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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시달리는 골퍼들, 어디부터 잘못 됐나?



Special Report
생활고에 시달리는 골퍼들, 어디부터 잘못 됐나?

전문적인 골프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과연 어떤 꿈을 가지고 시작했던 걸까?
그리고 그들은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톱(Top)이 되지못한 프로들의 현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들을 숨막히게 하는 열악한 국내 환경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건들을 파헤쳤다.

취재/ 심용욱 기자 golf0030@daum.net



투어의 꿈을 가졌던 골퍼들

처음 골프채를 잡는 이유는 두 가지다. 취미로 즐기기 위한 골프가 있고 또 하나는 전문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골프이다. 전문적인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개 타이거 우즈(37, 미국)나, 최경주(42, SK텔레콤), 박세리(36, KDB산은금융그룹)같은 거물급 선수가 될 거라 기대하며 시작한다.
처음부터 티칭프로가 되기 위해 몇 억의 돈을 들이는 사람은 없다. 투어프로가 되기 위해 온가족이 올인한다. 티칭프로는 나중의 대안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이 만만하진 않다. 자기가 이루고 싶을 것을 다 이룬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계속 ‘프로 지망생’으로 하루하루를 계속 살아가는 이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어느덧 주니어 시절을 끝마치고 몇 해가 지났다. 일 년에 두 번뿐인 KPGA 준회원(세미프로)테스트에 낙방해 골프 신분은 아직도 아마추어다. 집에서 밀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군대도 가야 한다. 면제를 받은 사람이라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하는 길은 어렵기만 하다. 타수로 치자면, 세미프로(남자)는 예선, 2R / 본선, 2R동안 이븐파~70대 초반을, PGA프로는 예선, 2R / 본선, 4R를 꾸준히 언더파~70대 초반을 기록해야 합격라인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타만 실수해도 그간 노력했던 모든 것은 물거품이 돼버린다. 기약 없는 다음 테스트를 준비한다. 또 다시 천만원 이상의 운동경비가 필요한데 부모님께 너무 죄송스럽기만 하다.”- K모씨(23, 프로 지망생) 



 

이처럼 말 못할 고민에 휩싸여 있는 프로지망생은 참 많다. 그 사정은 세미프로에 합격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세미프로 후에는 KPGA 정회원(PGA프로)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투어프로까지는 돼야 ‘이 바닥에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선수의 길은 산 넘어 산이다. 때문에 ‘현재의 신분으로 만족하고 돈을 벌어야 할지, 아니면 돈을 더 들여서 신분상승을 할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나이는 점점 먹어 가고,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지게 된다.


  한국남·녀프로골프협회 (KPGA, KLPGA) 세미프로 100명과, 프로지망생 100명을 상대로  ‘한달에 들어가는 운동경비(시합참가비, 그린피, 레슨비, 클럽교체, 용품구입, 식대, 기름값, 숙박비)’에 대해 앙케이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평균적으로 세미프로는 200만원 이상, 프로지망생은 350만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또 나이를 불문한 ‘현재 부모님이 운동경비 지원을 해주는가?’ 라는 질문에 세미프로는 100명중 52명, 프로지망생은 84명이 지원을 받는다고 답했다.   」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본래의 꿈은 투어프로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티칭프로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순수하게 골프 이론과 스윙을 분석하는 일이 좋아 전문 티칭프로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직 국내에서는 티칭프로에 대한 직업의식이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를 기획하면서 상당히 많은 문의와 제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다.


선수생활을 포기할 수 없는 USGTF 이재문 프로(29, MFS K·G프로구단)
레슨 9년차인 이재문씨는 현재 투잡을 뛰고 있다. 09시부터 14시까지는 서울시 동대문구의 G골프연습장에서, 15시부터 23시까지는 서울시 노원구의 S골프연습장에서 레슨을 한다. 두 군데서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는 이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부모님의 권유다. 당시 ‘세리키즈’(90년대말, 박세리의 US오픈 우승후 일으난 붐으로 인해 골프를 시작했던 국내 주니어 골퍼들을 일컫는 말) 시대가 열리면서 나를 비롯한 많은 주니어들이 골프에 입문하였다.

