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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이채빈 프로, “내 꿈은 KLPGA 정규투어에서 우승하는 것”

“내 꿈은 KLPGA 정규투어에서 우승하는 것”

오늘도 그 꿈을 위해 달린다 
               KLPGA 이채빈 프로


골프 선수 중에는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경우가 많다. 처음엔 그저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결국 골프 선수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채빈(28)도 그렇다. 부산 토현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좋아하던 아버지(이보철 · 59)를 따라 연산동에 있는 조그만 인도어 연습장에 갔다. 구경삼아 간 곳이었다. “한번 쳐 볼래?” 아버지가 권하자 채빈은 별 생각없이 골프채를 잡아봤다.


당시엔 키도 작고 몸도 약했다. 운동엔 취미도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생각이 달랐다. 딸만 둘 있는 집안에서 막내 채빈이를 운동을 시켜 아들처럼 키워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주말이면 채빈이를 데리고 골프연습장에 다녔다. 채빈이는 아버지와 잘 알고 지내던 김정윤 프로한테서 몇 개월 골프를 배웠다. 그리고 그해 부산지역 대회에 나가 3등을 했다. 초등 여자부엔 3명이 참가했던 대회였다. 그렇게 시작한 골프가 벌써 17년째다. 그동안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프로가 되고 1부 투어에서 뛰기도 했다. 그러나 1부 투어에선 참담하게 실패했다. 우승은 커녕 우승권에도 가보지 못했다. 2부 드림투어에선 두 차례나 우승한 경험이 있다. 앞서 KLPGA 정회원 선발전에서도 당당하게 수석합격했다.

지금 이채빈은 1부 투어에서 우승을 목표로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시드전을 치러야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다. 하루 일과는 온통 골프연습이다. 연습장과 필드를 오가며 오직 연습에 또 연습이다. 

예전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1부 투어 우승에 대한 갈망이 지금은 너무도 간절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 번은 꼭 우승하고 싶다. 그런 다음에 그만두고 싶다. 그것이 안된다면 시니어 투어에서라도 꼭 한 번 우승하고 싶다. 그게 이채빈의 꿈이자 소원이다.


1부 투어 우승을 목표로 지금 경기도 안성 ‘보니치니골프연습장(여주시 월송동 265-8)’에서 연습중, 부산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서 기숙사에서 지내며 훈련


겉보기엔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막상 속을 들여다 보면 골프선수의 하루 하루는 힘들기 그지없다. 더구나 현재 1부 투어에서 뛰지 않는 선수들에겐 더 말할 필요가 없다. TV나 대부분의 미디어 매체들은 1부 투어, 그 중에서도 우승권에 있는 유명 선수들만 집중 조명한다. 그러니 그 많은 선수들 가운데 극히 일부의 선수를 제외하곤 매체의 조명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1부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행복하다. 예선만 통과해도 많든 적든 상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어에서 뛰기 위해 준비하는 수많은 선수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곳에서 상금도 없이 오직 앞만 보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1960, 70년대 ‘헝그리 복서’처럼 오직 챔피언이 될 그날만을 기다리며 오롯이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이채빈은 지금 경기도 안성 ‘보니치니골프연습장(여주시 월송동 265-8)’에서 연습중이다. 강해룡(56) 프로에게 배우며 샷을 다듬고 있다. 강 프로는 말레이시아 전지훈련을 갔을 때 그곳에서 만났다. 그는 1990년대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1부 투어에서 뛰었다. 

이채빈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꽉 짜여 있다. 오전엔 연습장에서 샷 연습을 한다. 점심 식사 후엔 근처 여주CC에 있는 연습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한다. 연습장 안에 있는 트레이닝센터에서 런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메디슨 볼, 짐 볼, 플라이오메트릭 같은 운동을 하기도 한다. 1 주(週)에 두 세 번은 필드에서 9홀 연습라운드도 한다.

하루 종일 샷과 퍼팅 연습에 라운드, 그리고 트레이닝까지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겨운 게 있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마음 놓고 연습에만 매진할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여러 사업을 했지만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빈이는 지금 부산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여주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기숙사엔 다른 서너명의 연습생이 있다. 


