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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데뷔 13년만에 생애 첫 우승...KPGA 코리안투어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 대회' 제패

-17홀까지 박은신, 김주형과 7언더파로 동타로 가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하며 두 사람 꺾어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호주 교포 이준석(33)이 2009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지 13년만에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이준석은 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 7326야드)에서 막을 내린 KPGA 코리안투어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3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4개씩 하며 이븐파를 기록,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를 쳤다.

이준석은 챔피언 조에서 나란히 경기한 2위 박은신(31·7언더파)과 3위 김주형(19·6언더파)을 제치고 우승 상금 4억 원을 받아 상금 랭킹 2위(4억5586만 원)로 뛰어올랐다. 상금 1위는 김주형(5억4980만 원)이다.

이준석은 1~4라운드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천안에 거주하며 2019년부터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연습해온 이준석은 최종 라운드를 1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준석은 16번 홀까지 2타를 잃으며 선두 박은신을 1타 차로 뒤졌다. 박은신이 17번 홀(파4)에서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면서 이 홀에서 보기를 했고 이준석은 10m 안팎에서 시도한 버디 퍼팅이 성공해 동타를 이뤘다.

이준석은 “정말 먼 거리였는데도 퍼팅 라인이 잘 보였고 여기서 버디를 잡으면 우승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준석·박은신·김주형이 공동 선두로 들어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준석은 마지막 홀에서 2.5m 버디를 잡으며, 3m 버디 퍼트를 놓친 박은신과 드라이버 티샷 OB(아웃오브바운즈)를 내고 보기를 한 김주형을 따돌리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준석은 호주에 골프 유학을 가 호주 국가대표를 지냈다. 

호주에서 전 세계 랭킹 1위를 지낸 제이슨 데이와도 인연을 쌓았다. 이준석은 2008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해 이듬해 데뷔했다. 2012년 차이나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코리안 투어에서는 두 차례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준석은 “우승 퍼트에 성공하고 짧은 순간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고 했다.
그는 호주 어학연수를 왔던 지금의 아내와 2013년 결혼했다. 이준석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할 때마다 많이 좌절했었다”며 “오랜 시간 옆에서 힘이 돼준 아내에게 고맙고, 두 아이에게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꿈이 정말 이루어졌다. 멍하다”고 했다.

 

 

(다음은 우승 후 이준석의 기자회견 내용)

 

- 우승 후 어떤 생각이 떠올랐나.

"해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공백 기간이 길었는데 그 때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사실 아직은 멍하다."

 

- 16번홀 보기가 나와 선두와 2타 차가 됐다.

"그 홀 보기로 선두와 2타 차가 된 상황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남은 두 홀에서 모두 버디를 해내면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일단 17번홀은 페어웨이로 티샷을 보내 찬스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 버디 퍼트는 신기하게도 캐디와 상의한 부분이 일치했다. 이 퍼트가 들어가면 분위기가 나에게 올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마지막 18번 홀 버디도 극적이었다.

"이번에도 일단 페어웨이로 보내는 전략이었다. 사실 티샷 이후 다리에 쥐가 났다. 그러면서 힘이 덜 들어가 거리도 덜 나왔다. 그게 결과적으로 잘 된 것 같다. 서드 샷도 잘 됐고, 퍼트도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챔피언조에서 김주형, 박은신과 혈투를 펼쳤다.

"오늘 플레이 파트너는 쟁쟁했다. 정말 잘 치는 후배들이었다. 긴장을 많이 했다. 시작 전에는 내 골프만 잘 지키면 우승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마음데로 흘러가지 않아 답답했다. 함께 친 친구들도 좋은 선수지만 기다리다보면 내 순번도 올 것이라 생각했다."

 

- 국적은 호주지만 거주지는 천안이다.

"코리안투어를 집중해서 뛰기로 한 것이 6년 전이다. 아시안투어 병행을 위해 처음에는 영종도에 3년 정도 거주했다. 이후 우정힐스CC 대표팀과 인연으로 이 곳에서 훈련하게 됐다. 투어를 뛰기에도 좋은 위치였다. 그래서 천안에 거주하게 됐다. 따로 천안에 연고는 없었다."

 

- 우승 후 인터뷰에서 가족들을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였다.

"8살 아들 이주원과 6살 딸 이주아 남매를 두고 있다. 아내도 본인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본다. 장모님도 많이 도와주신다. 내가 골프에 미쳐 지내다보니 가족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어머니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생활하신다. 코로나 상황이라 한국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는 7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우승하고 나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 2009년 아시아투어 우승 이후 오랜만에 우승이다.

"개인적으로 제이슨 데이와 인연 때문에 늘 꼬리표가 붙었다. 나 역시 큐스쿨 수석으로 코리안투어에 입문했다. 하지만 그 해 입스가 시작됐다. 드라이버 입스로 6년 정도 고생한 것 같다. 심한 고생이었다. 큐스쿨을 나가면서 다른 나라 투어를 뛰었다. 코리안투어가 코스 특성 상 두려움도 있었다. 해외투어에서 마음도 샷도 모두 다듬고 싶었다. 2017년부터 입스 느낌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 때부터 성적이 조금씩 따라와줬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달라졌다. 나를 믿기 시작했다."

 

- 캐디와 인상적인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언제부터 인연인가.

"장홍석 캐디와는 3년 전부터 알았다. 이 곳 우정힐스에서 내가 훈련을 시작할 때 연습생이었다. 올해부터 가방을 도와달라 했다. 호흡이 잘 맞았다."

 

- 상금 4억 원을 받았다. 어떻게 쓸 계획인가.

"아직 믿기지 않는다.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일단 빚도 좀 갚고(미소), 투자도 좀 하고 좀 더 마음 편하게 투어를 뛰고 싶다."

 

- 후반기 계획이 궁금하다.

"이번 우승이 우연은 아니었다. 앞으로 목표는 많은 승수를 최대한 올려 한국에서 톱클래스 선수가 되고 싶다. 남은 경기 다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상금왕 혹은 제네시스 포인트 1등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