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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안전] 한낮 찜통 폭염 대비한 안전한 골프, 사전 준비 필요하다

올여름은 뜨거운 태양의 폭염과 강한 태풍에 따른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 골퍼들도 이상 기상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폭염 속에 불태우는 열정도 좋지만, 이 폭염을 지혜롭게 넘기면 또 골프의 계절인 가을이 온다. 


본격 폭염이 시작되는 7월이다. 장마철과 겹쳐 습도까지 높아진 환경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땡볕 한낮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열혈 골퍼들의 라운드는 이어진다. 물론 발 빠른 골퍼들은 더위를 피한 새벽 라운드를 즐기지만 대부분 골퍼는 더운 시간 라운드를 하게 된다. 점점 날씨는 더워지고 한낮 기온은 30℃를 오르내리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름철 라운드 시 온열 질환을 걱정해야 할 시즌이다.


페어웨이 잔디 지열에서 뿜어내는 높은 습기와 뜨거운 태양열에 장시간 골퍼의 신체가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열경련, 일사병, 열사병으로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저 시원해 보이는 필드, 실제로는

올해는 유독 장기간 폭염이 예상됨으로 온열 환자가 평년보다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여름이 시작되지 않은 5월 20일부터 6월 8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누적 온열 환자 수는 48명으로 이중 사망자(1명)도 발생했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폭염이 지속하는 한낮 주말에도 늘 만원 포화상태다. 올여름은 폭염과 장마철 태풍으로 인한 기상 이변이 예사롭지 않아, 장마 후에 오는 폭염의 ‘땡볕 골프’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어느 때보다 많을 것 같아 우려가 크다.

 

이 날씨에 골프치는 건 한국인뿐

폭염 경보나 폭염 특보가 내려지면 한낮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가벼운 옷차림에 모자와 물병을 준비해야 한다. 야외활동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며 열사병 등의 온열 질환에 주의하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열혈 골퍼들은 다르다. 6월 중순 폭염 경보가 내려진 포천의 모 골프장에서 전반 라운드 내내 폭염으로 힘든 라운드를 이어가던 팀에게 후반 라운드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골프장이 ‘셧 아웃제’를 적용해 라운드를 중지시켰다.

 

그런데도 그 열혈 골퍼들이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막무가내로 라운드를 진행했고, 경기진행요원이 나서 철수를 종용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온이 34℃이고 습도가 85%인 한낮 이글거리는 태양 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는 한국뿐이라 한다.

 

증가하는 폭염 피해 사례
지난 6월 중순 강원 남부 동해안과 일부 경북 내륙 지역에 일 최고기온이 33℃에 육박하는 폭염주의보에도 강원도 춘천의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던 60대 후반의 김(68세)씨가 라운드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일사병 진단을 받은 그는 전반 8번째 홀 그린에서 퍼팅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날 강원지역의 낮 최고기온도 33℃였다. 김 씨는 평소 심장질환이 있었는데, 전날 저녁에는 음주를 하고, 새벽 골프로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폭염 속에 진행한 라운드로 체력 저하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것이다.


6월 하순, 부산의 모 골프장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대전에서 온 김모(62세) 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같은 날 오후 이천의 모 골프장에서는 라운드 중이던 유모(59세) 씨가 땀을 많이 흘리면서 근육 마비 증상을 동반하는 열경련으로 119 구급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여주의 모 골프장에서 필자는 앞 팀 골퍼(60대 정도)가 더위로 인한 증상인 창백한 얼굴(열사병으로 추정)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처럼 골퍼에게 자주 발생하는 여름철 질환은 대부분 온열 질환이다.

 

폭염 홀별 정산 확대되어야

폭염의 사전적 정의는 단순한 더위가 아닌 극심한 더위를 뜻한다. 심한 경우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이러한 폭염에 대비하기 위한 골프장의 폭염 대비 노력도 눈에 띈다. 골프장은 폭우 또는 낙뢰 등의 기상 악화로 인해 라운드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적용되던 홀별 정산 시스템을 폭염에도 적용하고 있다.
여주의 모 골프장은 35℃가 넘을 때는 골퍼들이 너무 더워서 라운드 진행이 곤란하다고 요청하면, 상황에 따라 홀별 정산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으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다. 골프장이 이렇게 나서는 마당에 폭염을 대하는 골퍼들의 경각심도 필요해졌다.


