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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SEASON LPGA TOUR BEST × WORST GOLF PLAYER

LPGA는 이제 더는 한국 여자 골퍼들의 독무대는 아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일이다. LPGA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춘추 전국시대’가 흥행에 좋은 것은 분명하다. 독보적인 선수는 없었다. 다양한 국적 골퍼들의 활약이 돋보인 2023시즌이었다. 이번 시즌 베스트&워스트 TOP3를 통해 LPGA 투어의 판도를 확인해 보자.

 

EDITOR 방제일

 

PGA TOUR BEST PLAYER Lilia Kha-Tu Du Vu
릴리아 부를 보면 드래곤볼의 ‘마인 부우’가 떠오른다. 비하의 의미가 아니다. 그만큼 압도적인 강함을 자랑한단 뜻이다. 계속해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올해 초,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대회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그저 떠오르는 신예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시즌이 끝날 때 릴리아 부는 떠오르는 신예가 아닌, 이미 LPGA 투어를 밝히는 태양이 돼버렸다. 그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에서도 우승하면서 롤렉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상금왕은 덤이다. 롤렉스 애니카 메이저 어워드(RAMA)는 전리품으로 챙겼다.

 

PGA TOUR BEST PLAYER Yin Ruoning
펑산산 이후 LPGA 투어에 진입하는 중국 여자 골퍼는 계속 나왔다. 그만한 성과를 내는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드디어 펑산산의 후계자가 등장했다. 2002년생 인뤄닝이다. 인뤄닝은 올해 릴리아 부와 함께 가장 ‘핫’한 골퍼다. 그는 LPGA 투어에서 맹활약으로 대륙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인뤄닝은 펑산산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중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간판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02년인 인뤄닝은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선수다. 올해 4월,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데 이어 6월엔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단숨에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단기간에 우승은 물론 메이저대회 우승과 세계 1위까지 모두 이뤄내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시즌 최종전에서도 김효주를 압도하며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한 인뤄닝. 그의 활약에 중국이 들썩이고 있다.

 

PGA TOUR BEST PLAYER Hae Ran Ryu
유해란이 LPGA 투어 2023시즌 신인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14번째다. '14'라는 숫자와는 달리 2019년 이후 무려 4년 만에 이룬 쾌거다. 그만큼 한국 신예들이 LPGA에서 최근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때 KLPGA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은 LPGA에 진출해 바로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언제부턴가 KLPGA를 평정한 선수라 해도, LPGA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예전에는 KLPGA가 LPGA 진출을 위한 교두보였다. 지금은 아니다. KLPGA 선수도 이를 알고 있다. 예전과 달리, 무리해서 LPGA에 진출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해란은 달랐다. 올해 초 LPGA 투어에서 진출을 선언했다.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 선택은 탁월했다. 주춤하던 한국 여자 골프에 유해란이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PGA TOUR BEST PLAYER Hyo Joo Kim
한국 선수 중 베어 트로피를 차지한 선수는 2003년 박세리(70.03타)와 2004년 박지은(69.99타), 2010년 최나연(69.87타), 2012년 박인비(70.21타), 2016년 전인지(69.583타), 2019년 고진영(69.062타) 등 총 6명뿐이다. 김효주는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가장 베어 트로피에 가까이 있었다.

 

아쉽게도 마지막 대회에서 아리야 티띠꾼에게 베어 트로피를 빼앗겼다. 그럼에도 올 한 해 김효주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마지막 대회 전까지 한국 여자 골퍼의 자존심을 세운 선수가 김효주다. 마지막 대회를 우승했다면, 상금왕을 탈 수도 있었다.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마지막 대회서 난조를 보였다.  상금왕도 베어 트로피도 타지 못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괜찮다. 올 한해 그나마 김효주가 있어서 든든했다.

 

PGA TOUR BEST PLAYER Hye Jin Choi
‘민지 천하’ 이전에 ‘혜진 천하’였다. 불과 열여덟에 나이에 KLPGA 투어에 데뷔해 스무살에 KLPGA를 평정했다. 2019년, 최혜진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이후 코로나19 기간 동안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최혜진은 지난해 LPGA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LPGA 투어에는 새로운 얼굴이 필요할 때였다. 그 새 얼굴은 당연히 최혜진이 될 줄 알았다. 역시 ‘공’은 둥글다. 골프는 어려운 스포츠다.

 

 무엇도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지난해 LPGA투어에서 톱 10에만 10번 들며 꾸준한 성적을 냈다. 우승이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올해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톱10에 들었다. 여전히 우승은 없다. 슬럼프나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실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니,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미친 존재감’을 자랑했던 최혜진이 이제는 ‘존재감’이 없어진 역설적 상황이다.

 

PGA TOUR BEST PLAYER Sung Hyun Park
최혜진이 존재감이 없다면, 박성현은 그냥 없다.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보는 느낌이다. 대회는 나오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혹평이나 비난이 아니다. 정말 궁금한 것이다. ‘남달라’ 박성현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 말이다. 박성현은 올해로 LPGA 투어 7년 차다. 베테랑이라면 베테랑이다. 나이도 이제 젊지 않다. 박성현은 2017년 LPGA 투어 신인왕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거머쥐는 등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 이후 슬럼프와 부상으로 신음했다.

 

박성현은 2020년부터 어깨 부상 여파 등으로 슬럼프에 빠지며 2019년 6월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현재까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우승만 추가 못하는 게 아니다. 이렇다 할 성적 자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본인도 답답했는지, KLPGA 투어 대회에 자주 나오고 있다. 문제는 KLPGA 투어에서도 이제는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박성현이 안타깝다. 각 투어가 재미있으려면 스타일리스트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성현은 그 점에서 호쾌하고 아름다운 스윙을 가진 스타일리스트다. 그런 박성현이 부활해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