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필리핀의 유카 사소(19)가 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사소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파71·6천383야드)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하나, 더블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사소는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공동 선두를 이뤄 이어진 연장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 1천만 원)다.

사소는 19세 11개월 17일로 2008년 우승자 박인비(33)와 대회 최연소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필리핀 선수로는 2000년대 초반 2승을 올린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쓰는 등 아마추어 때부터 이름을 날린 기대주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나서 8월에만 2승을 수확했다.

사소는 LPGA 투어에는 정식으로 입회하지 않았으나 지난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이름을 알렸다. 사소는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수확해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자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22)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적의 신예급 선수가 우승했다.

사소는 이날 선두 렉시 톰슨(미국)에게 한 타 뒤진 2위로 출발했으나 2번(파4), 3번(파3)에서 연속 더블보기가 나와 초반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톰슨이 2위와 4타 차로 전반을 마치며 2014년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가까워진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흔들린 톰슨의 샷이 우승 경쟁 판도도 뒤흔들었다.

11번 홀(파4) 더블보기를 하고 흔들린 톰슨은 14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하며 공동 2위에 2타 차로 쫓겼다.

톰슨이 무너지는 사이 앞 조에서 경기한 하타오카가 13∼16번 홀에서만 3타를 줄여 1타 차로 압박했고, 사소도 16번 홀(파5) 버디로 추격하며 승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수세에 몰린 톰슨은 17번 홀(파4)에서 1 타를 잃어 하타오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사소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고, 18번 홀(파4)에서도 흔들리며 보기에 그쳐 결국 마지막 홀에서 선두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9번(파4)과 18번 홀(파4)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연장전에서 사소와 하타오카 모두 연이어 파를 지켜냈고, 서든 데스로 이어진 9번 홀에서 사소가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미국 선수로는 2016년 브리트니 랭 이후 5년 만에 US여자오픈 우승을 바라봤던 톰슨은 후반에만 5타를 잃는 등 최종 라운드 4오버파에 그쳐 3위(3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US여자오픈에선 2017년 박성현(28), 2019년 이정은(25), 지난해 김아림(26) 등 최근 4년 중 세 차례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한국 선수 중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세계랭킹 2위 박인비(33)가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 공동 7위에 올랐다.

공동 3위로 출발한 이정은은 5타를 잃어 공동 12위(2오버파 286타)로 밀렸다.

김세영(28)은 공동 16위(4오버파 288타), 김효주(26)가 공동 20위(5오버파 289타), 유소연(31)이 22위(6오버파 290타)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