 집중력도 흔들렸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PGA 투어에서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긴 것이 영광이고,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모든 부분에서 더 좋아져야 우승이라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것 같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최종 목표는 아직 말 할 수 없다. 그저 발전하기 위해 매일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