Q. 레슨은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A. 20살이 되고부터다. 집 앞의 골프연습장에서 초보자들 그립 잡는 법과 어드레스 자세를 잡아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Q. 티칭프로로 전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처음부터 티칭프로의 꿈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달에 들어가는 300만원 이상의 운동경비를 부모님께 계속해서 손 벌릴 수는 없었다.  

Q. 현재도 선수의 꿈을 가지고 있나?
A. 그렇다. 현재 투 잡을 뛰고 있는 이유도 그 중에 하나다. 두 군데서 봉급을 받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선수생활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용돈을 아껴서 쉬는 날 연습라운딩을 나가거나 기타 경비로 쓴다.




Q. 한때는 레슨프로라 하면 희소성 있고 대우 받는 직업중의 하나였는데

A. 세 가지로 이유를 들어 말하겠다.


첫째, 2000년대 중반 연습장이 너무 많이 들어서면서 생겨난 ‘가격경쟁’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프로 입장에서 연습장이 많이 생겨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뒤로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숫자의 연습장들이 서로 경쟁을 하다보니 결국 월 10만원 대까지 이용료가 내려간 것이다. 덩달아 레슨비도 함께 바닥 수준까지 내려갔다. 심지어 월 10만원의 이용료에 레슨비가 포함된 곳도 생겼다. 그렇게 되다보니 사장이 직원에게 봉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며 나같이 레슨을 하는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졌다.
둘째로, 어설픈 지식이나 이론만을 가지고 가족이나 친구끼리 서로 레슨을 해주는 ‘비허가 레슨’이라 하고 싶다. 요즘엔 골프에 관한 정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 굳이 돈을 들이지 않고 골프를 배우려 한다. 때문에 어디 연습장을 가든 비허가 레슨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연습장과 회원들이 풀어야 할 딜레마로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왔다.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말은, 다들 알겠지만 골프는 민감한 운동이라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 한번 잘못 들여진 안 좋은 습관은 고치기가 어렵다. 다른 곳에서 비허가 레슨을 받아 엉망이 된 스윙을 고쳐 달라고 찾아올 때 가장 안타깝다.
셋째로, 인증되지 않은 ‘가짜프로’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한때 입회비만 내면 스코어를 조작해서라도 자격증을 쥐어주던 몇몇 단체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배출한 프로의 수는 정확히 산출하기 어렵지만 자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골프연습장을 배회하며 엉뚱한 레슨을 하며 대접만 받으려 한다. 그러다보니 회원들의 불만과 의구심은 커져 갔고 고로 다른 프로들까지 비난을 받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높은 이직률로 연결됐다. 연습장에 헤드프로로 취직했다가 조건이 맞지 않으면 몇 개월 안 되서 옮기고, 또 옮긴다. 결국 사람들에게 티칭프로란, 일명 ‘알바생 프로’들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단지 돌리는 쓰리 잡 프로, P모씨(33, 세미프로)
익명을 요구한 P모씨는 경기도 성남시의 D 골프연습장과, S 골프연습장, 하남시의 M 골프연습장 세 군데에 소속되어 주말도 없는 채 레슨을 하고 있었다. 
 



Q. 쓰리 잡을 뛰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래 집에서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해주었지만 결국 2010년 세미프로를 끝으로 티칭계로 전향하게 되었다. 아직 국내는 선수자격증과 티칭자격증에 대한 구분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취직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Q. 현재 생활하는데 문제는 없는가?
A. 많이 힘들다. 전체적으로 연습장에 회원이 없다. 더군다나 월급제가 아닌 능력제(레슨희망회원 人당 얼마)이기 때문에 영업사원과 같다고 보면 된다.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해 연습장 전단지까지 돌린다. 주말까지 일해 가며 세 군데서 버는 돈을 합쳐봐야 일반 회사원 한 달 월급 치 겨우 넘는다.

