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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CJ컵’을 최고의 대회로 가꿔 나가자


<데스크 칼럼>

 

‘더 CJ컵’을 최고의 대회로 가꿔 나가자


 

한국에서 처음 열린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대회’가 22일 막을 내렸습니다. 총상금 925만 달러(한화 약 105억원), 우승상금만 166만5000달러(약 19억원)인 특급 규모의 대회입니다. 이 대회는 예선과 결선 없이 참가한 선수가 나흘간 모두 경기를 펼치며 전원이 상금을 받는 독특한 대회입니다. 예선에서 탈락하면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일반 대회와는 다릅니다.

이번 대회는 여러 모로 의미가 깊은 대회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PGA 투어 정규대회가 열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선 LPGA나 유러피언 대회는 열렸지만 PGA 대회는 처음입니다. CJ컵은 앞으로 10년간 열리기로 돼 있습니다. PGA 대회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입니다. 그런 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골프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엔 한국 선수들이 17명 출전했습니다. 그 중에는 최경주와 김시우, 안병훈, 배상문처럼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유럽이나 국내 무대에서만 뛰던 선수들도 있습니다. 17세 아마추어 이규민도 출전했습니다.

국내 선수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PGA 투어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이니까요.

뿐만 아닙니다. 한국의 골프팬들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를 직접 눈 앞에서 관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국 골프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입니다.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도 10월 22일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또한 대회 준비나 운영과 관련해 PGA와 KPGA(한국프로골프협회)간 긴밀한 협력이 있었던 점도 아주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PGA 투어 정규대회이면서도 세계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했습니다. 세계 랭킹 20위 안 선수 중 5명만 출전했습니다. 더스틴 존슨과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같은 톱 랭커들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쓰야마 히데끼(일본)와 어니 앨스(남아공)는 출전 의사를 밝혔다가 취소했습니다.

PGA 투어 측은 “올해 페덱스 컵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루키상을 받은 쟌더 스펠러(미국), 한때 세계 랭킹 1위였던 제이슨 데이와 아담 스콧(이상 호주) 등 훌륭한 선수들이 출전했다.”고 했지만 아쉽기는 여전합니다.

PGA 투어는 지금 휴식기라고 하지만 한국의 최근 긴박한 안보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골프 채널을 통해 상당 부분 녹화중계됐습니다. 현장에 가지 못한 골프팬들은 이리 저리 채널을 돌려도 생중계하는 곳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녹화중계는 긴박감이 떨어져 보는 재미가 훨씬 덜합니다. 또 모바일로도 중계가 안돼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이번 대회엔 총 3만 5000명의 갤러리가 참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회 장소가 제주도여서 많은 골프팬들이 직접 가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수도권에서 대회가 열렸더라면 엄청난 팬들이 모였을 것입니다.

갤러리들의 관전문화도 문제였습니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사진을 찍어 빈축을 샀습니다.

이 대회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가 “노 카메라, 노 플래시.”를 외칠 정도였으니까요.

한국 선수들의 성적도 시원찮았습니다.

김민휘 선수가 단독 4위, 안병훈 선수가 공동 11위를 한 게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내 선수들도 좀 더 노력하고 기량을 닦아 내년 대회부터는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바랍니다.

갤러리들도 대회 수준에 걸맞는 관전 문화를 보여줘야 되겠지요.

올해부터 10년간 대회를 여는 CJ그룹은 이번 대회가 국가 브랜드와 그룹 이미지 제고 등으로 연간 2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간 대회 주최비용(약 200억원)의 10배가 넘는 효과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앞으로 CJ그룹과 PGA 투어가 더욱 노력해 더 멋진 대회로 가꿔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이 대회가 더 발전해 세계 톱 랭커들이 앞다퉈 출전하는 최고의 대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