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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즌 만에 달성 '10승'한 이정민,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다 

이정민이 우승했다. 2010년 KLPGA 투어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친 이정민은 당시 투어에서 ’무서운 루키’로 주목받았다. 13년이 지났다. 이제 이정민은 예전과 달리 무서운 루키가 아닌 투어 최고참이 됐다. 그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은 LPGA 투어로 떠나거나 은퇴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이정민은 KLPGA 투어에 남았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더 젊고 재능 많은 선수들이 투어에서 종횡무진하고 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여전히 이정민은 자신만의 골프를 하고 있다. 비록 리더보드에 예전만큼 자주 오르진 못하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필드’에서 뛰며, 상금을 받는다. 간혹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그게 바로 ‘이정민’이 추구하는 골프다.

 

EDITOR 방제일 사진 KLPGA

 

1년 2개월만에 다시 정상을 밟았다. 덤으로 ‘10승’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야말로 금자탑이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이정민을 포함해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정민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통산 상금이다. 이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누적 상금은 39억 8868만원을 기록했다. 장하나, 박민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10승 고지를 밟은 이정민이 젊은 선수와 유망주로 가득한 KLPGA 투어에서 또 언제 우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10’이라는 숫자는 이정민에게도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매우 의미있다. 박민지처럼 불과 몇 시즌만에 10승을 하는 선수가 있지만, 이정민처럼 13시즌 동안 꾸준히 투어에서 뛰며 자신을 증명하는 선수도 있는 법이다. 불과 서른 살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투어 베테랑이 된 이정민은 말한다.


“점점 우승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실력, 길어지는 코스, 거기에 체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10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투어에 남아있는 두 명의 친구, 그리고 선배들이 우승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투어에서 뛰는 기간 이정민의 목표는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이정민의 향후 목표는 아프지 않는 것이다. 그는 2022시즌 초반 부상을 당한 후 완전히 회복하지 않고 계속 시즌을 치러야만 했다. 그만큼 투어 스케쥴은 빡빡했고, 마냥 부상 회복만 하며 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프로의 숙명이다.

 

13시즌 동안 투어에서 구르다보니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스윙을 아프지 않게 하다 보니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제 이정민의 한 가지 바람은 2023시즌뿐만 아니라 선수 생활을 마치는 날까지 부상이 없는 것이다. 이정민의 말처럼 그가 앞으로 10년 동안, 혹은 그 이상 투어에서 부상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 통산 20승 혹은 그 이상을 달성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그는 투어에서뛰고 있는 많은 선수들의 귀감이자, 하나의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