Q. 현재 소속된 세 군데 연습장 각각의 회원 수를 말해달라.
A. 노출의 위험이 있어 밝힐 수 없다. 하나만 말해주자면 요즘엔 스크린골프장이 생겨 회원수가 50명(누락회원 제외)도 안 되는 연습장이 널렸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 회원들마저 돈을 내고 골프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

Q. 더 좋은 조건의 연습장을 찾아갈 생각은 안 해봤는가?
A. 물론 계속해서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요새 골프연습장 사장들이 추구하는 인력은 대개, 돈이 최대한 들지 않는 ‘저렴한 인력’ 이다. 오히려 정식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프로보단 차라리 어설픈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연습장의 내부관리, 잡다한 일까지 해줄 수 있는 프로를 원한다. 그리고 인도어 연습장이나 정상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연습장은 이미 대부분이 친척, 친지, 선·후배 관계의 사람들이 꿰차고 있는지 오래다. 발 디딜 틈이 없다. 아예 다른 직종으로 바꾸고 싶어도 세미프로 자격증 외에는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쉽게 이력서를 넣지 못한다. 아마 공감하는 프로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KPGA 정회원’서 의류·신발 도매상으로

PGA에 올랐다고 끝이 아니었다. “PGA 무대에서도 이도저도 안되면 똑같이 어렵다”는 서울시 서대문구의 L모씨(36, PGA프로). 1부, 2부투어 등 이름있는 시합에 꾸준히 출전했지만. 결국 그는 골프를 접고 궁여지책으로 의류·도매상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Q. KPGA 정회원(PGA프로)인데 무엇이 문제였나?
A. 상위 랭크가 아니기에 메인스폰서도 없고 경비를 지원해줄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클럽이나 간단한 용품지원이 끝이다. 상금을 따도 그린피, 숙박비 등 을 제하고 나면 남는게 없다. 큰 적자가 난다.

Q. 다른 프로들처럼 레슨 등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
A. 물론 했었다. 처음에는 그런데로 PGA란 명성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생겼다. 그런데 경기가 안 좋다보니 레슨을 받지 않으려는 골퍼들이 많다. 돈을 들여 배운다고 하더라도 레슨비가 더 싼 세미프로들을 선호한다.

Q. 그래서 도매상으로 직종을 바꾼 것인가?
A. 그렇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무래도 그게 가장 크다. 예전처럼 대우해주던 시대는 갔다.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는 주머니 사정이 괜찮았는지 모르지만,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현재 나는 그 말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

Q. 국내 골프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톱(Top)이 되면 정말 최고의 직업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나처럼 일찌감치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지금도 계속해서 선수생활과 레슨을 병행하는 동료들이 많은데 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연습할 시간과 자금이 고갈돼 가며 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기만성으로 잘 풀리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은가 보다. 심지어 부업으로 트럭이나 좌판을 깔아놓고 골프용품(장갑 등)을 파는 프로도 있다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돈만주면 ‘OK’ 자격증 등장, 가짜 선생 ‘득실’


본래 티칭프로란 직업은 매우 희소성 있고 그 가치가 남달랐다. 1997년 LPGA US오픈에서 박세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바로 골프붐으로 이어졌고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 티칭프로들이 설자리는 넘쳐났다. 그런데 당시 자격증을 발급하던 협회는 KPGA, KLPGA 두 곳뿐이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골프인구를 소화할 만한 단체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미국골프지도자연맹 USGTF(United States Golf Teachers Federation)한국협회가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문을 열었고, KPGA 정회원이나 준회원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던 사람들중 상당수가 USGTF로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이곳에서 자격증을 획득한 사람들은 전국의 골프장과 연습장에 둥지를 틀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정식 단체와 무관한 유사 골프 단체 30여곳이 문을 열었다. 이 단체들은 금전적인 목표만 앞세워 지원자들을 형식적으로 골프장에서 1R를 치루게 한 뒤, 스코어나 여러 절차는 관계없이 200~250만원의 입회비를 지불한 사람에게 무난히 자격증을 쥐어주기 시작했다. 이런식으로 가짜 프로로 신분상승한 사람이 수천명에 이른다. 실제로 2010년 대구에서는 위와 같은 사례로 골프관련 단체 간부 5명이 검찰에 적발된 일도 있었다.  이들은 아무런 실기테스트도 없이 200만원씩 무려 15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돈만 받고 자격증을 발급했다. 이런식으로 늘어난 ‘껍데기’뿐인 가짜 프로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KPGA 관계자는 “사설 단체들은 사단법인 형태로 인허가를 받고 출범한 단체들이어서 법적으로 조치하기는 힘들다”, “직원충원에 시급한 골프연습장 대표들은 자격증에 대한 구분 개념이 없다. 어디서 발급을 받았던 일단 눈에만 띄는게 있으면 급한데로 채용”이라며 그 심각성을 밝혔다.


