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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태] 골프장 아웃소싱에도 예술화가 필요하다

WRITER 안용태 | 골프장에서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코스와 식당, 캐디 부문에서 아웃소싱을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아웃소싱 경영의 경지를 한 차원 더 높이려면 ‘예술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웃소싱을 통한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 보다 확실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짚어본다. 

 

 

아웃소싱 예술화의 첫 불발은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갑을관계’에서 나오는 ‘갑질’ 대신, 반드시 동반 관계의 ‘동행’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켜야 한다.


사회악 중 하나인 갑질 중에서도 제일 치사한 갑질은 ‘사내 갑’의 존재다. 솔직히 아웃소싱을 준 골프장치고 사내 갑이 없는 곳이 드물다. 후진적 사고방식이다. 아웃소싱 전문가를 전문가가 아닌 소위 ‘업자’ 정도로 취급하는 정서가 있는 한, 그 아웃소싱은 실패한 것이다.


골프장 오너들이 체크해야 할 첫 번째가 바로 CEO의 마인드다. CEO 스스로 업자처럼 여기는지, 파트너로 생각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CEO부터가 업자 마인드라면 골프장은 뭘 해도 실패를 향하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아웃소싱은 ‘인센티브가 있고, 시한부가 있는 직영부서’라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CEO가 이러한 마인드를 갖춰야 혁신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인물이 희귀한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치를 볼 줄 모르는 오너
아웃소싱사를 결정하는 입찰에 ‘최저입찰제’를 적용하는 것 또한 ‘실패를 기획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사실 입찰제도는 정부가 민간보다 몇 수 위다. 그런 정부에서도 하드웨어 즉 공사 같은 게 아닌 소프트웨어입찰에는 단 한 번도 최저입찰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혁신이 필수인 민간 골프장업계에서 무지한 오너들이 ‘더 낮게! 더 낮게!’만 외치며 최저 입찰을 유도해야 이익이 나는 것이라고 여기는 행태가 어불성설이다. 경영이 아니라 단순관리를 하는 수준이다. 이는 마치 자기 부모의 수술을 앞두고, 최저가 순으로 의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하는 꼴이다.

 

게다가 골프장 오너 또한 경영자를 비용 이상의 가치로 가름할 줄 모르는데 그가 취임한다고 한들 누가 그를 따라줄 것인가. 그냥 남들보다 싸게 불러서 들어온 CEO를 말이다.

 

그래서 정부는 ‘협상에 의한 입찰’이라는 규정에 따라 가격은 10~20%만 반영하고, 실력을 80~90%로 반영한다. 그래야 아픈 부모를 살릴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나.

 

물론 최고의 입찰방법은 가격 비중은 0%, 실력은 100%다. 상호의 신뢰도와 품질이 확보되니 그 이상 최적의 모델은 없다. 이제는 그런 용역사를 스카웃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곧 경영이다.


전권을 줄 때 빛을 발한다
코스 아웃소싱을 줬을 땐 전권을 주어야지 기술 감독직을 따로 두면 이중 삼중의 손실을 초래하는 패착이 된다. 예를 들면 레스토랑 아웃소싱 줄 때는 갑 측에서 주방장을 별도로 두지 않는데, 코스 아웃소싱을 줄 때는 골프장 측에서 고용한 감독직 그린키퍼를 따로 두는 행태다.

 

옥상옥의 낭비 문제는 기본이고, 전문사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밖에는 안 된다. 아웃소싱의 목적도 없고 효과도 없게 된다. 게다가 지금 현재 그 감독직 중에 사익(용역사에 위임한 구매권을 찬탈하거나 사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등)을 취하는 사례가 민원 아닌 민원으로 끊이지 않고 있으니, 바보 같은 행위 뒤에 빚어지는 참사는 계속되는 것이다.

 

코스 관리 자문으로 보완해야
대신 코스 아웃소싱 시에는 별도의 기술적 보완조치가 필요하다. 코스는 잔디라는 생명체를 다루는 예민한 일이기에 아웃소싱이 끝날 땐 ‘잔디가 나빠졌다’ 혹은 ‘죽었다’ 그러니 ‘보수비를 보상하라!’고 아웃소싱 사와의 소송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감독직이 있어서 이런 사례가 줄어든다면 모르지만, 불필요한 감독직이 있는 곳에서 이러한 소송은 더 나는 게 현실이다. 감독의 개인적 요구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보완조치가 필요하다. 설사 소송으로 가더라도 객관적인 증명을 바로
할 수 있는 ‘코스 관리 자문’이 필수다. 물론 그 자문의 존재 이유는 소송 대비책 같은 수동적인 것은 아니다. 자체 감독이 없는 대신 위임 받은 아웃소싱 사가 관리를 더 잘하도록 ‘객관적’인 위치에서 지도하는 것이 자문의 첫째 목적이다. 대리급여 미만으로도 수행할 수가 있어 매우 경제적인 최고의 필수대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술화는 즉 ‘원 팀 정신’
그럼 서두에 언급한 ‘아웃소싱의 예술화’란 어떻게 완성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원 팀 정신뿐이다. 아웃소싱 사를 ‘업자’로 보게 되면 상호 간에 거리가 생기게 되고, 수탁받은 용역사에서는 개인정보보호가 어쩌고 하면서 과업 등에 ‘노터치!’를 외치니 그야말로 남처럼 갑을관계로 전락한다. 고용 유연성을 빼고는 직영할 때보다 좋은 점이 하나도 없게 됐다고 볼멘소릴 하는 골프장들도 있다. 원팀이어야 할 것이 투 팀이 되니 팀워크가 나올 리가 없다.


굳건한 원 팀이 유일한 그 해답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아웃소싱 사의 정의는 모름지기 ‘사내에 인센티브가 있고, 한시성이 있는 전문가 집단인 직영부서’여야 한다. 그래서 지원팀 등에서는 이러한 문제점과 대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객관적 경영체제 구축에 지원해야 한다.


즉 감독직은 아예 없애는 대신 자문역을 두어 지렛대로 삼고, 한편으로는 아웃소싱 사의 인력 채용도 돕고, 그들의 인격관리도 지원팀이 책임을 져주면서 기존의 직영 직원들과 한치의 다름도 없게 만든다면 아웃소싱의 최종목적인 ‘전문성과 고용 유연성’이라는 일거양득의 경영방식이 완벽해진다. 이를 실천할 때 아웃소싱의 예술화가 비로소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공존 가치를 실천하는 골프장은 전국에 아무리 많아도 1% 이내일 것이다. 그러나 ‘아웃소싱의 예술화’라는 목표는 우리나라 골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첫 출발이자, 골프장업계의 시급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안용태

•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 GMI컨설팅그룹 대표이사
• 〈골프 경영과 정보〉 발행인
• 체육학 박사(골프 코스 디자인)
• 한국골프미디어협회 고문
•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대표이사
• (주)대명레저산업 대표이사
• 그린키퍼 학교 창설
• 한국잔디연구소 창설 및 초대소장
• 삼성그룹 에버랜드(주) 상무이사
안양컨트리클럽 총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