온열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열경련은 라운드 도중 분실된 공을 찾기 위해 급한 마음에 뛰거나 빠른 걸음일 때 땀과 전해질이 과도하게 배출되면서 종아리나 다리 부분에 쥐가 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일사병(열 피로)은 땡볕 라운드를 즐기는 시니어 골프 마니아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강한 햇빛에 장기간 노출되어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체액과 전해질이 땀으로 과다하게 배출되어 발생하는 열탈진이다. 뇌로 순환되어야 할 혈액이 부족해서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고 쇼크로 쓰러지는 현상으로 흔히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그 증상이다.


열사병은 체온이 40℃ 이상 올라가면서 심한 열성 증상이 생기고, 의식 저하까지 동반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시니어 골프들에게 라운드 도중에 발생하면서 가장 위험한 온열 질환이기도 하다.

 


목말라서? 수분 보충을 위해서!
라운드 도중 물을 마시는 것은 운동 중에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때 감소분보다 1.5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운동 후 자신의 체중이 평소보다 1㎏ 정도 감소하였다면 1.5배인 1.5ℓ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체중이 손실된 만큼의 수분보다 약 50% 정도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이유는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 손실분도 보전하여 체액의 균형을 유지·조절하기 위한 것이므로 운동 후에도 충분한 수분 보충으로 전해질 결핍과 체액을 충분히 보충하여 몸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폭염 인한 온열 질환 수분 섭취하면 막을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기온이 32℃ 이상 올라가면 심근경색 환자가 20% 늘어나고,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급성 심정지 발생률이 1.3%씩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낮 기온이 32℃ 이상일 때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조치는 충분한 수분섭취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이 자주 마시는 것이다. ‘물을 마시고 싶다’고 느낄 때는 이미 수분이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

 

폭염에 대비한 온열 질환 응급처치
열경련 응급처치 방법으로 먼저 시원한 곳으로 옮겨서 옷을 느슨하게 하고 다리를 약간 높게(30㎝ 정도) 한 채로 체온을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경련 중인 근육을 쉬게 한다.


그다음에 수분을 공급하는데. 의식이 있어 물을 마실 수 있으면 전해질 보충을 위해 식염 1/2~1/4 티스푼을 물 한 컵에 타서 마시게 하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온 음료(스포츠 음료)를 마시게 한다.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병원으로 이송해 주사(링거)로 전해질 용액을 공급해야 한다.

 

일사병 응급처치 방법으로는 환자를 시원한 그늘로 옮겨 다리를 높게 눕히고 물수건이나 부채로 신속히 온도를 낮추어 주면 쉽게 회복된다. 현장 처치만 잘하면 병원까지 이송할 필요는 없을 수 있다.

 

열사병 응급처치 방법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는 사망하게 된다. 환자의 회복은 응급처치의 신속함과 효율성에 달려 있다.

 

우선 그늘로 이동하고 안정을 취하게 한 후 의복을 제거하고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환자를 덮고 바람(부채, 선풍기)을 불어준다. 머리를 낮추고 발을 높인다. 이렇게 한 후 0.1%의 식염수를 15분 간격으로 투여하고 가급적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한다. 중증이면 의사의 처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폭염에 내기 골프는 최악
폭염의 더위에 피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내기 골프다. 분위기를 띄우고, 집중력을 끌어내는 가벼운 내기 정도라면 모를까, 괜한 내기로 열을 올릴 거라면 안 하는 게 백번 낫다.

 

더위에 달아오른 몸과 평소의 질환에 내기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일은 찾아보면 상당히 많다.


