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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등 찍는 골프장의 캐디피 인상

캐디선택제, 노캐디 라운드 등 대안으로 떠올라

올해 들어 전국 골프장들의 캐디피 인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10만원이던 수도권 캐디피는 12만원으로, 8만∼9만원이던 지방권의 캐디피는 10만~11만원으로 오른 곳들이 제법 많습니다. 당연히 골퍼와 골프장업계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봄 골프시즌 시작과 동시에 일부 수도권 골프장에서 시작된 ‘캐디피 인상 바람’은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내장객 감소가 심각한 지방골프장들에게는 이중의 고통인 셈입니다. 급기야 전국에서 가장 그린피가 저렴한 제주도나 호남권의 상당수 골프장에서는 이미 캐디피가 그린피(1인)보다 비싼 기형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캐디피 인상은 소위 수도권의 명문클럽으로 불리는 골프장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의 렉스필드CC와 이스트밸리CC, 경기도 여주의 헤슬리 나인브릿지CC 등에서 가장 먼저 캐디피를 12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뒤이어 경기도 안성의 마에스트로CC도 같은 가격으로 올렸고 최근 개장한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CC, 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CC 등도 12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강원도 고성의 파인리즈CC는 지방권으로는 드물게 12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이 골프장의 경우 레슨프로 지정캐디 15만원, 코스레슨 지정캐디 20만원 등 ‘등급별 캐디선택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비싼 대신 ‘노캐디’ 라운드도 가능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입니다.
 

캐디피 인상의 직접적 원인은 캐디의 몸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설골프장이 늘고 있는 데다, 힘든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숙련된 캐디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캐디가 ‘귀하신 몸’이 된 것이죠.

이에 우수 캐디를 길러낸 오래된 골프장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입에 민감한 캐디들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것을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캐디를 붙잡아두기 위해  1인 1실 숙소 무료 제공, 무료 셔틀 운행, 동계 휴장시 위로금 지급, 휴가비 지급 등의 ‘당근’을 주고 있지만 캐디피를 올려주지 않는 한 방법이 없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골프장은 내장객 감소로 인해 캐디의 수입이 일정액 밑으로 내려가면, 그 차액만큼 보전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 수입의 감소로 이마저 보전해주기 어려워지자, 결국 캐디피를 올려 골퍼들에게 부담을 전가한 ‘꼼수’를 쓴 셈입니다.
 

캐디피 인상 명분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지만, 이면에는 골프장수 급증에 따른 캐디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에 다름 아닙니다. 캐디피를 올리면 당장에는 캐디의 이탈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골프대중화에 역행할 뿐 아니라 정체돼 있는 골프인구를 감소시키는 등 골프장 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골프장업계에서는 캐디선택제를 통한 셀프라운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노캐디 라운드’가 전국적으로 확산, 정착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2009년 개장부터 노캐디 라운드를 실시하고 있는 애코랜드CC를 필두로 라온, 테디밸리, 롯데스카이힐제주, 해비치CC 등 제주지역에서 이 제도가 가장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이어 전북 군산CC, 충북 청원의 떼제베CC와 실크리버GC를 비롯해 수도권의 일동레이크CC, 광릉CC 그리고 충남 논산의 더힐CC에서도 부분적인 노캐디 라운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캐디피가 12만원까지 오르자 발끈한 일부 골퍼들에 의해, “이 기회에 캐디를 없애자”는 여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노캐디 셀프플레이’에 대한 골퍼들의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순명 편집국장/ssm6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