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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결산 골프 스타워즈 - 리브 골프의 역습  

 2021-2022 시즌 PGA 투어를 논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키워드는 바로 리브 골프다. 리브 골프는 PGA 제국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PGA 투어는 응전에 나섰다. 많은 골프스타들이 PGA 투어를 떠나 리브 골프로 이적했다. 이 골프사에 남을 전쟁을 보면서 문득 스타워즈가 떠올랐다. PGA 투어를 굳건히 지키는 이들은 제국의 수호자처럼 보였고, 이들을 침략하려는 리브 골프는 반란군처럼 보였다. 스타워즈의 제다이 기사단과 시스 기사단의 역전 현상인 것이다. 이왕 이 두 투어의 전쟁을 스타워즈에 빗댔으니 이번 결산은 끝까지 스타워즈와 묶어서 살펴보는 걸로.
 
EDITOR 방제일
 
‘수호자’ PGA 투어 기사단 VS ‘반란군’ 리브 골프 기사단
 
PGA 투어와 리브 골프는 마치 제다이 기사단과 시스 기사단의 대립을 보는 듯한 흥미진진함이 있다. 리브 골프의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아무도 넘어가려고 하지 않았지만, 결국 많은 이들이 리브 골프로 넘어갔다. 리브 골프의 ‘돈 맛’이 다스 시디어스의 유혹처럼 달콤했던 것이다. 

혹자는 이를 배신이나 변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자신들의 선택에 따른 것 뿐이다. 직장인이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데 그 직장이 망하면 어떡하지?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닌데, 어째 리브 투어가 5년 안에 문을 닫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한다. 아, 그러면 다시 PGA 투어로 고개 숙이고 들어오면 되는 건가? 마치 제다이의 귀환처럼 아련하게!?


 ‘제국의 기사’가 된 ‘로리 매킬로이’
 
솔직히 좀 놀랐다. 로리 매킬로이가 가장 빨리 리브 골프로 이적할 줄 알았다. 이 정도로 그가 PGA 투어에 애정이 있을 줄 몰랐다. 아니면 이미 벌 만큼 벌었으니 명예를 챙기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폼’나긴 한다. 이번 시즌의 매킬로이는 마치 스타워즈의 오비완 케노비와 비슷해 보인다.
 

로리 매킬로이가 처음 우즈의 후계자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를 ‘골프 황태자’라 칭했다. 그랬다. 매킬로이는 정말 황태자 느낌이 강했다. 문제도 그거였다. ‘황태자’ 느낌만 있었다. 그의 얼굴은 황제가 될 상은 아니었다. 우즈에 비해 외모의 카리스마도 부족해 보였고, 체구도 야리야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를 보며 ‘황제’가 되긴 글렀어라고 혼자 판단했다. 그런 매킬로이가 이제 좀 베테랑이자 PGA 투어의 리더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여전히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진 못한 건 분명 아쉽다. 그 아쉬움은 페덱스컵 우승으로 달랬다. 페덱스컵 우승에서 받은 보너 상금은 무려 241억 원이다. 그 상금을 보자 리브 골프로 이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납득이 갔다. 굳이 명예를 버리지 않아도 충분히 그만큼 버니까! 로리 매킬로이를 추앙한 것이 어째 후회되긴 한다. 하지만 올해 로리 매킬로이가 PGA 투어에 남으며 한 말은 정말 멋있었다. 그 중 압권은 페덱스컵 우승 이후에 그가 한 말이다.
 
“나는 골프를 믿습니다. PGA 투어와 이 투어의 선수들을 믿습니다. 이곳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며 골프를 하기 가장 좋은 곳입니다. PGA 투어는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아, 끝으로 매킬로이는 이번 페덱스컵 우승으로 로리 매킬로이는 PGA 투어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2016, 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우승하며 최다 페덱스컵 우승자가 됐다. 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못한 것이다.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둔 매킬로이는 그동안의 유약했던 이미지를 날려버리고 이제는 PGA 투어의 제국의 기사로 우뚝 서고 있다. 마치 오비완 케노비처럼!
 
‘무관의 신인왕’에서 ‘올해의 선수’로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가 막판까지 신나게 흥을 내면서 폼을 잡았지만 실리는 스코티 셰플러가 챙겼다.(오비완이 멋은 다 부렸지만 결국 스타워즈는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다.)
PGA 투어는 매년 올해의 선수를 투표로 선발한다.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의 시즌 MVP 같은 것이다. 이 올해의 선 전체 투표의 89%가 세플러를 올해의 선수로 뽑았다. (로리 매킬로이 뭥미?) 로리 매킬로이가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제패하긴 했지만 그건 이벤트전 성격이 강하다. 실제 투어 일정에선 셰플러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어 ‘무관의 신인왕’으로 불렸던 셰플러는 셰플러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전까지 제다이 파다 환이었따면 올해 비로소 제다이 기사로 승격해 광선검을 무자비하게 휘두르고 있다.