꿈을 이루기 전엔 힘든 일도 참고 견뎌야 한다. 비용은 집에서 일부 지원해 주고 본인이 벌어서 보태고 있지만 늘 부족해. 특히 라운드 비용이 만만찮아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라운드 할 수 있는 골프장이 있으면 하고 원해



부산 집에는 자주 못간다. 1년에 한 두 차례 다녀오기도 힘들다. 대신 어머니(김선덕 · 55)가 여주에 다녀간다. 채빈이가 부산 집을 떠난 지도 수년이 지났다. 스무세 살 이후로 집을 떠나 지금껏 홀로 지내고 있다. 경남 고성에 있는 노벨CC와 대전 골프아카데미 등을 거쳐 지금의 여주까지 여러 군데 옮겨 다녔다. 집이 그립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참아야 한다. 이왕 내친 걸음이니 끝을 봐야 한다. 지금은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조금만 더 노력하면 꿈이 현실이 될 것이다. 채빈이는 확신하고 있다. “그동안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힘을 쏟은 결과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많이 늘었어요. 첫 프로 데뷔 때 비하면 40야드는 족히 늘어난 것 같아요. 한때는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늘리려고 힘을 쓰다 보니 실수가 많았어요. 예전엔 타격에 신경을 썼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스윙 중심으로 타격을 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치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스윙이 많이 교정됐어요.”
많은 선수가 그렇듯 채빈이도 퍼팅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퍼팅은 모든 선수들의 숙제잖아요. 저도 박인비 퍼트그립으로 바꾸고 나서 잘 되는 것 같아요. 정확성이 좋아졌어요. 퍼팅 연습은 하루 실내에서 한 시간, 실외 연습그린에서 2시간 정도 하는 데 아침 저녁이 달라요. 퍼팅은 연습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니까 샷만 교정되고 나면 퍼팅 연습시간을 5시간 정도로 더 늘릴 생각입니다.”
채빈이가 자신 있는 샷은 어프로치샷이다. 특히 그린 주위 어프로치샷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필드에서 하는 연습라운드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게 늘 아쉽다.

“필드에서 라운드를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요. 무료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골프장이 있으면 좋은데 아직은 없어요. 여주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1주일에 한 번이라도 9홀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배려해 준다고 해서 오늘 필요한 서류를 접수하려고 하는 데 사실 그것으로 너무 부족합니다. 1주일에 최소 서너 번은 라운드를 해야 실전감각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텐데 기회가 없습니다. 아직은 우리 환경이 그렇게 되지 못해 많이 안타까워요.”
이채빈은 부근에 있는 여주CC에서 1주일에 두 번 정도 9홀 라운드를 해왔다. 물론 그린피도 낸다. 이채빈에게는 그게 부담이다. 수입이 없는 탓이다.

돈 많은 부모를 둔 선수라면 그런 것은 문제 될 게 없다. 그저 연습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채빈에게는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집에서 얼마간 지원을 해주기는 하지만 충분치가 못해요. 일부는 제가 벌어서 보태고 있지만 제가 벌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늘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꿈을 향해 도전 중입니다. 1부 투어에서 꼭 우승하고 싶은 게 저의 꿈이죠. 끝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만약 1부 투어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시니어 투어에 가서라도 우승을 꼭 하고 싶어요.”


부산은 골프 불모지나 다름없어. 골프 배울 수 있는 환경이나 시스템, 주니어 선수들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타 지역에 비해 열악. 그런 부산에서 힘들게 골프 배워 1부 투어대회에 나갔지만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절실해

부산은 골프선수 지망생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골프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나 시스템, 주니어 선수들에 대한 인식과 배려 등이 수도권이나 강원, 호남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엄청 열악하다. 골프장도 있고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주니어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꿈을 키우기엔 여러 가지가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란 게 부산 출신 선수들의 지적이다. 우선 중·고교에 ‘골프부’를 둔 학교가 거의 없다. 일부 학교에선 한때 골프부를 두기도 했지만 선수가 없어 자연히 없어졌다. 골프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 시스템도 없다. 그러니 모든 것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제 팔 제 흔드는 식이다. 물론 이 부분은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진 않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주니어 선수들이 필드에서 무료로 혹은 적은 비용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부산 출신 선수들은 대부분 이 부분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현재 KPGA나 K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는 부산 출신도 있다. 그러나 그들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타 지역 출신 선수들에 비해 성적이 영 시원찮다. 1부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채빈 프로도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다.

