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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람의 ‘운수 좋은 해’

욘 람에게 있어 올해는 그야말로 ‘운수 좋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3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최다승인 4승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뒀다. 남자 프로골프 세계 랭킹은 3위까지 치솟았다. 전성기를 맞으며 주가는 최고조로 올랐다. 골프 팬들을 모두 욘 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LIV 골프도 눈독을 들였다. 물밑 작업이 시작됐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를 보자마자, 욘 람을 말했을 것이다. "LIV 골프로 계약하겠습니다."

 

EDITOR 방제일
욘 람의 이적을 보면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최근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 계약을 비롯해, 이정후까지 천문학적인 계약이 나오고 있다. 일반인으로서 그들이 받는 돈은 사실 상상도 가지 않는 액수다. 이 가운데, 1994년으로 미래가 창창한 욘람이 LIV 골프로 떠난다. 

 

미국과 유럽에서 통산 20승, 그중 PGA 투어에서 11승,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과 마스터스에서도 우승한 욘 람에게 LIV 골프가 제시한 금액은 거의 오타니가 받는 금액에 준한다. 구체적인 액수는 사실 밝혀지지 않았다. 대략 외신은 4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 중 최고액이다. 당연히 이렇게 큰돈을 받았으니, 욘 람도 호응한다. “스포츠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LIV 골프에 합류하게 돼 자랑스럽다. 나와 우리 가족에게 큰 기회다. 미래가 기대된다.”

 

그래, 저 정도 돈을 받았으니, 이 정도 립서비스야 할 수 있다. 욘 람에 대답에 LIV 골프 커미셔너이자 최고경영자인 그렉 노먼도 화답했다. “욘 람을 처음 만난 게 그가 17세였을 때다. 그때 이미 새로운 스타가 될 줄 알았다"며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을 계속해서 증명해왔다.” LIV 골프에 선수들을 거듭 내주며 위상이 흔들려온 PGA 투어는 또 한 번 투어 내 최고 스타를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로써 LIV 골프는 브라이언 디섐보, 캐머런 스미스,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버바 웟슨에 이어 욘 람까지 수많은 슈퍼스타를 거느리게 됐다.

 

이미 예견된 욘 람의 이적
욘 람의 이적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욘 람은 지난해 11월, 갑자기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기획한 스크린 골프 리그인 TGL에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 언론의 LIV 골프 이적 질문에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람이 LIV 골프로 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얘기도 있었다.

모두들 람이 언제 이적을 발표할까 기다리고만 있었던 상황이기도 하다.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람의 이번 이적으로 많은 선수가 또다시 흔들릴 것이다. 이미 토니 피나우의 이적설도 나오고 있고, 다른 선수 또한 언제 이적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분명 LIV 골프 이적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호재다. 하지만 그 이후에 선수들에게 남는 꼬리표는 결국 선수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돈에 눈이 멀어 명예를 팔았다”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 프로 골퍼로서 레전드로 남는 건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물론 그런 걸 고려하더라도 분명 LIV 골프가 제안한 돈은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천문학적이다. 여기에 추후 두 투어가 합병하면 PGA 투어로 돌아올 수도 있기에 나름의 합리적 선택일지 모른다.

 

오히려 지금까지 LIV 골프로 이적하지 않은 선수가 ‘바보’같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인생은 결과는 끝까지 가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법이다. 욘 람에게 2023년 분명 ‘운수 좋은 해’다. 커리어 하이급 성적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금액을 받고 이적까지. 이 ‘운수 좋은 해’의 선택이 람의 골프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