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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스타의 대이동’ 국내 및 해외파 스토브리그 ④

[골프가이드 박기훈 기자 golf0030@daum.net / 사진 이배림 기자, 후원업체·KPGA·KPLGA 제공] 남녀프로골퍼들의 대형계약이 줄을 잇는 ‘스토브리그’가 돌아왔다.
 

원 소속사와 계약기간이 종료됐거나 소속이 없던 선수들은 겨울 휴식기를 맞아 속속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도 대형업체들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2013년, ‘새 모자’로 바꿔 쓰고 필드에 나서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국내男, “계약만 해달라”

지난 해 남자프로골프 무대는 ‘암흑기’라는 단어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을 만큼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줄어든 대회수와 협회의 불협화음으로 몸살을 앓았던 남자프로골프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올해도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협회내부 갈등이 여전히 현재 이어지고 있고 대 회수 감소에 따른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까지 더해져 불안감만 더 증폭되고 있다.
 

후끈하다 못해 활활 타오르며 이슈를 쏟아내고 있는 여자프로골프의 스토브리그와 달리 남자프로골프는 최정상급 선수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직 이렇다 할 계약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군복무 후 필드 적응이 끝나기도 전에 동부화재 프로미오픈과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2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복귀한 김대섭(31)과 지난 시즌 대상포인트 2위, 상금순위 3위를 기록한 강경남(30)은 우리투자증권과 계약에 성공해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밖에 별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남자 프로들은 현재 스폰서 계약에 애를 먹고 있다. 한 골프단 관계자는 “협회 내분으로 인해 대회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선수들을 후원하겠다는 기업이 크게 줄었고, 선수들의 몸값도 떨어진 실정이다. 때문에 선수와 후원사 간 이견이 더욱 벌어지면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자 프로들의 경우 톱 랭커가 아니면 스폰서 시장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기조차 힘들다. 스폰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에 계약만 하면 감사하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남자골프계가 겨울에 얼어버렸다”는 말이 더 이상 우습게 들리지 않는 현실이다.
 

KPGA, 끝없는 추락

KPGA는 점점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남자 대회 보다 비용도 덜 들고 인기도 높은,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여자대회만을 점점 선호하고 있다. “남자 대회 생방송 시청률이 여자 대회 재방송 시청률과 비슷하다”고 할 정도로 흥행에서도 참패를 모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올해 남자 프로들의 ‘엑소더스’ 사태는 충격적이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스쿨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100여명이 집단응시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과거 이처럼 많은 인원이 JGTO Q스쿨에 응시한 적은 없었다. 한마디로 생계형 집단 탈출사태였다.
 

이같은 사태는 KPGA투어의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KPGA투어는 2011년에 비해 2012년엔 대회수가 4개나 줄었고, 올해도 대회 수 감소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KPGA투어가 연간 3~4개 대회만을 개최하는 제2의 호주투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말들이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 해 KPGA투어 2개 대회에 8억원을 지원했던 지상파 방송사인 SBS는 내년 골프관련 예산을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이 조치로 올 해 SBS로부터 4억원 씩을 지원을 받았던 KPGA 선수권과 윈저클래식은 당장 내년 대회 개최가 불투명하게 됐다.
 

또한 원아시아투어로 열리던 채리티 하이원리조트 오픈은 내년부터 여자 대회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KPGA 시드만을 가진 선수들이 내년에 출전할 수 있는 대회수는 4개 미만이 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상금이 33억원에 달하는 발렌타인챔피언십은 유러피언투어로, KPGA에 배정된 시드는 35장에 불과하다. 또한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코오롱 한국오픈은 원아시아투어와 공동주관 대회다. 그리고 볼빅 힐데스하임 오픈과 CJ 인비테이셜은 아시안투어 대회다. 국산 골프공 업체인 볼빅이 후원하는 볼빅 힐데스하임 오픈은 그나마 내년엔 베트남으로 개최지를 옮기기로 했다.


상금 규모가 큰 이들 대회들은 KPGA 시드만 가진 선수들은 출전이 쉽지 않다. 따라서 국내 투어 시드만을 갖고 있는 중하위권 선수들은 내년에 ‘청년백수’로 내몰릴 처지에 놓여 있다. 과거 KPGA 프로테스트를 통과하면 동네잔치를 했고 은행에선 무담보 대출까지 해 줬지만 그저 ‘옛 얘기’가 됐다.
 

기업들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를 ‘사고단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골프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기업 관계자들은 KPGA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 협회장 자리를 놓고 지루한 진흙탕 싸움을 벌인 협회를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이라도 깊어진 상처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곳곳에선 “미국이나 일본, 호주처럼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어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시하고 있다. 인내와 희생을 감수하는 고통 뒤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음을 인지해야 하는 현 시점이다. 


 

로리 맥길로이, 나이키 품으로

해외에선 ‘新 골프황제’이자 세계골프랭킹 1위인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가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은 것이 가장 큰 이슈였다. 나이키골프와 맥길로이의 계약은 이미 지난해 11월 외신 등을 통해 알려졌다. 계약 조건은 10년간 2억 달러(약 2,2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맥길로이는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에서 개막한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부터 골프클럽, 볼, 신발, 장갑, 의상, 모자, 액세서리까지 모두 나이키 골프 제품을 사용했다.

 
지난해 3승을 올리면서 부활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폰서이기도 한 나이키골프는 이로써 ‘신구 골프 황제’를 모두 거느리게 됐다.
 

이 밖에 나이키골프는 카일 스탠리, 닉 와트니(이상 미국)와도 다년간 후원계약을 했다. 스탠리는 지난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와트니는 플레이오프 1차전인 바클레이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반대로 나이키골프를 떠난 골퍼들도 있다. 스튜어트 싱크, 루카스 글로버(이상 미국)는 올해부터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사용한다.
 

‘선수 마케팅’으로 유명한 타이틀리스트는 올해 시즌을 앞두고 소속 골퍼들이 대거 다른 용품사로 이동을 했다. 맥길로이와 노승열, 스탠리, 와트니 외에도 개리 우들랜드, 크리스 커크(이상 미국) 등이 캘러웨이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아담 스콧(호주),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 간판 선수들은 여전히 보유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