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참석자 단체 사진
지이코노미 김대진 편집국장 | “미국의 제47대 대통령 선거는 일찍부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예견됐는데도 미국 주요 언론은 막판까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와 박빙 승부로 몰고 갔다. 이는 무엇보다 미국내 좌파 언론이 해리스 후보를 일방적으로 밀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도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가 막판까지 시소 게임을 벌이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실제 유권자들의 표심이나 선거 결과와는 완전 상반된 것이었다. 선거 결과,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312표를 확보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공화당 대통령 이후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의회 선거에서도 14일 현재 공화당이 상원 52석을 확보해 절반을 넘어섰다. 하원도 과반인 218석에 2석이 모자라는 216석을 확보한 상태로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한마디로 트럼프와 공화당의 압승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좌파 성향 언론은 오보(誤報)를 지나 거짓 뉴스(가짜 뉴스)를 퍼뜨린 것이다.”
김영준 UPI 부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명동 프린스 호텔 별관 2층 세미나룸에서 전현직 언론인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4차 한국언론문화포럼(회장 최노석) 정책세미나에서 ‘미국 대선과 언론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언론의 극단적인 편향 보도예를 제시했다. “예컨대 ‘워싱턴 포스트’는 사설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인기가 없는데도 마치 잔다르크가 나타난 것처럼 과장 보도했다.”
그는 대선 여론 조사 보도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언론에선 대부분 두 후보의 지지도가 비슷한 것으로 보도했다. 특히 CNN은 7개 경합주의 지지도가 선거 바로 직전까지 비슷하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달랐다. 12개 주요 언론 중 트럼프가 이긴다고 보도한 매체는 2개에 불과했다.”
그는 “대선 기간 중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가 ABC방송에서 후보 토론회를 갖기 전 해리스 후보에게 미리 질문지를 전달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언론의 정도(正道)를 어기는 일로 향후 미 의회의 청문회 가능성도 있다. 심지어 해리스 선거본부에서 오프라 윈프리에게 100만 달러를 주고 지지를 부탁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주한 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몫)과 관련, 한국이 1년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을 지불할 것이라며 한국은 ‘머니 머신(현금인출기)’라고 말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 전혀 다른 얘기였다. 즉 그 의미는 한국은 경제력이 강하다.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니까 부담할 것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도 국내 모 언론은 전혀 다른 논조로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김영준 부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또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 “기존 주요 언론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X(옛 트위터)’와 같은 SNS의 역할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런 맥락에서 테슬라 CEO(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것은 트럼프 당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에 고액 기부를 하고, 트럼프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 운동을 펼쳤다.
머스크가 트럼프 선거 운동에 쏟아 부은 돈은 1억3200만 달러에 달한다.
머스크가 ‘X’ 계정에 올린 기사 하나에만 2600만 명이 볼 정도로 ‘X’의 영향력이 컸다. 또 다른 사람의 기사를 머스크가 자신의 계정에 올린 다른 기사 한 건에는 7800만 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만큼 SNS의 영향력이 컸고, ‘X’의 매입 효과는 대단했다.
또한 코메디언 출신으로 격투기 선수인 조 로건(Joe Rogan)이 트럼프 후보를 초청해 3시간 진행한 토크쇼 유튜브는 2주간 5000만 명이 시청하고, 댓글이 53만여 개가 달릴 만큼 파급 효과가 대단했다. 해리스 후보도 이 토크쇼에 나와 달라고 했으나 해리스 측이 촬영 후 편집권을 주장하는 바람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트럼프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SNS를 적극 활용한 것은 뉴욕대학에 재학 중인 막내 아들 배런 트럼프의 권유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영준 부회장 강연 후 질의를 하고 있는 심의표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원
김 부회장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유는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점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한 예로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때와 바이든 현 대통령 집권 때 미국 전체 유가 차이가 하루 1100억 원에 달한다. △국경이 굳건하지 않다. 즉 불법 이민자나 범죄자의 유입이 많다 △미국 엘리트들이 교만하다는 점을 들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최저 임금이 계속 오른 점, 불법 이민자에 대한 특혜 등도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여기에 불법 이민자를 계속 용인할 경우 경합주가 계속 민주당을 지지하게 돼 일당 독재가 굳어질 것을 염려한 머스크가 이를 막기 위해 트럼프를 적극 지원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선 트럼프의 막말이 나왔으나 미국민들이 용인할 수준이었다고 봤다. 반면 미국 유치원에서까지 성교육을 실시하는 점이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민들에게 쓰레기라고 표현한 점 등은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후보 측이 선거 자금을 10억 달러나 쓰고도 부족했다는 것과 관련, “선거 캠프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 살림을 꾸릴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 인식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미국 대선 과정에서 주요 언론의 보도를 지켜보며 ‘책임지는 자유 언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면서 “시의성, 정확성, 공익성 등 언론의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보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언론인 여러분들을 비롯해 한국 언론은 이런 미국 언론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진실에 근거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이어 원월드TV와 상호 협업을 통한 UPI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그는 “UPI는 미국에서도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자리매김한 언론사이며, 이런 UPI의 미국과 국제사회, 한반도 관련 정세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을 원월드TV를 통해 구독자들에게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원월드TV를 통해 제공될 UPI의 콘텐츠는 국제적 감각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구독자들의 시야와 지식을 한 단계 제고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김영준 부회장의 강연을 듣고 언론의 진정한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노석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앞서 최노석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적 통신사인 UPI의 김영준 부회장을 모시고 미국 언론 동향을 파악하고 원월드TV와 협업을 할 수 있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원월드TV가 오늘로 구독자 1만6000명이 되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의 성원으로 이룩된 결과이며, 오늘 이 자리에서 원월드TV는 UPI와 협업을 공식으로 밝히며 앞으로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