인간의 속성은 단순한 승부보다는 내기를 재미있어한다. 바둑이나 당구처럼 내기해야 제맛인 스포츠에 골프도 포함된다. 골퍼의 90% 이상이 내기 골프를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한낮 땡볕 더위에서 만큼은 하지 않아야 한다. 짜증 나는 더위에 동반자와 그저 ‘이 순간’ 자체를 즐겨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폭염 저항력을 평소에 기르자
내리쬐는 폭염으로 ‘육칠월 더위에 암소 뿔이 빠진다’는 말도 있고, ‘칠월 저녁 해에 황소 뿔이 녹는다’는 말도 있다.

 

올여름 건강한 라운드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폭염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기초 체력단련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 전에 충분히 수분을 보충하고 염분과 포도당이 든 음료도 충분히 섭취한다.

 

음료는 사이다, 콜라 같은 단맛은 피하고 운동하면서는 30분 단위로 물로 목을 축인다. 체온을 낮춰주는 얼음팩, 미니 선풍기, 물수건 등도 준비하도록 한다. 

 

많은 골퍼가 라운드 중 냉커피를 마시는데 카페인의 이뇨작용이 체내 수분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게 좋다.

 

맥주나 막걸리 같은 술도 피하도록 한다. 알코올이 체내 들어가면 분해와 배출을 위해 더 많은 수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골프 라운드는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는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는 저녁을 이용한다.

 

뜨거운 태양, 피부도 지켜야 한다

뜨거운 태양 빛으로 인한 화상이나 피부 문제도 많이 생긴다. 피부 노화 방지를 위해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SPF 50+나 PA+++가 좋다. 얼굴만 하얗게 바르지 말고 목, 팔, 다리 등 태양에 노출되는 부위는 전체적으로 바르는 게 좋다.

 

최소 라운드 시작 30분 전에 바르고 두 시간 단위로 덧바른다. 눈의 피로를 막는 선글라스도 필요하고 모자는바이저 보다는 뚜껑 있는 캡을 착용하여 두피도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양산은 반드시 휴대 사용하도록 하고, 복장은 기능성 옷을 선택한다. 요즘은 UV 차단 소재로 제작한 골프복을 많이 입는다.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더위 해소 기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땀을 빠르게 배출해 장시간 플레이를 해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찬 감촉의 손등 커버와 UV 토시 등도 착용하면 좋다. 최근 골프장은 반바지 라운드를 허용하는 추세이니, 방문 전 꼭 문의해보자.


벌레 퇴치 스프레이도 챙기도록 한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을 해줄 수 있는 성분이 듬뿍 들어있는 토마토(리코펜), 오렌지(베타카로틴), 포도(안토시아닌) 등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자외선 차단도 되고 수분섭취도 할 수 있다.


조금 지나면 또 가을이 온다
삼복(三伏) 기간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고 할 정도로 더위를 이겨내기 힘겨움에도 한국인들은 폭염 속에 필드를 누빈다.

 

이 정도 폭염에는 스페인 사람들은 한낮이면 시에스타(낮잠)를 즐기고, 더운 아랍 국가에서는 오후면 어김없이 카이롤라(낮잠)를 즐기는데, 한국인의 땡볕 근성은 말릴 수가 없다. 그래 좋다. 대신 폭염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하자.


폭염에 대비한 안전한 여름 골프는 집중력과의 싸움이다.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필드를 공략하도록 한다. 이동은 카트를 이용하고 평소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고 편안한 스윙으로 점수를 지키는 라운드를 하도록 한다.

 

드라이버 티샷 역시 거리 욕심보다는 위험 구역(OB & hazard)을 피하는 샷이 폭염을 피하는 안전한 골프의 상책이 될 것이다.


티샷 전에 스트레칭을 하고 난 뒤에 가벼운 마음으로 타수에 신경 쓰지 않고 라운드를 즐기면 폭염과 폭우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골퍼들이여!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가을이 성큼 눈앞이다. 폭염을 지혜롭게 넘기면 골퍼들이 그리워하는 가을이 또다시 다가오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