그는 2월 피닉스오픈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우승 사냥에 나섰다.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했고 4월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까지 우승했다.

 

그렇게 우승컵을 쓸어 담다 보니 세계 랭킹 1위가 됐다. 이번 ‘올해의 선수’ 수상으로 셰플러는 PGA 투어 사상 최초로 정규 투어와 2부 투어에서 올해의 선수, 신인상을 모두 받은 선수가 됐다. 셰플러는 2019년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올해의 선수가 됐고, 2020년 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차지했다. 스타워즈로 빗대본다면 올해 셰플러의 모습은 루크 스카이워커가 중첩된다. 차세대 PGA 투어의 얼굴로 손색 없다는 뜻이다. 이대로 셰플러가 승승장구한다면 정말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같이 투어의 얼굴마담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스코티 셰플러의 타이틀 스폰서도 ‘나이키’라는 것이다. 뭔 뜻인지 알지?
 
‘다스 시디어스’가 된 필 미켈슨
필 미켈슨을 볼 때마다 어딘가 짠함이 들었다. 우즈가 ‘빛’이라면 그는 늘 ‘어둠’을 맡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즈와 미켈슨의 나이 차이는 그리 크지 않고 투어도 비슷한 시기에 활약했지만 어쩐지 우즈 쪽이 항상 젊고 트렌디한 느낌이었다. 미켈슨은 늘 칙칙하게 올드 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라이트사이드와 다크사이드처럼 이 두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투어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미켈슨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어딘가 고집스러움과 더불어 탐욕스러움이 묻어 나왔다.(나만 그렇게 느낀 거야?) 다스 베이더만큼은 아니지만 미켈슨이 삐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다. 필 미켈슨은 늘 투어에서 우즈의 그늘 아래 있었다. 몇몇은 조롱인지 찬사인지 모를 별명으로 미켈슨을 부른다. 바로 ‘사상 최강의 2인자’란 별명이다. 이 역설적인 별명이 우습게도 PGA 투어에서 미켈슨의 현 위치를 정확히 알려준다. 그는 아무리 해도 1인자가 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미켈슨의 얼굴에은 늘 수심과 고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에디터는 미켈슨이 저러다 한 번 크게 사고 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역시, 미켈슨은 에디터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미켈슨이 리브 투어로 넘어갔을 때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마치 미켈슨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하지라고 골프 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필 미켈슨을 보면서 스타워즈의 다스 시디어스가 중첩됐다. 솔직히 미켈슨이 다스 베이더는 아니지 아니잖아? 몇 년 후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가 리브 골프로 넘어간다면 그들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것으로. 리브 골프에서도 미켈슨은 ‘영원한 2인자’ 라인이 될 것 같은 건 에디터만의 생각일까.
 
결국 이 신의 주인공은 나, 타이거 우즈
이번 시즌 타이거 우즈는 거의 PGA 투어에 나오지 못했다. 아직까지 몸이 온전치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PGA 투어의 상징이자 골프 신(SCENE)의 넘버원은 누가 뭐래도 여전히 ‘타이거 우즈’다. 타이거 우즈는 제국의 황제답게 리브 투어가 제안한 약 1조 원의 돈을 거절했다. 우즈가 지금까지 모은 전 재산이 2조 달러를 상회하니 적지 않은 돈이다. 우즈는 돈보다는 명예와 자신의 커리어를 선택했다.

 

리브 골프로 많은 이들이 투어를 이탈하자 그는 지난 8월 직접 PGA 투어 선수들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모임에는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드(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PGA 투어 정상급 스타들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가 이렇게 스타들을 독려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지금 투어에서 활약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우즈야 말로 최고의 스타이자 영원히 좇아야 할 꿈이자 포기할 수 없는 꿈이다. 그런 우즈가 젊은 스타들을 직접 모아 다독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스타워즈는 결국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다. 스타워즈가 스카이워커 사가라면 향후 PGA 투어는 타이거 우즈 사가다. 타이거 우즈를 직접 경험한 세대와 타이거 우즈를 넘어서려는 이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이 무한한 꿈은 리브 골프의 천문학적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타이거 우즈인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