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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옥] 난청에 대한 궁금증 파헤치기

WRITER 정순옥 |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공통적인 질문이 있다. OX 퀴즈 형식으로 보청기와 청력 상식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본다.

 

Q. 고막이 없으면 소리를 못 듣나요? X
고막이 없어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고막이 없거나 구멍이 뚫려도 진동에 의해 소리는 들을 수 있다. 단순히 고막만 없는 경우 약 20~30dB 정도의 소리 손실이 있으며, 일반적인 말소리 크기인 45dB HL의 소리는 작게나마 들을 수 있다.

 

고막 없이도 들을 수는 있다
고막은 소리를 증폭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0.1㎜ 정도로 아주 얇은 막으로 형성되어 있다. 건강한 고막은 은갈치처럼 투명한 은백색을 띤다.


고막이 없는 경우는 중이염으로 인해 녹아서 손실된 경우, 외부충격이나 낙상, 교통사고 등 귀를 세게 맞았을 때, 또는 갑작스러운 큰 폭발음을 들었을 때 고막이 파열되기도 하며. 면봉 등으로 귀를 깊게 파는 과정에서 고막이 파손되거나, 코를 세게 풀다가 고막에 손상을 입는 사례도 있다.


고막이 찢어지고 구멍이 났는데도 염증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고막은 재생능력에 의해 다시 치유되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손상된 고막이 회복되지 않으면 세균감염 등으로 난청을 발생시킬 수 있다. 정확히 진단하고 고막 재건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소리를 선명하게 듣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Q.보청기를 끼면 귀가 더 나빠진다고 하던데? X
보청기는 식약청에서 허가받은 의료기기이며, 난청인의 청력 상태에 따라 소리를 증폭하고 보완해주는 보조기기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간혹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요즘 귀가 잘 안 들린다고 서울에 있는 자녀에게 애기하면 효도한다고 검사도 받지 않고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저렴한 제품을 쓰게 되는데 이럴 때는 청력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최근엔 정보력이 부족하고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시중에 출시되고 있는 음성증폭기를 보청기로 오인하는 사례도 많다. 음성증폭기는 공산품으로서 단순히 소리만 증폭시키기 때문에 난청이 있는 사람이 음성증폭기를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잔존청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보청기와 음성증폭기는 꼭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본인에게 알맞은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귀가 더 나빠질 이유는 전혀 없다. 보청기는 전문가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고 손실된 청력에 따라 청각 세포의 기능을 보완하여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말소리 분별력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청력을 해치지 않는다.


Q. 보청기를 끼면 즉시, 바로 다 알아들을 수 있나요? X
사람마다 난청의 종류와 나이, 그리고 소리를 못 들었던 기간, 손실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착용 즉시, 바로 다 알아들을 수 없다. 특히 난청을 오래 방치한 경우, 내 귀처럼 잘 들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피팅’이라는 소리조절과 재활 과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문가에게 관리받는다면 차츰 모든 환경에서 잘 듣게 된다.


Q. 소리는 귀를 통해서 듣고 뇌에서 해석한다? O
그렇다.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는 들리지만 무슨 말인지 분별이 안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차장님’을 ‘사장님’으로, ‘갈치가 천 원’이라고 했는데 ‘같이 가 처녀’로 들리는 식이다. 이러한 현상은 소리를 뇌에서 해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리는 귀로 듣지만 실제로는 귀로 들어온 소리의 정보를 뇌에서 해석하고 있다.

 

귀는 항상 열려있다. 실제로 인체는 수면 중에도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있어 소리를 들을 수는 있다. 그러나 수면 중에는 환경소음이나 주변 소리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뇌에서 억제하고 있어 소리를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난청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 소리가 들어와도 뇌에서 분석하지 못한다. 소리만 들릴 뿐 어떤 의미의 소리인지 해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난청이 이미 악화한 후에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없다.


Q: 귀가 조금 나쁜데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나요? O
난청이 심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거나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느낀다면 보청기 착용을 권장한다.


경도 난청인들은 스스로 청력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 도중 나만 못 듣고 놓치게 되는 소리가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되는데, 이때는 난청이 상당히 많이 진행된 상태다.

 

심지어 이때마저도 ‘귀가 더 나빠지면 보청기 착용하겠다’는 이들도 상당수다. 난청은 인지하고도 방치되면 더 악화될 수 있다. 청력은 한 번 손상이 되면 회복이 어렵기에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양쪽 귀가 안 들리면 보청기도 무조건 양쪽에 착용해야 하나요? O
한쪽 귀만 안 들리는 ‘편측성 난청’인 경우를 제외하고 양쪽 귀가 안 들리면 보청기도 양쪽에 착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양쪽 눈이 나쁜데 한쪽 눈에만 도수를 넣고, 안경을 쓰게 되면 나머지 한쪽 눈은 점점 시력을 잃는 것처럼 귀도 마찬가지다.


양쪽 귀에 난청이 있는 경우 한쪽 귀로 잘 듣지 못한 부분을 다른 쪽 귀가 보완해주기 때문에 성취감이 좋고 소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 분별하기가 쉬우며, 먼 거리에서 나는 소리도 균형 있게 구분할 수 있다.


Q: 젊은 직장인 여성입니다. 회사에서 보청기 착용한 것을 숨기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O
가능하다. 보청기 사이즈는 크게 초소형 보청기와 귓속형 보청기, 오픈형 보청기와 귀걸이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직장인이나 젊은 여성의 경우 노출을 원치 않는 경우, 초소형인 고막형 IIC 보청기를 착용하면 외관상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귀의 구조나 외이도 상태, 청력에 따라 보청기 규격에 제한이 있을 수는 있다.


난청의 가장 큰 문제는 ‘불통’
난청이 일상을 뺏는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난청이 시작되면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니 대화가 단절되고, 삶의 질마저 떨어지기도 한다. 노인성난청의 경우 치매나 우울증 등 고립감을 호소하는 등 더 큰 문제가 된다.


과거 ‘보청기’라고 하면 노인들의 전유물로 인식됐지만, 이젠 젊은 연령층의 난청인이 급증하면서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난청은 나이와 상관없이 청각기관에 손상이 오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평소 장기간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될 경우 청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귀마개를 착용하여 귀를 보호하고, 이어폰의 최대볼륨은 60% 이하로 듣되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것이 좋다. 난청은 예방과 관리가 최우선이다.
 


정순옥 원장

• Audiologist(전문 청능사)
• 대한이비인후과 청각사
• 벨톤보청기 광명난청센터 부설: 정순옥 난청 연구소
• 유튜브 채널 〈친절한미녀청능사〉
• 한국청능사협회 정회원
• 한국보청기판매자협회 국제이사
• 한국청각언어재활학회 정회원
•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 대한청각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