초·중·고를 부산에서 다녔다. 토현초, 토현중, 사직여고를 나왔다.
부산에선 당시 중학교에 ‘골프부’가 있는 학교가 없어 이웃 토현중을 갔다고 한다. 다행히 사직여고에선 이채빈과 허은지가 입학하면서 ‘골프부’가 신설됐다. 학교에서 장학금도 주고 수업료도 면제해 준다는 조건이었다. 골프연습장 등록비도 지원해 준다고 했다. 학교법인 사직학원 박호철 재단이사장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
감독은 체육을 담당하던 양충모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이채빈은 고1 때 전국체전 선수선발전에 나가 탈락했다. 충격이었다. 아버지는 골프를 그만두든지, 더 열심히 해서 끝을 보든지 선택하라고 종용했다.
이채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열심히 연습하고 또 했다. 그해 가을 부산시골프협회 주관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이듬해 KLPGA 프로로 데뷔했다. 당시 예문여고에 다니던 친구 이은실이 사직여고로 전학와 둘이 함께 세미프로 테스트에 응시한 것이다. 이은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골프를 한 친구였다.
“당시 경기도 가평에 있는 썬힐CC(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운악청계로 809)에서 라운드를 했어요. 사흘간 라운드를 하는 데 이틀 하고 눈이 내리는 바람에 1주일 뒤에 하루를 더 했죠. 
이튿날까지 2등을 달리고 있었어요. 둘째 날 같은 조에서 뛴 친구들이 지금 일본 JLPGA에서 뛰고 있는 김하늘과 미국 LPGA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이일희였어요. 그 친구들은 두 번 칠 것을 저는 세 번 쳐야 했어요. 그만큼 비거리가 차이가 났어요. 1주일 쉬는 동안 저는 부산 집에 내려 갔다 다시 시합에 나갔죠. 그렇게 사흘을 하고 난 뒤 5등을 했어요.”

이채빈은 라운드 중 눈이 내려 라운드를 못하게 된 것도 생소했다. 부산에선 눈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썬힐CC는 운악산(935m) 자락에 있어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이채빈은 1주일 뒤 2부 투어에 나섰으나 보기 좋게 떨어졌다. 우연히 그 대회도 썬힐CC에서 열렸다. 그땐 눈이 아니라 우박이 떨어졌다. 생전 처음 보는 우박이었다. 하반기 시합에 나섰지만 또 떨어졌다. 당시 이은실은 성적이 괜찮았다. 규정타수를 지켜 학교에선 플래카드를 걸고 축하해 줬다.이채빈은 자존심이 상했다.그러나 가을에 기회가 왔다. 정회원 테스트였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CC에서 열렸다.이채빈은 보기좋게 수석합격했다. 학교에선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난리가 났다. 1부 투어 시드전에도 나가 조건부 시드를 획득했다. 드디어 1부 투어에 출전했다. 고3 때였다. 무대는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롯데스카이힐CC.

“골프의 신세계를 봤어요. 부산은 골프에 관한한 ‘시골’이라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땐 신인끼리 한 조였는데...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요. 거리도 모자라고 스윙폼도 (잘 치는 선수들과)많이 차이가 났어요. 당시 저는 167㎝, 48㎏이었는데 몸도 약해 보였어요.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윙 콤플렉스가 왔죠.”

체력훈련 열심히 하고 시합에 나갔지만 공이 안 맞아 당황. 성적이 안 좋고 아버지 사업도 어려워져 여러 가지로 힘들어져. 이곳 저곳 전전하다 뒤늦게 강해룡 프로 만나 지금 열심히 꿈을 키우고 있어 그해 겨울 이채빈은 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부산 아시아드CC연습장에서였다. 이듬해 2부 투어에 나가 2위까지 했다.
1부 투어 시드전에도 나가 합격했다. 그때 김정윤 프로의 소개로 곽기수 트레이너를 만나 지금까지 함께 운동을 해오고 있다. 곽기수 트레이너는 1990년 발족한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산파역으로도 활약했고 2대 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동계훈련을 부산에서 했는데 체력훈련을 참 많이 했어요. 저로선 체력훈련이 처음이었죠. 용호동 부경대운동장과 부근에 있는 골프연습장을 오가며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달리기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 체조, 피트니스 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하고 연습장에서 또 별도로 연습을 했어요. 체력훈련 다섯 시간, 골프연습 두 세 시간 한 것 같아요.”

