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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인상’은 추락의 전조? 연초부터 ‘난제’ 직면한 bhc

지이코노미 손현석 기자 | bhc 치킨의 가격 인상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다. 새해 초부터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1위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bhc는 지난해 12월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뿌링클 치킨이 ‘마의 2만원대’(2만1000원)를 돌파하는 등 평균 인상률이 12.4%에 달했다. 
 
이는 인건비, 수수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가맹점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bhc 측 입장이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3일 반대 성명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마디로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인데, 그 근거로 높은 bhc 본사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온 자료를 제시했다. 

 

협의회는 “bhc의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액은 연평균 16.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이 동기간 연평균 30.1%로 타 브랜드와 업종에 비해 높다”며 “2018년 대비 2022년의 매출원가 상승률은 5.7%이지만 순이익률은 31.8%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맹점의 수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으나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평균 8.8% 인상했다”며 “여기에 치킨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 부담을 가맹점에 주면서 본사의 이익만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bhc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이번 가격 인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bhc 본사는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전국 가맹점 협의회와 상생 협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가격 인상에 대한 요구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소비자가’를 올릴 게 아니라 ‘공급가’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소비자단체들의 성명에서 거론된 바, ‘공급가’는 생닭, 튀김유, 치킨무 등 원부자재 가격으로 본사가 가맹점에 취하는 수익이다.

 

물론 소비자 선택의 영역이긴 하나, 이번 bhc 가격 인상으로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이 더욱 고착화돼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팔리는 냉동 치킨, 즉석조리군의 치킨 제품의 ‘약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7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의 냉동치킨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기준으로 냉동 치킨 상품군 매출이 25%나 치솟았다. 또한 대형마트 델리 코너의 즉석조리 치킨도 동기간 매출이 20% 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bhc는 지난 2022년 매출 5000억 돌파와 함께 업계 1위로 올라섰지만 경쟁 업체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반사이익’이었다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타이틀 수성조차 힘들게 만들 대내외적인 위기에 직면한 지금, 어떤 대안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