이처럼 국내에 ‘가짜 프로’들이 탄생하게 된 원인을 정리해봤다.   
그렇다면, 가짜 프로들로 인해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걸까? 또 어떤 사건과 비리들이 있는 것일까? 주제와 다소 멀어진다. 그러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골퍼가 늘어난’ 분명한 이유들중 하나는, 가짜 프로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점에 있다. 관련 사건들로 어떤일이 있었는지 직접 만나봤다. 


연습장 회원들의 돈을 빌려 잠적한 헤드프로 
레슨 16년차 K모씨(42, 세미프로)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소속돼 있던 서울시 노원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는 한 티칭프로 L모씨(35)가 회원들에게 500~2,000만원씩의 돈을 빌려 총 오천만원을 챙겨 잠적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L모씨는 정식 자격증이 없고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프로였다. 남다른 언변능력으로 회원들의 신임을 얻어냈고, 그것을 악용한 것이다. K모씨는 “동종업계 사람으로써 망신스럽다. 그런 일들 때문에 프로들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하러 온 직원에게 돈을 요구하는 원장

J모씨(29, 세미프로)는 2009년, 경기도 남양주시의 P 아파트단지에 있는 휘트니스센터 골프반에 면접을 보러갔다. 당시 프로지망생이었던 그는 연습생이라도 시켜주지 않을까 이력서를 넣은 것이다. 면접관으로 왔던 원장은 J모씨가 맘에 든다며 채용을 결정했고 바로 다음날부터 레슨프로로 출근을 허락했다.
일을 시작하고 일주일후, 원장은 조용히 J씨를 불러 “나에게 250만원만 내면 아무런 조건없이 ○○○○○단체의 회원증을 발급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현재 J모씨도 아마추어 신분이지 않느냐,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며 지금까지 원장에게 돈을 주고 회원증을 발급받았던 여러 명의 팜플렛까지 보여줬다. 그러나 J모는 거절했고, 그로부터 이틀 후 골프관리 매니저에게 해고를 통보 받았다고 한다. 



제자들을 두고 사라진 프로
경기도 분당에서 만난 프로지망생 P모씨(24)는 자신의 동료 7명과 자신의 스승이었던 K모씨(40, 티칭프로)와 함께 2개월 태국 전지훈련에 동행 했다. 동행 전, K모씨는 레슨비를 명목으로 인당 500만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고 P모씨와 동료들의 학부형은 별 의심 없이 대금을 건넸다.
전지훈련 일행은 예정대로 태국으로 건너갔고, K모씨는 훈련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제자들을 두고 사라졌다고 한다. 주변의 말을 들어보면 K모씨는 평소에도 도박을 즐기고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그 프로의 골프 실력을 검증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일하게 인정해준 곳은 자격증을 쥐어준 이름 모를 협회였을뿐이다.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이번호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이들의 이야기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원망’과 다른곳을 찾아 떠나길 희망하는 ‘갈망’이 공존했다.
그렇지 않고 긍정적 마인드의 사람도 있었지만 어찌됐건 어려워진 골프시장에 대해 이들의 표정은 그닥 밝지는 않았다. 당분간 그 심각성은 더 해질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의 모든 연습장과 프로, 협회단체들이 슬기롭게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