그러나 문제가 또 생겼다. 체력은 좋아졌지만 시합에 나가보니 공이 안 맞는 것이다.성적이 나쁘니 이채빈도 힘들었다. 마침 집안 사정도 안 좋았다. 아버지가 하던 사업도 어려워졌다. 성적이 안 좋으니 스폰서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 레슨프로와 트레이너 사이도 벌어졌다.“시합을 뛰지 말고 레슨(프로)으로 빠져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때 이채빈은 운전면허도 땄다. 체력훈련은 계속했다.

“오히려 골프에 대한 욕심이 제대로 생겼어요.”

인연이 닿아 경남 고성에 있는 노벨CC(경남 고성군 회화면 봉동리 산 98) 연습장에 들어갔다. 일본에 전지훈련차 갔다가 만난 정학수 프로가 SKY72GC에서 노벨CC로 옮겨가면서 같이 가게 된 것.
그곳은 300야드 드라이빙레인지와 쇼트게임장, 기숙사가 갖춰져 있었다. 이채빈은 그곳에서 3년을 지내면서 2014년 카이도골프 군산CC 드림투어 3, 4차전을 잇따라 우승했다. 당시 정학수 골프아카데미는 붕괴 직전이었다. 정 프로는 일본 골프장 경영에 신경을 쓰고 있었고 아카데미에서 배우던 학생 7명은 모두 떠나고 없었다.
결국 혼자 남았다. 골프장 사장님의 배려였다. 다시 1부 시드전에 도전했으나 7위로 탈락했다. 6위까지 출전자격을 주던 때였다.그해 겨울 일본 미야자끼CC에 3개월간 전지훈련을 갔다. 정학수 프로에게 레슨을 받았다. 그러던 중 대전에서 훈련생을 데리고 왔던 육종승 프로를 만나 “스윙을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마음에 들어 육종승 프로 아카데미로 옮겼다. 그때 무안CC 올포유 드림투어에서 3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 아카데미도 없어졌다. 갈 때가 없었다. 그러다 말레이시아에 두 달간 전지훈련을 갔다가 지금의 강해룡 프로를 만났다.

“잠시 레슨을 받아 보고 결심했습니다.”

결국 강 프로를 따라 지금의 여주 ‘보니치니연습장’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소중한 가족이 있어 지금도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것. 멘토인 곽기수 트레이너 등 도와주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려

“저희 가족,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이호선· 32)가 없었으면 제가 골프를 치는 데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아요. 너무나 소중한 가족을 만나 지금도 꿈을 키워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꿈을 놓지 않게 도와주셨던 저의 멘토이신 곽기수 트레이너 선생님, 제가 골프하는 동안 항상 용기를 잃지 않게 도와주시고 지금도 체력과 정신이 똑바로 되도록 힘써 주시는 정말 감사한 분이예요. 제가 운동하는 동안 집이 어려워졌는데 그 사이에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들, 그리고 앞으로 응원해 주실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채빈은 그래서 오늘도 더 열심히 연습에 매진한다.
자신을 도와준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어서다. 이채빈은 원래 ‘이선여’였다.

“제 이름이 원래 이선여였어요. 그런데 2014년 2부 투어에서 우승하고 방송에 나갔는데 이름이 안 좋아 어머니가 이름 짓는 곳에 가서 바꿨어요.”

끝없는 그의 도전이 아름답다. 부디 그 꿈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이채빈 프로필

1989년 부산 생
부산 토현초, 토현중, 사직여고 졸
1999년 부산광역시 골프협회장배 3위
2000년 부산광역시 학생골프선수권대회 1위
2000년 부산광역시?춘계종별골프선수권대회 1위
2000년 부산광역시 골프협회장배 1위
2004년 부산 청소년 골프대회 (중·고등학생 종합) 2위
2004년 부산교육감배 학생골프선수권대회 1위
2006년 KLPGA 정회원 선발전 1위
2008년 그랜드트래비스 KLPGA드림투어 2위
2014년 카이도골프 군산CC 드림투어 3차전 우승
2014년 카이도골프 군산CC 드림투어 4차전 우승
2015년 무안CC 올포유 드림투어 with 현대증권 17차전 3위

취재 김대진 편집국장 사진 조도현 기자 일부 이채빈 제공