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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궁금하다 ⓵ 투어 프로들의 최종 병기 下

 7. 김세영의 ‘4번 아이언’

 

[사진제공 LPGA]

김세영의 장기는 장타다. 흔히 장타라고 하면 드라이버 샷의 거리 유무로 판단하기 쉽지만, 장타를 날리는 클럽이 꼭 드라이버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확성이 떨어지는 드라이버보다 여타의 장비로 정확도와 장타 두 가지를 만족할 수 있는 클럽을 찾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김세영의 4번 아이언이다. 김세영의 캐디백에는 여자 선수들이 다루기 힘들어하는 4번 아이언이 꽂혀 있다. 4번을 잘 활용하면 긴 파3, 파4 홀에서 수월하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김세영의 4번 아이언이 위력이 잘 나타나는 대회는 지난 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다. 김세영은 420야드가 넘는 긴 파4 홀과 180야드의 파3 홀에서 4번 아이언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대부분의 여자 프로골퍼들은 180야드 거리가 남으면 하이브리드를 쓴다. 하지만 아이언보다는 바람의 영향을 더 받고 정확도도 떨어져 거리 조절에 애를 먹는다. 하지만 김세영은 롱 아이언을 들고 거침없이 샷을 한다. 김세영은 로프트 9.5의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쓴다. 3번 우드(14도)와 5번 우드(19도)도 같은 회사 제품이다. 4번 아이언이 있어 하이브리드는 23도 1개 밖에 없다. 아이언과 웨지(3개)는 모두 미즈노 제품. 어프로치 웨지(50도)로 110야드 이내의 거리를 공략한다. 김세영은 “클럽 스펙이 딱 맞기 때문에 3년 동안 계속 같은 구성으로 쓰고 있다. 앞으로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지난달 롯데챔피언십 연장전에서 150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샷 이글을 연결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때 사용한 아이언이 미즈노 MP-53이다. 김세영이 2013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클럽이다. 그는 이 아이언으로 바꾼 뒤 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했고, LPGA투어 우승의 영광도 함께 안았다. 김세영에겐 MP-53이 ‘행운의 클럽’인 셈이다. 김세영은 올 시즌 미즈노 신제품인 MP-15 아이언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아직 경기에선 MP-53을 사용하고 있다. 김세영은 “아마추어 시절 미즈노 아이언으로 우승한 뒤 계속 쓰고 있다”며 “컨트롤이 쉬워 생각한 그대로 샷이 된다”고 말했다.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장타를 뿜어내는 김세영은 테일러메이드의 SLDR 드라이버를 쓴다.

 

Sei Young Kim

 

Driver: TaylorMade SLDR 460 (9.5 degrees)

3 Wood: TaylorMade SLDR (14 degrees)

5 Wood: TaylorMade SLDR (19 degrees)

Hybrid: Adams Idea Super Pro (23 degrees)

Irons: Mizuno MP-53 (4-PW)

Wedges: Titleist Vokey SM5 (50 and 56 degrees)

Putter: Scotty Cameron by Titleist Newport 2 Select

 

박성현의 ‘3번 아이언’

 

[사진제공 : LPGA]

공식 기록과는 무관하게 LPGA 투어에서는 최장타자로 첫 손에 꼽는 이는 아리야 주타누간이다. 지난 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였던 제이슨 데이(호주)는 2번 아이언으로 300야드를 날려 화제가 됐지만 2번 아이언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클럽이 아니다. PGA 투어에서 조차 2번 아이언은 '멸종 위기'에 몰렸다. PGA조차 이런 실정인데, 여자 프로 골프 선수에게는 2번 아이언은 언감생심이고, 3번 아이언은 이제는 ‘추억의 장비’가 된 지 오래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판매하는 아이언 세트에서 3번 아이언은 이제 구경조차 힘들다. 세계 투어 선수 가운데 3번 아이언을 쓰는 선수는 사실상 사라졌다. 3번 아이언 뿐 아니라 4번 아이언마저 선수들 가방에서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자 선수 가운데 4번 아이언을 사용하는 선수도 극소수이다. 하이브리드 클럽이 3, 4, 5번 아이언을 대신하는 게 대세가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 선수라도 여성이 3번 아이언을 쓰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3번 아이언은 남자에 버금가는 스윙 스피드를 지닌 장타자의 전유물이긴 하지만 다루기가 지나치게 어렵다. 그래서 프로 선수가 3번 아이언을 골프백에 넣는 건 모험이자 실험이다. ‘닥치고 공격’이라는 설명이 잘 어울리는 박성현은 이 모험이자 실험인 3번 아이언을 캐디백에 종종 소지하고 있다. 14개의 클럽이 모두 중요한 만큼 박성현은 3번 아이언을 대회에서도 사용한다. 물론 박성현도 늘 3번 아이언을 쓰는 건 아니다. 맞바람이 불거나 코스 특성상 하이브리드보다 3번 아이언이 더 낫다고 판단될 때만 쓴다.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은 곳에서는 하이브리드보다 3번 아이언이 더 쓰임새가 많다. 17도 하이브리드와 번갈아 쓰는 데 아무래도 하이브리드를 더 자주 선택하는 편이다. 3번 아이언은 탄도가 낮아 맞바람에도 캐리 거리를 맞추는데 더 유리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실수할 가능성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언제 실전에서 쓸지 모르니 3번 아이언샷 연습에도 적지 않는 시간을 할애한다.

박성현은 꾸준하게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3번 아이언을 아주 잘 다루는 편이다. 특히 195m 거리에 맞바람이 분다면 3번 아이언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박성현은 임팩트가 강하고 하향 타격으로 볼을 치는 스타일이라 롱아이언을 잘 다룬다는 타입이다. 그래서 4번 아이언도 하이브리드에 밀리는 추세임에도 박성현은 4번 아이언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대체한 적이 거의 없다. 박성현은 언제든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는 3번 아이언을 자신의 ‘히든 카드’라고 말하며 여전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 최근 박성현은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클럽을 테일러메이드로 교체했다. 테일러메이드로 교체한 후 박성현이 여전히 3번 아이언을 사용할 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고집스럽고 자신만의 공격적인 골프를 추구하는 박성현이 다시 한번 3번 아이언을 추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하며 테일러메이드로 클럽을 바꾼 후 박성현의 WITB(Whats in the Bag)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