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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Bastard? or Antagonist

주인공 ‘프로타고니스트’와 (주인공의)대립자 ‘안타고니스트’ 간의 관계가 단순한 ‘선과 악’의 개념을 벗어던진 지는 사실 상당히 오래됐다. 물론 작품에 따라서는, 때론 설령 대놓고 악인에 가까운 경우라도, 주인공보다 더 사랑받은 빌런도 여럿 있었다.


확실히 빌런은 이제 단순한 ‘악당’을 말하는 단어는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특정한 콘텐츠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속 주변에서 빌런들을 찾아낸다. 골프에서도 그렇다.


‘연습장 훈수 빌런’, ‘카트 내 흡연 빌런’ 같이 민폐를 끼치는, 그야말로 빌런도 있지만, 보유한 골프채는 여러 세트이면서도 막상 라운드는 가지 않는 ‘장비쇼핑 빌런(보다는 보통 장비병 환자로 부르지만)’처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빌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빌런’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용법이 있다. 주로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상식’ 선을 벗어난 행태를 하는 이들에게 ‘~빌런’이라는 접미어를 붙인다.

 

 

오랜만에 PGA 선수를 표지모델로 한 이번 호에서 현재의 골프계 ‘빌런 킹’으로 지목한 건 역시 필 미켈슨이다. 물론 리브 골프와 손을 잡은 탓이다.

 

다만 이제와서 그가 빌런임을 지적하기보다 그만의 ‘대의’와 ‘명분’은 과연 무엇일지 짐작이라도 해보자는 의도다.  이미 리브 골프가 론칭됐고, 2년 차를 맞이하는 2023년, 맞다 틀리다를 가늠하는 것보다 그들을 이해해보려는 노력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얘기로 마무리해 본다.

 

슈퍼 히어로가 기존에 그랬듯 자주적으로 지구를 지켜낼 수 있기 위해 독자적인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반대로 어벤저스를 유엔 감독하에 두고 명확한 원칙 아래서 운영해 미처 고려하지 못한 희생을 줄여야 한다며 맞선 안타고니스트 토니 스타크.

 

여전히 누가 옳은가를 자로 잰 듯 명확하게 가를 수는 없다. 물론 리브 골프 논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워싱’이 기반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과 등치시키기는 무리가 있다.

 

PGA와 PGA를 옹호하는 이들이 리브 골프를 반대하는 건 단순히 이념적 대립이 아닌, 실재하는 ‘사건’들을 벌인 이들에 대한 저항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이번 호에서 빌런을 다루는 시각은 그래서 ‘Bastard? or Antagonist’다. 필 미켈슨은 그저 돈벌이에 혈안이 된 ‘B word’를 붙일 빌런일까, 아니면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금의 출처보다 PGA의 전횡에 대항마가 되는 게 목적인 반대자로서 미래의 언젠가 재조명될지도 모를 ‘Antagonist’ 역할의 빌런일까. 써놓고 보니 어쨌든 빌런은 빌런이지만.

 

편집장 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